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이오, 내 탓이로다”

[삼락]

달팽이 뿔 위에서 서로 다투고

부싯돌 불빛 속에 이 몸을 맡겼네

부자거나 가난커나 이 모두가 연극판이니

크게 한번 웃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이네.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백낙천(白居易)의 선시[對酒二/술잔을 들며]로,

술에 관한 시로는 이태백을 능가하는 작품이다.

첫 구 ‘와우각상(蝸牛角上)’은 ‘달팽이의 뿔 위’라는 뜻으로,

[장자] ‘잡편’에 나오는 우화에서 나온 말이다.

옛날 달팽이의 왼쪽 뿔을 점령한 사람과 오른쪽 뿔을 점령한 사람이

영토 문제로 전쟁을 일으켜 사상자가 수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 달팽이 뿔과 같이 비좁고 조그만 인간세상에서 명리를 얻기 위해

아귀다툼을 하는 인간의 생활상을 풍자한 우화다.

이 ‘달팽이 뿔’을 놓고 다투는 곳이 여럿 보인다.

여야로 나뉘어 사사건건 대립하는 정치판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국록을 받는 공직사회에서의 ‘와우각상쟁하사’는 가히 꼴불견이다.

이번 IM선교회 '코로나19' 집단전파 사태를 두고 벌어진

대전시와 대전교육청의 ‘핑퐁 게임’이 대표적 사례중 하나다.

한 시민이 이 선교회 국제학교 모임이 우려되어 시 당국에 신고했지만,

지자체와 교육청이 서로 담당이 아니라고 반년 넘게 책임을 미루는 바람에,

확진자가 급증해 진정되던 방역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얼마 전에는 강원도에서 닥터헬기가 회항하면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50대 공무원이 응급 치료를 받지 못하고

결국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코로나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는 닥터헬기에 태울 수 없다는,

다소 황당한 이유였다. 그는 코로나 환자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헬기 승무원의 안전을 위해, 또 다른 공무원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아주 오래전 ‘내 탓이오’란 캠페인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그 슬로건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전국에 스티커를 배부했다.

그런데 ‘내 탓이오’라고 쓰인 그 스티커를

차량 뒤편 유리창에 버젓이 붙이고 다닌 사람들이 있어 눈총을 받았다.

자기 앞에 붙여놓고 늘 자신을 되돌아보라는 뜻인데,

뒤 유리창에 붙이고 다니니 그건 ‘네 탓이오’란 말이 아닌가.

‘내 탓이오’ 캠페인이 절실한 오늘이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내 탓이로다~~”

[김민정]

좋은표현 이십니다 내탓이요 ‥!
이건 남탓 하기보다 우선 내마음이 편터이다
오늘도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디ㅡ

[삼락]

내탓이오~내탓이로다~를 반복해 읊노라면
조금 불편했던 마음도 절로 편해진답니다.

내탓하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지내시길~~^^

[수정구슬]

내탓이요 캠페인이 카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진행되던 무렵,
내탓이요 내탓이요를 되뇌이며 가슴을 치던 그들의 모습이 처음엔 참 어색하게 보였는데요,
그들의 그런 캠페인, 참으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맑은 흐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탓을 하지 않고 내탓으로 돌리는 마음가짐이 정착이 되려면
얼마나 대단한 내공이 필요할지, 다혈질인 저는 가늠이 안 됩니다. ^^
일단, 집안의 이런 저런 문제가 발생할 때, 남편 탓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을 해봅니다. ^^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평안한 수요일 되시어요. ^^

[삼락]

수정구슬님처럼 맑은 마음만 지닌다면,
누구라도 남탓으로 돌리지는 않겠지요.

남편탓이라면 곧 아내탓이 아닐지요?ㅎ
오늘도 맑디 맑은 마음으로 보내시길~~^^

[지존]

남에게 전가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거지요

[삼락]

남의 탓으로 돌려봐야 나만 더 괴롭지요.
그저 내탓이오~하면 마음이 편하답니다.
남에게 전가시키는건 더 삿된 짓이지요.

그저 그러려니하고~~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