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스승으로 존경받는 달마대사는 애시당초에 인도에서 이름난 깡패였다고 한다.
본래 쌍도끼가 전문이고 사방 수백리 이내에는 당할 자가 없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자기보다 싸움을 자라는 고수를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동쪽'으로 간 모양이다.
동쪽으로 간 달마는 무술의 고수를 만나 싸움을 하여 차례로 패배시킨다.
그리고 쌍도끼로 아작을 낸다. 확인사살까지 마다않는것이다.
그의 악명을 무척 높아서 울던아이에게 '달마가 온다!'고 하면
울음을 뚝!그칠정도라니 달마의 위세가 대단했던 모양이다.
세상에 자기의 적수가 없다고 생각한 달마는 자기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생각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하지만, 그는 너무나 많은 살인을 저질렀고 그 원한이 하늘을 찔렀다.
이때 그 앞에 전혀 듣도보도못한 고수가 나타난다.
오랜만의 대결이라 생각한 달마는 쾌재를 부르며 '듣보고(듣도보도못한 고수)'와
대결을 벌였다. 쌍도끼, 날도끼, 짱도끼, 개도끼, 말도끼, 등을 사용하였다.
하나 패하고 만다.
한번졌다고 물러설 달마가 아니기에 죽기를 각오하고 수차례 덤비고 대들고
도전하였으나 번번히 패했다.
듣보고에게 비참하게 패한 달마는 목숨만 달려달라기를 애원하며
듣보고의 제자가 되기를 간청한다. 그러나 듣보고는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달마는 너무나 많은 살생을 하였기에 듣보고의 제자가 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고
살인자를 제자로 두는 것도 듣보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일이었다.
이에 달마는 도끼로 자기한 팔을 찍으며, 다시는 싸움질을 하지 않겠노라 맹세한다.
어느정도 마음이 돌아선 듣보고는 달마를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한다.
듣도보의 제자가 된 달마는 개버릇 남주지못하고 듣보고의 다른 제자들과 걸핏하면
싸움을 하고 도량(道場-깨달음을 수행하는곳을 '도량'이라함-역자 주)을 어지럽힌다.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영화포스터-출처:야후닷컴)
제자들의 피해가 날로 늘고 불평이 심해지자 스승인 듣보고는
어느날 달마를 부른다. 그리고는 하명을 한다.
지금은 겨울철이니 산지사방에 꽃이 없다.
눈덥힌 길을 따라 백여리를 따라 가면 매화꽃이 핀 나무가 있을 터이니
그 매화나무가지를 잘라와라. 그러면 내 분노가 사그러지겠노라며...
이에 달마는 듣보고 스승이 알려준대로 백여리 눈길을 따라가니
꽃이 활짝 핀 매화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이에 기쁜 마음으로 달마는 도끼로 매화나무 꽃가지를 잘라
이내 스승에게로 가져온다.
(눈밭의 진달래. 매화가 없는 관계로... 매화꽃 대신...)
즐겁고 기쁘고 흥분한 마음으로 도량에 온 달마는 자신이 꺽어온 매화꽃가지를
스승에게 드리려하나 스승은 계시지 않는다.
스치는 생각에 매화꽃가지를 바라보니 그것은 꽃가지가 아니라 스승의 팔이었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눈길 위에 핏자국이 선명하게 끝없이 이어졌다.
결국,
듣보고 스승이 말한 매화나무는 스승의 몸이었고
꺽어오라던 매화꽃가지는 스승의 팔이었던 것이다.
그제서야 자기의 잘못을 깨달은 달마는 땅에 쓰러져 통곡을 하였으나
듣보고 스승은 더이상 자기곁에 없었다.
스승의 희생을 통해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달마는
꾸준한 자기수행으로 인간의 죄가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는 덕목을 가르치는 또다른 깨달음의 스승이 되었다.
싸움의 고수가 되기 위해 동쪽으로 간 달마는
깨달음의 고수가 되어 훗날 위대한 스승의 사표(篩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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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란 자신의 부족함과 어리석음과 자기의 한계를 아는 일이고
자기수행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으로 발전하고자 함이 깨달음의 완성이다.
겨울은 다가오고 갈길은 멀고
나에게 매화나뭇가지를 꺽어오라는 스승도 없는 이마당에
내 스스로 백리 눈길을 걸어 매화나뭇가지를 꺽어오는 수밖에...
그것이 살인과 폭력이 아닌 선함과 올바름과 겸손함으로 이루어 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