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멀다고요?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싶다며 좋은 학원을 추천해달라는 문의를 자주 받는 편입니다.
그러면 우선 집과 직장이 어디이며 나이는 대략 얼마 정도인지 물어봅니다.
댄스학원이 집이나 직장과 가까운 곳에 있어야 배우러 다니기 좋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데 학원을 추천하면 너무 멀다고 대답합니다.
지하철로 30분 정도면 움직일 수 있는데도 멀다고 합니다.
추천할만한 학원들이 대부분 몰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한평 인근이나 신사동,
삼성동, 양재역 등 강남지역, 길동, 분당, 당산 정도인데 아직 학원법이 정비가 안 되어
아무 곳이나 댄스학원을 차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좋은 선생을 만나기 위해서는 외국 유학도 가는데 같은 서울 시내에 살면서
1시간 이내면 갈 수 있는 지역이 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서울 유명 학원에는 좋은 선생에게 좋은 강습을 받기 위해서 동두천, 원주,
오이도, 일산 등 수도권에서 오는 사람도 있고 조치원, 대전, 진주 등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멀고 가깝고의 차이는 별 것 아닙니다.
에스키모의 막대기 얘기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에스키모들은 자기 내부의 슬픔, 걱정, 분노가 밀려오면 눈보라 속을 무작정 걷는다고
합니다. 슬픔이 어느 정도 진정되고 걱정과 분노가 어느 정도 풀릴 때까지 하염없이
걷다가 마음의 평안이 찾아오면 그때 되돌아서는데
그 지점에 막대기를 꽂아 둔다는 것입니다.
다음에 또 그런 일이 생겼을 때 걷다가 막대기를 발견하면 상황이나 정도가 최소한
그 전과 같거나 더 나쁜 것이고 어느 정도 가다가 돌아서려는데 아직 그 막대기를
못 봤다면 그전보다는 덜하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사실은 어렸을 때는 차멀미가 심해서 차를 타고 멀리 가는 것을 싫어했었습니다.
심지어 학교도 집에서 멀면 아예 고려 대상에서 빼다 보니 동네에서
그렇고 그런 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걷기 운동을 하면서 지하철을 이용해서 서울시내는 물론 각 지선 종점까지 가서
모인 적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멀면 가기 싫었지만 때로는 집 가까운 곳에서도
모이니 회원들의 입장에서는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는 생각에
멀 경우에는 집에서 2시간 전부터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해보니, 집 근처 개롱역에서 40 정거장이 넘는 김포공항 근처에서도
모인 적도 있고 지하철에서 내려 다시 버스 타고 집결지에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요즘은 외국 출장 차 인천공항에 갈 때도 지하철을 이용합니다.
멀기는 하지만 2시간이 채 안 걸립니다. 택시로 잠실까지 가서 리무진 버스 타는 것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전철에 앉아 책 한 권을 다 보는 재미를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에스키모의 막대기처럼 전철로 커버하는 거리가 늘어난 것입니다.
덕분에 그 안에 있는 거리는 멀다는 느낌이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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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좋은 말씀입니다
거리가 멀다는 건 핑계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