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곡선
김 끝 또
비좁은 곡선을 그리며 스며드는 하얀 여백의 입맞춤
흩날리는 청춘이 땅끝으로 뿌리를 걸치고
바라지 않으 푸른 잎새 사이로 여망의 숨결
가지 끝으로 모으며 하얀 그리움을 피운다
오늘은 삼목하는 날이다
왜소한 가지 하나 올망졸망 곁눈을 틔우며
자양분 본인 삼아 홀로서기의 시작
갓 태어난 울음을 빨리는 대지
시작의 기지개다
당신의 무게도 떨어지는 꽃길 따라 가벼운 옷차림
길섶 위 작은 눈물들이 매달린 상처처럼 아침상을 받으며
하얀 꽃잎으로 왔다가는 늦가을의 정취에
기다란 그림자로 동행길에 다섰지
뒤뜰엔 사계의 모정들이 아직도 자리한다
이건 채송화, 저건 민들레, 저쪽은 가을을 달구는 나
나 닮은 국화향이 아무래도 최고지
가녀린 표정 따라 너울대던 손맛
흩날리다 되돌아오는 어깨춤
하얀 그리움의 시작이다
첫댓글 고운글 감상합니다
건강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