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과 신뢰의 사순절을 맞이합니다.
재의 수요일(3/5)
사순 시기를 알리는 재의 의식은 384년경 로마에 등장한 전례로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광야에서 단식하며 기도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 초기의 재의 의식은 수요일이 아닌 주일에 거행됐다. 그러나 서방 교회에서는 주일에 단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순절의 기간이 36일밖에 되지 않았다. 6세기 초부터, 40일에 맞춘 사순 첫 주 수요일부터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재’는 원래 유대인들의 참회 표지였다. 사순절의 가장 큰 의미는 참회와 자기부정이다.
재의 수요일에 교인들은 재를 이마에 바르고, 죄를 고백함으로써 그리스도의 고난을 40일간 묵상하는 사순절의 의미를 생각한다. 이때 사용한 재는 한 해 전, 종려주일에 사용하였던 종려나무 가지, 곧 성지(聖枝)를 모아서 태운다. 재는 자신을 태워버린다는 의미가 있고, 사순 절기에 하나님께 대한 열망과 열정으로 자신을 온전히 태워드리는 삶, 참회를 통한 정화와 순수, 티끌과 같은 유한성 등을 의미한다. 재를 받을 때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임을 기억하라”(창 3:19).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한하고 티끌과 재 가운데서 회개하나이다”(욥 42:6)라고 고백한다. 예수님께서도 회개를 “재에 앉아 회개”(마 11:21)하는 것으로 묘사하였다.
재의 수요일을 시작으로 사순절은 헬라어로 ‘테살코스테’인데, ‘40일간의 기념일’이라는 뜻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 46일 전으로 종려주일을 거쳐 부활 주일 전야까지의 40일을 말한다. 사순절을 상징하는 색깔은 보라색으로 회개와 수난, 부활의 준비를 의미한다.
40이라는 숫자는 성서에서 빈번하게 등장한다. 구약을 살펴보면 창세기에서는 홍수가 40일간 진행되었고, 모세가 두 번에 걸쳐 소명을 준비한 기간이 각각 40년이었으며, 그가 시내산에서 금식하며 기도한 시간 또한 40일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한 뒤 약속의 땅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광야에서 보낸 시간이 40년이었고, 엘리야 선지자는 40일간의 시간을 보낸 뒤 호렙산에 이르렀다.
신약에서는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금식하시며 공생애를 준비하셨다. 이 때문에 사순절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자신의 광야를 체험하고 돌아본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사순절은 이 수난당한 그리스도의 몸, 부활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삶에서 실현해 보는 기간이다. 베드로전서 2:21은 “그리스도께서 너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사 너희에게 본을 끼쳐 그 자취를 따라오게 하려 하셨느니라”고 증언한다.
신학자 도로테 죌레는 고난에 관한 그녀의 신학적 에세이에 이렇게 썼다. “고난을 수용한다는 것은 고난이 존재한다는 것을 수용하는 것이다. 모든 형태의 고난에 대한 부정은 고난이 있는 현실로부터 도피이다. 고난당하는 존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모든 관계에서 격리되지 않는 한 고난의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십자가, 부활 사건은 새로운 생명의 빛으로 우리를 인도할 것이다. 사순절 동안 우리는 이 생명의 빛의 조명 아래 우리 삶을 돌아볼 것이다.
- 여는 주간은 구원의 신비로 들어가기 위해 마음을 엽니다.
- 첫째 주간은 숨어계신 하나님을 우리의 일상에서 묵상합니다.
- 둘째 주간은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회개와 부정적인 감정과 죄에 대해 묵상합니다.
- 셋째 주간은 깨어있음에 대해 묵상합니다.
넷째 주간은 기독교 영성의 중심인 말씀을 깊이 있게 경청하는 삶에 대해 묵상합니다.
다섯째 주간은 영성가들이 살았던 삶의 보화들을 우리의 삶에 적용하고 묵상합니다.
여섯째 주간은 고난주일의 전례를 살펴봅니다. 가상칠언으로 끝없는 사랑을 묵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