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부흥 비결을 팔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교회 부흥에 대한 열망이 어찌나 간절한지 모른다. 가히 세계적인 수준이다. 이에 대하여 아무도 나무랄 수 없다. 거룩한 소원을 품고 사는 일은 그 자체로 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열망을 가진 이들을 위해 자신이 경험한 교회 부흥의 비결을 이웃의 목회자들과 나누려는 뜻은 아름다운 일이다. 필자 역시 부흥을 이룬 목회자들의 책을 읽고, 그들의 교회를 방문해 보기도 했으며, 부흥 비결을 들으면서 큰 도전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교회 부흥의 비결을 마치 상품처럼 판매하는 것이다. “교회 성장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며 수백만 원의 홍보비를 들여서 강좌를 연다. 참가비 또한 만만치 않다. “내가 피땀 흘려 개발한 프로그램이니 그에 걸맞은 값을 치러야 한다”는 식이다.
이 강좌의 참여자 대부분은 개척교회 가난한 목회자들이다. 그들은 교회 부흥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울며 겨자 먹는 심정으로 비싼 참가비를 낸다. 이런 세미나는 동료 목회자를 돕는 일이 아니라, 그들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얄팍한 비즈니스다. 또 자신을 드러내고 자기 교회의 우월함을 선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거룩한 교회공동체의 정신과는 거리가 먼 행위이다.
대체로 이런 강좌를 여는 목회자들은 대형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그들의 교회는 넓은 예배당과 넉넉한 재정을 갖추고 있다. 사실 대형교회가 이룬 부흥의 상당 부분은 농어촌교회에서 도시로 이주한 성도들의 헌신 덕분이다. 농어촌출신 성도들을 제외하고 보면 ‘대단한 부흥’이라고 할 만한 근거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돈을 받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골 목회자들에게 숙식을 제공해 주고 차비라도 지원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면 이런 강좌의 실제 효과는 어떨까? 참석자는 많지만, 실질적인 부흥을 경험하는 교회는 거의 없다. 간혹 성장하는 교회가 있어도 부흥의 원인이 프로그램의 힘이라기보다, 이미 그 교회가 갖추고 있던 신앙적 역량이 상승작용을 일으킨 결과일 뿐이다.
사도 바울은 세계 곳곳에 교회를 세우고 놀라운 부흥을 이끌었지만, 자신만의 ‘목회 노하우’를 전수하는 강좌를 연 적이 없다. 더구나 돈을 받고 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 다만 교회가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원리만을 성실하게 제시했을 뿐이다. 바울은 자신 행한 일을 말하는 대신,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구속 사역을 전하는 데 전심했다.
교회의 부흥은 인간이 개발한 어떤 방법에 있지 않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다. 바울의 고백처럼,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자라나게 하신 이는 하나님이시니”(고전3:6) 부흥의 주체는 하나님이시다. 사람의 수고와 땀이 있긴 하지만, 그것마저도 하나님의 은혜다. 교회 부흥은 은혜에서 오는 것이니 부흥의 노하우를 팔아서는 안 된다.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는 것이 복음의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