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가락 같은 곳에 침을 맞아보면 무척 아프다고 한다. 로마인들은 침을 맞을 때 아파서
‘acus(아쿠, 써)’라고 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아쿠! 해써’라는 뜻이다.
로마가 B.C 753년에 시작되었다고 하니 침의 역사만 해도 짧지 않은 역사이다.
영국인들은 침을 맞는 순간을 ‘acupuncture(아쿠, 뻥 쿠, 뚜러)’ 다시 말하면 ‘아쿠! (하는 순간에)
뻥 하구 뚫어’라고 묘사했다. 그래서 이 단어가 ‘침술 또는 침을 놓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이처럼 영국인들은 지금도 순수한 한국말을 사용하고 있는데 당사자인 한국 사람들은 ‘鍼(침)’
이라는 남의 말을 써는 넋 나간 짓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acupuncture에서 파생된 puncture의 뜻을 찾아보면(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음)
‘찌르기, 구멍 뚫기’라는 뜻을 비롯하여 ‘(타이어의) 빵꾸’라는 뜻도 있다. ‘뻥 하고 뚫어’라는 우리말
에서 ‘빵꾸’라는 뜻까지 나왔으니, 누가 사전에 이런 뜻을 만들어 달았는지, 한 번 만나 얼굴을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또 ‘acute[아쿠! (해)때]’는 ‘뾰족한, 날카로운, 심한, 격렬한’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 세계의
유수한 학자라고 해서 그들의 연구가 다 옳다는 것이 아님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