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중요하다. 매일 러닝머신 위를 달리거나, 심신의 안정을 위해 요가를 배우거나, 주말이면 필드에 나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도 좋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특히 함께 몸을 부대끼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요즘, 부모와 아이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은 어떨까? 가족과 함께한다는 즐거움이 더욱 건강한 몸과 마음, 그리고 단단한 가족애를 만들어줄 것이다.
에너지 넘치는 남자아이가 있는 가족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종목은 축구와 야구이다. 가족이 함께하기에는 선생님이 아이를 가르치는 스포츠 교실보다는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서 마을 축구단이나 야구단을 만들어볼 것을 권한다. 다소 지루해할 수 있는 엄마나 딸아이에게도 함께 야외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더 좋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서 경기를 즐긴다면, 승부를 떠나서 함께 스포츠를 즐기는 기쁨도 함께 가르칠 수 있다.
행복한 주말 축구 시간, 정우네 가족
윤동현(34), 유수정(34), 윤정우(7)
정우네는 매주 토요일마다 집 근처 공원에 모여서 축구를 하며 오후 시간을 보낸다. 얼마 전 축구 시합에서 인대를 다쳐서 한동안 축구 모임을 쉬느라 몸이 근질근질하다는 아빠 윤강현 씨는 원래는 조기 축구 선수였다.
“정우가 태어나기 전부터 조기 축구 모임을 했었어요. 정우가 태어나고도 한동안 참여했었는데, 아내와 아이를 두고 혼자 축구를 하러 나가는 게 미안하기도 했었죠. 그러다가 정우가 4살이 되어서 들어간 어린이집에서 아빠들 중심으로 축구 모임이 있다는 걸 알았죠.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합류했어요. 매주 토요일마다 축구 모임 가족들이 함께 축구장이 있는 공원에서 만나죠. 아빠들끼리 마음껏 땀 흘려 시합하기도 하고, 엄마들과 아이들을 끼워서 가벼운 경기를 갖기도 해요. 주말 오후에 간식거리를 들고 만나서 나들이 겸 축구를 하는 거죠. 아이들도 친구가 있어서 좋아하고, 엄마들도 다른 엄마들과 수다 떨고, 가끔은 생전 해본 적 없는 축구를 하느라 깔깔 웃곤 하는 그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배드민턴은 특별히 먼 곳으로 나가지 않고 집 앞에서, 골목길에서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운동이다. 주말 아침 식사 후, 평일 저녁 식사 후 가벼운 마음과 복장으로 잠시 잠깐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부모님이나, 공부 일정에 바쁜 청소년을 둔 가정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서로가 보내는 작은 공을 쫓아 골목길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면 작은 공에 실려 가족에게 향하는 마음도 조금씩 열려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모 중의 한 명이 테니스를 할 수 있다면 아이에게 직접 가르쳐 보는 것이 좋은 가족 운동이 되겠다. 부모에게 무언가를 배울 때 아이가 갖게 되는 부모에 대한 애착심은 더욱 남달라질 수 있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멋진 엄마, 아빠로 보이게 될 테니까 말이다.
아빠가 최고 멋져요! 동현이네 가족
이현정(42), 고준성(43), 고연주(15), 고동현(11)
동현이는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이 학원에 가고 없는 시간, 혼자서라도 운동장을 뛰어다니면서 몇 시간씩 땀 흘려 축구를 할 만큼 운동을 좋아하는 아이다. 그래도 저학년 때는 운동장에서 친구들 몇몇과 함께 축구나 야구, 농구 등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종종 있었는데, 고학년이 되면서는 운동장에 나가도 그나마 몇 안 되는 친구들조차 만날 수가 없단다. 아빠 고준성 씨는 대학 때 테니스 동아리에서 줄곧 활동한 테니스 베테랑. 운동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서 테니스로 주말 가족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동현이를 위해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애들 엄마와 연주에게도 좋은 시간인 것 같아요. 우리 집 엄마와 딸은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운동을 좀 할 필요가 있었죠. 처음에는 마지못해서 따라오던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두 사람도 꽤 즐기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테니스장이나 근처 한강 둔치에 있는 테니스장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죠. 매 주말 하다 보니 한 주라도 건너뛰게 되면 몸이 근질근질한 느낌이에요. 가족이 함께 운동하니까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평소에 별로 이야기도 하지 않고 지냈던 동현이랑 이야기도 많이 하게 되고 많이 친해진 게 가장 좋은 점입니다.”
택견은 전 세계의 여러 무술 중에서도 상대방을 다치지 않게 싸우는 유일한 무술이라고 한다. 마치 춤추는 듯이 보이는 동작과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이크 에크’ 기합은 보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초보 단계에서는 그리 넓은 공간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집 거실에서도 함께 운동할 수 있다. 택견을 가족이 함께하려면 전문적인 강습을 먼저 받는 것이 필요해서 가족 중에 아빠의 솔선수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택견은 건강과 즐거움뿐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의 안전까지 지킬 수 있는 호신술이라는 점에서도 매우 매력적인 가족운동이다.
건강해지는 소리, 이크, 에크! 강연이네 가족
주범석(42), 임경화(38), 주강연(9)
강연이는 어릴 때부터 태권도가 아닌 택견을 배웠다. 택견은 태권도 보다 공격성이 적으면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무술이라는 점 때문에 아버지 주범석 씨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경찰인 남편은 여러 가지 평소에 여러 운동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태권도도 상당 수준에 이르러 있죠. 강연이가 일곱 살이 되었을 때 별생각 없이 태권도를 가르치려고 했는데, 남편이 태권도 보다는 택견이 어떻겠냐고 했어요. 처음 택견을 배운 강연이가 집에 와서 ‘이크 에크’ 하면서 택견 동작들을 보여주곤 했어요.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강연이에게 택견을 권유한 남편이 그 뒤를 이어 배우기 시작했고, 아침마다 시간이 날 때면 저까지 합류해서 함께 간단한 택견 동작을 하게 됐어요. 처음엔 좀 우습고 이런 흔들거리는 동작이 무슨 무술일까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생각이 달라졌어요. 기술이 많이 는 강연이가 요즘 보이는 동작을 보면 그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움직임에 절로 감탄하게 되죠.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이 좋고, 몸도 확실히 좋아진 걸 느껴요.”
최근 자전거 타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주말이면 전문 자전거 선수처럼 차려입고, 멋진 경기용 사이클을 탄 채 도로를 누비는 동호인들뿐 아니라, 말끔한 정장 슈트에 배낭을 메고 자전거로 출퇴근에 오르는 직장인, 자전거 하나 달랑 들고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자전거 여행자들도 있다. 자전거는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가장 손쉬운 운동이다. 별다른 기술이 필요 없이 그저 자전거 한 대씩만 있으면 된다.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아이에게 자전거를 가르치는 기쁨과 다 자란 아이와 함께 앞뒤로 줄지어 자전거를 타면서 멋진 경치와 시원한 바람을 함께 느끼는 행복감까지, 마음이 더 건강해지는 가족 운동이 바로 자전거이다. 주말 할 일 없이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면 당장 낡고 먼지 낀 자전거를 꺼내서 닦아 보자. 비싸고 좋은 자전거도 필요 없다. 오래고 낡은 자전거가 있다면 깨끗이 닦고 정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양재천 따라 달리는 은서네 가족
이가령(39), 박정규(39), 박은서(8)
경기도 과천에 사는 은서네 가족은 양재천을 이용해서 주말이면 자주 잠깐의 자전거 여행을 하곤 한다. 캠핑 애호가기도 한 은서네 가족은 최근에는 자동차에 자전거를 실어 경치가 좋은 캠프장 근처를 자전거로 함께 여행할 즐거운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은서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은서의 세발자전거를 보조 바퀴 달린 두발자전거로 바꾸고 세 가족이 함께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어요. 은서가 더 어렸을 때는 과천 시내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에서만 탔는데, 양재천에 산책하러 갔다가 함께 자전거를 타는 아버지와 아들을 봤는데 너무 부러웠죠. 지금은 날씨가 좋을 때면 양재천을 따라서 잠실까지 다녀오기도 해요. 경치도 좋고, 길도 잘 닦여 있어서 아주 좋아요.”
○ 자전거 100배 즐기기, 자전거 타기 좋은 길
건강을 위한 운동, 가족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 도전한 후 얻는 성취감,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족과 함께하는 마라톤이다. 최근 마라톤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매년 400개가 넘는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너무 덥거나 추운 시기를 피해서 1년이 한두 번 정도 봄과 가을, 원하는 지역의 마라톤 대회를 가족이 함께 의논해서 정해본다. 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여유가 있는 아침 시간 가족이 함께 근처의 공원이나 산책길을 조깅한다면 더없이 좋은 운동이 될 것이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조깅이라도 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한다면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부모님과 함께 마라톤 대회 완주 후 얻는 성취감도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경험과 추억이 될 것이다. 마라톤대회 정보는 마라톤온라인(http://www.marathon.pe.kr)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번엔 10km에 도전! 준이, 범이네 가족
김연경(40), 박종석(41), 박준(11), 박범(8)
준이와 범이네 가족은 엄마가 먼저 달리기를 시작했다. 엄마는 매년 친구와 함께 10km 단축 마라톤에 참여했다. 그러다 5km 코스는 아이들도 참여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권하면서 온 가족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처음 함께 했을 때, 큰 아이가 8살, 작은 아이가 5살이었어요. 저는 친구와 10km를 뛰고, 두 아이는 아빠와 함께 5km를 뛰었죠. 아빠와 5살 아이는 뛰다가 걷다가 편하게 코스를 완주했고, 큰 아이는 다른 어른들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뛰어서 들어왔다고 했어요. 친구 가족은 아기가 두 돌이 채 안 됐었는데, 남편이 아기 띠로 아기를 안고, 부인 손을 잡고 5km를 천천히 걷다시피 완주했죠. 모두 무척 즐거워했어요. 이제는 아이들이 많이 컸으니 내년 봄에는 온 가족이 10km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도심 마라톤도 좋지만, 도심을 떠나 춘천 같은 경치 좋은 곳의 마라톤 대회에 참여하면 그곳을 여행하고 돌아오는 즐거움도 있어서 좋을 것 같아요.”
○ 요즘은 가족 마라톤이 대세! 4대가 함께 달리는 가족
Update. 2013. 11. 19
| Writer 김영인
출처http://www.samsungfire.com/CnLc_Contents.do?method=getDetail&lifecareType=04&idx=000005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