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이공에서 베트남과 한국의 월드컵 예선전이 있었어요. 외국에 나오면 애국자가 된다는 속설에 따라 응원을 하기도 했죠.
티켇을 구매하고... 백화점에서 빨간 티셔츠를 애인것과 함께 샀죠. 10군 어디쯤에 있다는 안내를 받고 택시로 빙빙돌아 경기 시작 20여분전에 도착했슴다. 한국에서 날아왔다는 응원단이 있는 곳으로 찾아 찾아가니... 사람이 왜 그리 많은지... 밀치고 밀리고... 애인은 어떻 어떻해서 자리를 만들어 주었는데 전... 사람들이 왕래하는 언저리에 쭈뜨리고 앉을 수밖에 없었어요.
경기 내용은 다 들 아시죠? 한골을 먹기 전까지는 부진했던 나의 한국선수들이 '지고 갈 수는 없다'했던지 막판에 몰아부쳐서 2대1로 이겼습니다.
기쁜 마음에 사진을 찍으려고 핸드폰을 찾으니... 제 핸드폰이 효리폰이라구 하는... 아직까진 사이공에서 판매되잖는 최신형이거든요. 그런데 그 핸드폰이 주머니속에 있어야 하는데... 없잖아요. 등줄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고... 두리번거리며 찾아봤지만... 동행했던 사람들에게 내 번호로 전화를 부탁해서 여러차례나 해봤지만... 신호는 가는데 받지를 않드라구요.
어떻게 분실했는지를 딱부러지게 말할 수 없어여. 왜냐면... 언제 어떻게 잃어버린 것인지를 모르기 때문이죠. 제가 워낙 챙기는 버릇이 없어서 흘린 것 같기두 하고... 밀치고 밀리면서 소매치기 당한 것 같기두 하고... 어쨌든 자랑삼아 갖고 다니던 핸드폰, 한국의 모든 연락처와 이메일주소가 담긴 핸드폰, 이런 저런 사진들과 동영상이 담긴 핸드폰이 제 손아귀에서 벗어나 남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게 된거지요.
핸드폰값하구... 오고가는 택시비하구... 옷 두벌하구... 입장료하구... 제 애인이 속상해서 하는말 "뜨가 땀쮸야~~~"
땀쮸란 팔백만이라는 숫자인데... 그러니까... 어제 전, 애인에게 '자랑스런 한국의 축구 솜씨를 구경'시키려다 팔백만동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핸폰이 없으면 애인하구 밥먹었니, 잘잤니, 잘자라는 통화마져 할 수가 없어서... 오늘... 부랴부랴 4백여만동짜리 핸폰을 샀답니다. 그것도 삼성(한국산을 팔아주는 것도 작은 애국이려니 싶은 마음으로)것으로...
그러니까... 전 어제 12,000,000동짜리 축구경기를 관람한거죠.
첫댓글 고생 하셨어요....
스펀지라는 닉네임이 정말 어울리시는거같아여.. 형님 .. 역시 저랑비슷하게 실수를 마니하시네여.. 다 경험이죠뭐.. ㅋㅋ
800달러 손해시네요....ㅡ.ㅡ;;...베트남에서 800불 벌려면...쩝....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그래도 중국처럼 한국응원단이 봉변은 안당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시고선 위안을 삼으시길 바랍니다...ㅡ.ㅡ;;
저도 제목만 보고는 무슨 봉변당하셨는지 알았는데 아니여서 다행이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