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베냐민을 떠나보내면서 그 땅에서 가장 귀한 물건들 즉 향유, 꿀, 향신료, 몰약, 각종 견과류 등을 챙겨 보냈을 때, 아직도 온전히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지 못하고 일말의 자기 의, 자기 노력, 자기 꾀로 어떻게 해서든 상황을 막아 보려 하는 ‘야곱스러움’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는 아들 베냐민을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에 맡기고 보내면서 "내가 잃으면 잃으리라"는 고백은 큰 감동입니다. 야곱의 이런 내려놓음이 바로 그의 아들들을 통해 열두 지파를 세우시고 이스라엘 나라를 이루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기초가 됨을 깨닫습니다.
요셉이 동생 베냐민을 보았을 때, 애틋한 마음이 불타올라 서둘러 자기 방에 홀로 들어가 울었습니다. 얼마나 보고 싶었던 동생이었을까요!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요셉이 단순히 보고 싶었던 동생을 볼 수 있었기에 기뻐서 울었다기 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심정과 감격이었을 것입니다. 요셉을 시기, 질투하여 죽이려 했고 노예로 팔아넘긴 형들의 변화된 모습과 아버지 야곱의 변화를 보게 되었기에 더욱 감격하고 감사했을 것입니다.
아버지 야곱이 베냐민을 예전의 요셉보다 더 사랑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토록 사랑했기에 14년 이상의 세월도 마다하지 않고 일하여 얻어낸 아내 라헬의 아들이요, 더군다나 출산하다가 길에서 죽은 라헬의 단 하나 남은 핏줄이기에 얼마나 더 편애했었을지 불 보듯 뻔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친모가 죽어 젖동냥으로 키웠을 베냐민이 야곱에게 얼마나 애틋했을까요? 요셉을 떠나보내고 이제 아들 베냐민 하나만 남았기에 더 집착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형제들은 애굽까지 오는 길에 예전에 자신에게 한 것 같이 베냐민을 시기하거나 질투하거나 죽이지 않았고, 또한 아버지 역시 자기 목숨보다 더 사랑하는 아들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을 요셉이 보니 이제 그 가족 간의 시기, 질투, 편애, 다툼이 정리되고, 형들도 아버지도 변했으며 하나님의 뜻이 그 가정 안에서 이루어짐을 알게 되어 더욱 감격스러웠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요셉이 일부러 베냐민에게 다섯 배나 더 많은 음식을 주었는데도 형제들이 질투하지 않고,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함은 하나님의 회복케 하신 은혜입니다.
내가 주인 삼은 모든 것 내려놓고 오직 주님만 섬기고 사랑하게 하소서.
자녀도 명예도 물질도 모두 놓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 간구하게 만드시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며 계획임을 오늘 다시 더더욱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