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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신용물(檢身容物)
자신의 몸을 단속하고 만물(타인)을 포용하는 방법이라는 뜻이다.
檢 : 검사할 검
身 : 몸 신
容 : 얼굴 용
物 : 만물 물
출전 :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사소절1(士小節一)
이덕무(李德懋)의 청장관전서(靑莊館全書) 第27~29卷 사소절 1(士小節一)에 사람이 꼭 지켜야 할 사소한 예절 성행(性行)에 다음과 같이 내용이 있다.
대체로 지금 사람의 성품이 착한가? 착하지 않은가와 습속이 순박한가? 순박하지 않은가?에 대하여 나는 이하 세 가지 일로 살펴보겠다.
그들이 소학(小學)이나 근사록(近思錄)을 보면 하품하지 않는가? 손을 마주 잡고 단정히 앉아 위의(威儀)를 가다듬는 자를 대하면 비웃지 않는가? 충신(忠信)스럽고 의리(義理)스러운 말을 들으면 싫증내지 않는가?
이 세 가지를 기뻐하고 복종하면 길인(吉人)과 선사(善士)가 될 것이나, 미워하고 어기면 부박(浮薄; 마음이 들뜨고 경박함)하고 패려(悖戾; 언행이나 성질이 도리에 어긋남)한 무리가 되지 않을 자 거의 드물다.
방달(放達; 사물에 구속받지 않는 일)은 본래 쾌활하므로 고루한 자보다 나은 듯하다. 그러나 방달에 전념하고 아무런 꺼리는 바가 없다면 예법의 범위를 벗어나서 광망(狂妄)한 일을 하게 되어 도리어 고루한 자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선비가 이 지경이 되면 역시 한심한 일이다. 그러므로 호걸스러운 기운이 많은 사람은 스스로 방달이라 하는데, 역시 때때로 의리에 관한 글을 읽어 방자한 행동을 경계하고, 또 동료 중에서 엄숙한 사람 한 명을 골라 그에게 수시로 경계를 받는다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거니와, 그렇지 않으면 그 이른바 방달이란 것이 어찌 도적(盜賊) 쪽으로 슬며시 흘러 들어가지 않겠는가?
스스로 관대하고 온유하다 말해도, 느긋하고 나태한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제 입으로 굳세고 과감하다 하지만, 조급하고 망령되며 과격한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성내며 사납게 구는 것은 무게 있는 것에 가깝고, 잗다란 것은 꼼꼼히 살피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속임수는 바른 것과 헷갈리고, 한통속이 되는 것은 화합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소한 차이를 분별하지 않으면 참됨에서 점점 멀어진다.
自謂寬裕溫柔, 焉知非優游怠忽.
自謂發剛強毅, 焉知非躁妄激作.
忿戾近齊莊, 瑣細近密察.
矯似正, 流似和, 毫釐不辨, 離眞愈遠.
이것이 구양덕(歐陽德)이 몸을 단속하던 방법이다.
관대한 것과 물러터진 것은 다르다. 굳셈과 과격함은 자주 헷갈린다. 성질부리는 것과 원칙 지키는 것, 잗다란 것과 꼼꼼한 것을 혼동하면 아랫사람이 피곤하다.
사기꾼처럼 진실해 보이는 사람이 없다. 그래야 상대가 속아 넘어간다. 자리를 못 가리는 것을 남과 잘 어울리는 것으로 착각해도 안 된다. 사람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것을 잘 분간해야 한다.
此歐陽德之檢身也.
取人之眞, 恕其戇.
남의 진실함을 취하고 우직함은 용서한다.
取人之樸, 恕其愚.
남의 순박함은 취하고, 어리석음은 용서한다.
取人之介, 恕其隘.
남의 개결(介潔; 성품이 깨끗하고 굳음)함은 취하고, 협애(狹隘; 소견이 너그럽지 못하고, 아주 답답스러움)함은 용서한다.
取人之敏, 恕其踈.
남의 민첩함은 취하고 소홀함은 용서한다.
取人之辨, 恕其肆.
남의 명변(明辨; 명백히 구별함)함은 취하고, 방사(放肆;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하여 어려움성이 없음)함은 용서한다.
取人之信, 恕其拘.
남의 신실함은 취하고 고집스러움은 용서한다.
可因短以見長, 不可忌長以摘短.
단점을 인해 장점을 보아야 하고 장점을 꺼려 단점을 지적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진무경(陳無競)이 남을 포용하던 방법이다.
진실한 사람은 외골수인 경우가 많다. 질박하면 멍청하고, 강개하면 속이 좁다. 민첩한 사람에게 꼼꼼함까지 기대하긴 힘들다.
말을 잘하면 행동이 안 따르고, 신의 있는 사람은 얽매는 것이 많다. 그래도 좋은 점을 보아 단점을 포용한다. 나 자신에 들이대는 잣대는 매섭게, 남에게는 관대하게. 우리는 늘 반대로 한다.
[註]
구양덕( 歐陽德) : 자는 숭일(崇一), 호는 남야(南野)로 명(明)나라 강서(江西) 태화(泰和) 사람인데, 가정(嘉靖)의 진사(進士)로서 예부 상서(禮部尙書)를 지내고 시호는 문장(文莊)이다.
진무경(陳無競) : 자는 홍렬(鴻烈), 호는 용재(榕齋)로 명나라 강남(江南) 강도(江都) 사람이다.
▶️檢 : 검사할 검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신겸노복(身兼奴僕),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라는 신겸처자(身兼妻子),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신외무물(身外無物),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 등에 쓰인다.
▶️ 容(얼굴 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谷(곡, 용)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谷(곡)과 큰 집에(宀)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듯이 많은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얼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容자는 '얼굴'이나 '용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容자는 宀(집 면)자와 谷(골 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谷자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로 응용되었다. 우선 갑골문에 나온 容자를 보면 內(안 내)자에 항아리가 하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창고에)물건을 보관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방안에 항아리가 자리 잡은 모습을 통해 '보관하다'라는 뜻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사람의 얼굴과도 같아 후에 사람의 '얼굴'이나 '용모'를 뜻하게 되었다. 요즘 중국에서 囧(빛날 경)자를 '난감하다'라는 뜻으로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容(용)은 ①얼굴 ②모양, 용모(容貌) ③몸가짐 ④용량 ⑤속내, 속에 든 것 ⑥나부끼는 모양 ⑦어찌 ⑧혹(或),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⑨담다, 그릇 안에 넣다 ⑩용납하다 ⑪받아들이다 ⑫용서하다 ⑬치장하다, 몸을 꾸미다 ⑭맵시를 내다 ⑮조용하다, 누긋하다(성질이나 태도가 좀 부드럽고 순하다) ⑯권하다, 종용하다 ⑰쉽다, 손쉽다 ⑱어렵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건을 담는 그릇을 용기(容器), 관용을 베풀어 벌하지 않음을 용서(容恕), 사람의 얼굴 모양을 용모(容貌), 무릎을 간신히 넣는다는 뜻으로 방이나 장소가 매우 비좁음을 용슬(容膝),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의 언행을 받아들임을 용납(容納),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입을 놀림 또는 옆에서 말참견을 함을 용훼(容喙), 용납하여 인정함을 용인(容認), 용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분량을 용량(容量),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을 용의자(容疑者), 사물의 속내나 실속을 내용(內容), 남의 문물이나 의견 등을 인정하거나 용납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수용(受容), 허락하여 받아들임을 허용(許容), 도량이 넓어서 남의 잘못을 이해하여 싸덮어 줌을 포용(包容), 마음이 넓어 남의 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을 관용(寬容), 범법자 등의 특정한 사람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가둠을 수용(收容), 사물의 어떠함을 말이나 글 또는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을 형용(形容),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여자의 꽃다운 얼굴을 가용(佳容), 위엄 있는 모습을 위용(威容), 얼굴과 몸매가 뛰어나게 크고 씩씩하고 훌륭함을 일컫는 말을 용모괴위(容貌魁偉), 얼굴 모습과 몸매가 가지런하여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을 용자단려(容姿端麗), 대지가 만물을 포용하듯이 마음이 크고 너그러움을 일컫는 말을 용지여지(容之如地),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자태를 이르는 말을 화용월태(花容月態),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탐스러운 귀 밑머리와 꽃 같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빈화용(雲鬢花容) 등에 쓰인다.
▶️ 物(물건 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소 우(牛=牜; 소)部와 음(音)을 나타내며勿(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만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소(牛)를 지목하여 만물을 뜻한다. 勿(물)은 旗(기), 천자(天子)나 대장의 기는 아니고 보통 무사(武士)가 세우는 색이 섞여 있는 것, 여기에서는 색이 섞여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物(물)은 얼룩소, 나중에 여러 가지 물건이란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옛 모양은 흙을 갈아 엎고 있는 쟁기의 모양과 牛(우; 소)로 이루어져 밭을 가는 소를 나타내었다. 나중에 모양이 닮은 勿(물)이란 자형(字形)을 쓰게 된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物자는 ‘물건’이나 ‘사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物자는 牛(소 우)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勿자는 무언가를 칼로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物자는 소를 도축하여 상품화시키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에는 다양한 색이 뒤섞여있던 ‘얼룩소’를 物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가축의 종류나 등급과 관계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제품’이나 ‘상품’, ‘만물’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物(물)은 (1)넓은 뜻으로는, 단순한 사고(思考)의 대상이건,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건을 불문하고, 일반으로 어떠한 존재, 어떤 대상 또는 어떤 판단의 주어(主語)가 되는 일체의 것 (2)좁은 뜻으로는, 외계(外界)에 있어서의 우리들의 감각에 의해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사물(事物), 시간(時間), 공간(空間) 가운데 있는 물체적, 물질적인 것 (3)사람이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구체적 물건. 민법 상, 유체물(有體物) 및 전기(電氣) 그 밖에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自然力). 사권(私權)의 객체(客體)가 될 수 있는 것 등의 뜻으로 ①물건(物件) ②만물(萬物) ③사물(事物) ④일, 사무(事務) ⑤재물(財物) ⑥종류(種類) ⑦색깔 ⑧기(旗) ⑨활 쏘는 자리 ⑩얼룩소 ⑪사람 ⑫보다 ⑬살피다, 변별하다 ⑭헤아리다,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건(件), 물건 품(品), 몸 신(身), 몸 궁(躬), 몸 구(軀), 몸 체(體)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사람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내거나 가공하여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일정한 형태를 가진 대상을 물건(物件), 물건의 본바탕으로 재산이나 재물을 물질(物質), 물건 값을 물가(物價), 쓸 만하고 값 있는 물건을 물품(物品), 물건의 형체를 물체(物體), 물건의 분량을 물량(物量), 물건을 만들거나 일을 하는 데 쓰는 여러 가지 재료를 물자(物資),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논란하는 상태를 물의(物議), 마음과 형체가 구별없이 하나로 일치된 상태를 물심일여(物心一如),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물외한인(物外閑人),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물유본말(物有本末),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물부충생(物腐蟲生),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의 양면을 물심양면(物心兩面),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을 물아일체(物我一體)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