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얼마전 한국에 대해 중국 비자 면제를 일방적으로 발표했습니다. 2024년 11월 8일부터 일반 여권을 갖고 있는 한국 국민은 15일 동안 비자없이 중국을 여행하거나 친지 방문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보통 비자면제는 양국의 쌍방간의 합의로 이뤄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중국은 이번에 일방적으로 비자면제를 정한 것입니다. 한국인은 중국으로 갈 때 비자없이 갈 수 있지만 중국인들은 한국에 들어올 때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비자를 받아야 합니다. 외교적으로 약간의 굴욕을 감수하고서 중국이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설왕설래하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4차례에 거려 29개국을 대상으로 일방적 비자면제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한국에 대해 비자면제를 내린 것에는 먼저 한국인들을 중국에 많이 들어오게 함으로써 관광수익을 올리자는 생각이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야말로 아주 작은 이유중의 하나일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게 뭔가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가능합니다. 중국은 북한이 러시아와 친밀도를 높이는 것에 맞불을 놓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한때는 북한과 중국은 한국과 미국 못지않는 동맹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런 친밀도가 몇년전부터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데면데면하는 사이로 진전되는 분위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경제적으로 궁핍한 북한은 중국에게 이른바 통 큰 지원을 요청했지만 중국은 언발에 오줌누기식으로 찔끔찔끔 지원에 그친 것이 사실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매우 상했을 것입니다. 김정은은 미국과 일본은 백년의 원수지만 중국은 천년의 원수라고 표현했을 정도입니다. 북한과 중국의 금이 생각보다 깊게 파여져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한 것 같아 보였지만 손만 조금 갖다대면 부셔져 버리는 유리같은 형국이 된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은 러시아에대한 전방위 제재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정부에서도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러시아와 중국은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출길이 단절됐던 러시아의 에너지와 식량이 중국으로 흘러들어 갑니다. 중국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러시아의 에너지와 식량을 수입합니다.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에 팔던 것보다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러시아로서는 더 효과적이고 수입도 짭짤합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와 전쟁중에 경제적으로 더 성장한 것도 바로 중국때문입니다.
러우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물품은 중국에 팔아 경제적 걱정은 없지만 재래식 무기가 부족한 것입니다. 중국은 경제적 도움을 주지만 미국과 유럽국가 즉 나토국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무기지원은 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러시아의 눈에 북한이 들어옵니다. 러시아 푸틴은 급하게 평양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통 큰 지원을 약속하면서 북한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합니다. 사실 북한이 러시아의 품에 안긴다는 것은 중국을 버린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일설에는 러시아가 북한에 현금 2억달러를 제공했고 쌀 70만톤 그리고 포탄가격으로 55억불을 지불한다는 약속을 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그야말로 남고 또 남는 장사입니다.게다가 약올리듯이 주는 중국에 비해 러시아의 푸틴은 일시에 지불하는 대담함을 보입니다. 러시아는 게다가 핵분야에서는 미국에 지지않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서 아직 핵무기 미완성분야를 러시아가 기술제공을 한다니 이건 정말 로또 당첨입니다. 러시아는 유엔 상임이사국중 한곳입니다. 김정은은 비록 중국이 비틀어도 러시아가 든든한 뒷배가 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북한은 병력지원도 약속합니다. 동맹체결로 상대국 전쟁에 자동으로 개입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러시아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하는 상황에 북한을 든든한 동맹국으로 맺었으니 일거양득이라고 느끼는 듯 합니다.
중국은 화들짝 놀랍니다. 아니 너무 괘씸한 심정일 것입니다. 죽어가는 북한을 겨우겨우 살려놓으니 이제 러시아로 붙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 것입니다. 중국은 고민합니다. 뭔가 불편한 심정을 표해야 하는데 외교부 대변인이 뭐라 하면 속좁은 중국으로 또는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우려스러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북한과 아주 불편한 관계인 한국을 생각해 낸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 북한 너희가 러시아와 붙으면 우리는 점차 한국과 다시 관계 복원을 할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한국과 중국이 가까워지는 것이 북한으로서도 불편한 것임은 당연합니다.
북러와 한중의 관계 변화는 일시적이지 않고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로 미국의 대선 결과입니다. 얼마전 미국의 대통령으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러시아 푸틴과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습니다. 러우전쟁도 조만간 어떤 형태로던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자는 북한의 김정은과의 좋은 관계를 자주 언급하고 있습니다. 1차 집권때와 또 다른 상황이 북한과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과는 대결관계가 계속될 것입니다. 중국입장에서는 미국과 러시아 북한을 잇는 새로운 국제 관계가 확립되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닐 것입니다. 중국도 뭔가 결정해야 할 중대한 기로에 놓은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과의 관계를 감안하고 한국의 현정부의 태도를 놓고 보면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을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중국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중국도 동북아정세속에 새로운 외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트럼프 당선자가 주한 미군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과 한국 제품에 대한 상당한 관세부과에 한국정부와 한국인들이 불만을 가질 것이라는데 착안합니다. 점차 미국에 대한 불만이 늘어날 것이고 그럴 경우 어느정도 중국과 협력관계를 이루자는 여론도 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세로 인해 미국 수출이 대폭 줄어드는 것을 중국이 어느정도 보완해주는 측면에서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느닷없이 이뤄진 한국인에 대한 중국 비제 면제는 다양한 포석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해야 할 듯합니다. 중국의 수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삭줍기에 능한 중국으로서는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을 많이 흔들어주기를 바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중국은 일본과도 관계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많습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영토 분쟁을 당분간 접어두는 선에서 그리고 미국으로 수출제한을 중국이 어느정도 흡수하는 선에서 관계개선을 노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이제 동북아 외교 지도는 예측이 불가할 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되고 어제의 벗이 오늘은 적이 되는 그 오래된 외교 풍습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도 매우 큰 것으로 외교가는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북한이 어울리고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이 서로 유대관계를 맺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구상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달린 문제이지만 지금껏 트럼프 당선자가 주장한 내용을 토대로 할 때 동북아 정세와 외교지도는 상상을 넘어서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것이 그냥 우스갯소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2024년 11월 10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