변덕스러움에 성숙하게 대응하는 힘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현실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사람들이 평소의 성격과는 다른 예상 밖의 행동을 할 때가 그러합니다. 두 얼굴의 사나이 헐크처럼 온순했던 사람이 갑자기 폭력적으로 변화하기도 하고, 정직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눈에 뻔히 보이는 유치한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한 가지 모습만 쭉 보여주면 좋겠는데,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변덕은 자연스러운 것
사람들은 스스로를 단일체로써의 ‘개인’이라고 착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미 수 없는 경험과 미세한 존재들의 화합체입니다. 사람마다 약 100조개에 가까운 세포를 지니고 있다고 하니, 그 개체수를 본다면 인간의 육신은 지구보다도 더 복잡한 화합물입니다. 마음 역시 갖가지 마음작용이 서로 의논하고, 갈등하며, 화합하여 시시 때때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웹툰 원작의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드라마에는 상황 상황마다 주인공의 마음 속에서 갖가지 특징적인 감정들과 생각들이 서로 회의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육체의 반응과 마음의 움직임이 이랬다 저랬다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요, 각각의 개성을 지닌 무수한 존재들이 화합된 단체니까요.
이런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주변 사람들의 변화는 참으로 당황스럽습니다. 이 당황은 자신이 알고 있던 정보가 틀렸다는 것에서 비롯되는 저항감이니, 이 마음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부뚜막 고양이에게 성숙한 대응이 가능해집니다. 성숙하지 못한 대응이란 이런 식입니다.
“넌 왜 이랬다 저랬다 하니?”
“이중인격이야?”
“왜 자꾸 변덕을 부려?”
특히 후배, 제자, 자녀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성숙한 반응을 보일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도 자신이 왜 이렇게 획획 변화하는지 알지 못해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변화를 포용해주지 않는다면,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점점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숨기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비난하는 얼굴과 말로 그 변화에 대응한다면? 상처 받은 마음은 점점 굳게 닫히게 될테죠.
SNS의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멀티페르소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프로필도 방마다 다르게 만들게 되는데, 상황에 맞게 자아를 브랜딩하는 것입니다. 페르소나란 그리스 어원인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고 합니다.
한 명의 사람이 상황마다 다른 성격을 드러내는 것은 사실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이러한 성향이 통제되지 않고, 이것이 병증으로 발전되면 이를 다중인격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가면에 대한 자각이 있으며 통제가 된다면 이는 매우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상태입니다. 남들과 스스로의 종종 달라지는 성격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다중인격과 멀티페르소나의 갈림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숨기면 병이 되고, 인정 받으면 활용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변신을 포용하기
좋은 친구는 지랄맞게 변하는 친구의 변덕을 이해해 줍니다. 이는 큰 안심으로 작용하니, ‘너만 알고 있다는 비밀’까지도 털어놓게 되는 것입니다. 잘못된 점과 성숙치 못한 점이 드러난다는 것은 치유의 시작입니다. 숨겼던 가면이 드러나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잘 대응한다면 우리는 나와 남을 도울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스타벅스로 가는가?>라는 책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 대부분은 의견을 말하고 싶어도, 두려움에 이를 참는다. 아무도 거절당하거나 혼나는 걸 원하지 않는다...(중략)...좋은 리더쉽의 확고한 증표는 최선을 다해 침묵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람들에게 신변안전을 보장해줘야 한다.”
거절 당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반응해야 하고, 신변안전이 보호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가면을 숨기는 것을 그만할 수 있습니다. 숨겨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습니다. 숨어서는 무엇도 할 수 없습니다. 드러난 상처는 아리지만 고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비난하고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줘서 솔직히 드러낼 수 있는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이 어른스러움일 것입니다.
스님들은 동료수행자가 종종 이상한 모습을 보여도 왠만하면 비난하지 않고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수행을 하면 대범하고 솔직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것의 부작용은 스스로의 모난점 까지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결국 이런 단점들을 갈고 닦아 점점 원만해지는 것이니, 당황스러운 순간도 모두 수행의 과정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다보면 필연적으로 변신에 가깝게 돌변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순간 당황하기보다는 ‘나도 언젠가 저런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 변화를 포용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나와 남을 모두 치유하고 안심시킬 수 있는 태도이니 말입니다.
첫댓글 스님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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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감사합니다
힘이 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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