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봄. 블러디 레드, 콜 블랙, 스모키 그레이 등 기괴해 보이리만치 어둡고 자극적이던 지난 2013 F/W 컬러들이 자리를 내줘야 할 시간이다. 이들을 대신할 S/S 컬러는 단연 파스텔. 심플하고 모던하면서도 그 위에 아스라히 오간자 한 겹을 입힌 듯 말간 파스텔 말이다. 2014 S/S 런웨이를 보면 버버리 프로섬, 베르사체, 데스켄스 띠어리는 물론, 그간 하늘을 찌를 듯한 파워 숄더로 점철되던 발맹마저 디자이너의 머릿속 컬러 차트에 밀크셰이크라도 부은 듯 마카롱처럼 달고 부드러워진 모습이다. 백스테이지 메이크업에서도 마찬가지. 캔디 핑크, 아쿠아 블루, 소프트 민트 등이 모델들의 얼굴을 가볍고 부드럽게 물들였던 것.
그 중에서도 올해 유독 핫 이슈로 떠오르는 컬러는 ‘라벤더’다. 색상 전문 기업 팬톤에 의하면 ‘2014년은 융합, 혁신과 같은 가치가 중요해질 것. 그런 의미에서 에너지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차분함을 느끼게 해주는 파란색이 섞인 래디언트 오키드를 산업계에서 주목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18세기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에게 헌사된 트리아농 궁전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디올의 트리아농 컬렉션, 신비로운 난꽃색 틴트인 베네피트의 롤리틴트 등은 라벤더가 올 시즌 머스트해브 컬러로 급부상했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파스텔 컬러를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명심할 것 몇 가지. 우선 섀도 아니면 립, 둘 중 하나만 선택할 것. 눈가와 입술 모두 파스텔을 바른 것만큼 촌스러워 보이는 경우도 없다. 피부는 최대한 가볍고 부드럽게. 커버력에 대한 끈질긴 집착은 잠시 내려놓고, 되레 ‘부족하다’ 싶을 만큼 적게 발라야 한다. 아이브로는 억지로 진하게 그리기보다 전용 마스카라로 살살 빗어 눈썹결 정도만 살려줄 것. 굵고 진한 F/W표 매니시 스타일로 그렸다가는 낭패다. 파스텔 섀도를 바를 때는 아이홀 전체적으로 은은하고 투명하게 펼쳐 바르되 아이라인은 생략해 세련미를 돋울 것. 특히 2014 트렌드 컬러로 부상한 라벤더는, 섀도로도 좋지만 붉은 기를 보완하는 기능이 탁월해 블러셔로 발라 양볼에 투명감을 선사하기에도 제격이다. 이것저것 다 기억하기 힘들다면 대원칙 하나만이라도 기억하자.
파스텔 컬러를 바를 때엔 베이지빛 피부톤과 밀키한 파스텔 컬러가 아스라히, 경계 없이, 하나로 블렌딩되는 듯한 느낌이 정석이다. 얼굴 어느 한 부위로 시선을 잡아끌거나 확 도드라지는 메이크업 포인트가 있다면 대참사!
67% do 올봄, 제~발 파스텔 섀도 발라보고 싶다 이 도톰한 지방 가득 눈두덩에도 과연?
1 디올 디올쇼 모노 427 오팔린 2.1g 4만2000원.
2 맥 미네랄라이즈 핀휠 아이섀도우 인 더 미도우 1.8g 3만원.
3 슈에무라 비주 컬렉션 실크 쿠션 아이섀도우 자수정 퍼플 2.1g 3만2000원대.
4 맥 미네랄라이즈 핀휠 아이섀도우 핑크 센서빌러티스 1.8g 3만원.
5 겔랑 메테오리트 라이트 리빌링 펄 파우더 25g 8만원.
6 루즈 디올 254 로즈 디아데므 3.5g 4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