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서사 담은 미디어아트 영상 쇼 장관
‘서울라이트 DDP’ 환상적 빛축제 열려(22.12.17~23.1.1)
2022.12.17-2023.1.1까지 매일 오후 7시부터 12시 자정까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는 거대한 우주 미디어아트 영상 쇼가 펼쳐졌다. DDP외벽 222m 에 비춰진 초대형영상들은 한마디로 '환상적'이었다. 프로그램도 다양했다.
1969년 7월 16일 인류 최초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 이후, 2022년 11월 16일에는 두 번째 국제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가 발사에 성공했다.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엑스(일론 머스크)', '버진 갤럭틱(리처드 브랜슨)', '블루오리진(제프 베이조스)'이 민간인 우주여행으로 우주 관광 시대의 문을 열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는 신개념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일론 머스크)'가 전세역전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우주에 대한 소식들이 뉴스를 통해 자주 전해지면서 미지의 세계 우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겁다.
특히 지난 2022.12.27에는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가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세계 일곱 번째 달 탐사국이 됐다. 다누리는 목표한 달 임무 궤도(상공 100km)에 진입해 약 2시간 주기로 달을 공전하고 있다.
다누리는 앞으로 1개월간 시운전을 거쳐 1년간 탑재한 과학장비 6종으로 2030년대 보낼 달 착륙선 후보지 탐색과 달 환경, 영구 음영 지역 관측, 자원 탐사, 우주 인터넷 통신 기술 검증 등 다양한 과학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바야흐로 지금은 정부 주도로 진행되던 우주개발 사업이 민간으로 이전되는 뉴스페이스 시대를 넘어 우주 항행 시대로 전환하는 중이다.
<서울라이트 DDP>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우주'에서의 일상을 꾸려갈 미디어아트 영상을 선보였다. 레픽 아나돌, 박제성 등 주목받는 미디어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으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서울의 대표 빛 축제 <서울라이트 DDP>가 2022년 12월 17일(토)부터 2023년 1월 1일(일)까지 DDP 서쪽 벽면에서 열렸다.
올해 주제는 ‘우주적 삶(Designing Life at the Universe)’이다. 12월 본 행사에 앞서 주제의 서사를 담은 미디어 아트 행사(9월)와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전시(11월)가 진행됐다. 서사는 미디어 아트 ‘코스모 워커’의 우주적 삶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으로 우주적 삶을 준비하는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한 ‘우주-백패킹’ 전시로 이어졌다.
<서울라이트 DDP>의 메인 영상쇼 타이틀은 ‘DDP 우주와의 만남, 랑데-부(Rendez-Vous)’이다. 이는 우주선을 닮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가 드디어 우주와 만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주에서 만나게 될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랑데-부(Rendes-vous)는 프랑스어로 ‘만남’을 뜻하나, 우주 항공 용어로는 ‘인공위성이나 우주선이 우주 공간에서 만나는 일’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행사의 주 무대인 DDP는 개관 초기부터 사람들 사이에 우주선을 닮은 건물 모양으로 유명하다.
<서울라이트 DDP>를 주최하는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만남의 광장’이자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우주선을 닮은 DDP에서 시민들이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품은 국내 아티스트인 뉴미디어 아티스트 ‘Nsyme(엔자임)’, 그래피티 아티스트 ‘범민’,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자이언트스텝’ 3인이 완성한 초대형 미디어 아트이다. 이번 작가 3인은 국내 예술, 디자인, 기술 분야에서 검증된 실력자들이다.
작가들은 우주라는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을 ‘초월(자이언트스텝)-순환(엔자임)-동심(범민)’의 스토리로 풀어냈다.
특히, 올해는 유현준 건축가의 목소리가 담긴 작품 설명 ‘오디오 가이드’를 신설해 작품 감상의 깊이를 더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서울라이트 DDP> 영상 상영 전 뜨는 QR을 통해 접속하면 된다.
행사는 메인 영상쇼 외에도 특별 영상이 마련돼 겨울밤 빛 축제를 더욱 풍요롭게 했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매체 예술(미디어아트)이 메인 영상 이후 시간별로 DDP 전면에 투사됐다. 또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와 새해맞이 특별 영상도 보여줬다.
기아 특별 영상은 지난 10월 기아디자인센터에서 진행한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 전시에 이어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진행되는 행사의 일환이다. DDP의 미래지향적인 이미지와 기아가 추구하는 디자인을 미디어아트로 풀어낸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은 <서울라이트 DDP>의 주제인 우주적 삶을 ‘머릿속 작은 우주 공간’으로 해석한 것으로, 기아의 디자인 철학을 실천할 5가지 디자인 원칙(Technology for Life, Bold for Nature, Joy for Reason, Power to Progress, Tension for Serenity)을 총망라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인 12월 22일(목)부터 12월 25일(일)까지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한 특별한 영상으로 교체된 영상 쇼가 진행됐다. <서울라이트 DDP> 크리스마스 행사 ‘함께이기에 외롭지 않은 크리스마스’는 임태규 작가와 스티키몬스터랩이 작품에 참여했다. 유쾌하고 따스한 크리스마스 영상으로 시민들에게 성탄절의 기쁨을 전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31일(토)에는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 ‘헬로우 2023(HELLO 2023, Heart-Beat New Year)’가 열렸다.
설렘 가득한 새해를 향해 인사(HELLO)를 건넨다는 의미를 담은 ‘범민’ 작가의 카운트다운 작품은 온라인 생중계가 동시에 진행됐다.
어울림광장에는 DDP의 명물로 사랑받았던 LED장미 2023송이가 오랜만에 시민들을 맞았다. 2023송이의 ‘LED장미정원’에서는 시민들에게 ‘소망 메시지’를 받아 장미에 부착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DDP 대로변 디자인 거리에는 대형 벌룬 빛 조형물인 ‘2023 하이! 파이브!(2023 HIGH! FIVE!)’가 포토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형물은 거대 우주비행사 복장을 한 호랑이(2022년 임인년)와 토끼(2023년 계묘년)가 마치 선수 교체하듯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DDP 실내에도 우주를 주제로 한 다양한 미디어아트와 그래픽디자인 전시가 개최된다.
행사 주제의 서사를 담은 전시 <우주-백패킹>은 국내 차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고휘, 현지원, 오수환, 진(ZEEN), 변기웅(BYEONKI)의 프로젝션 매핑 기술과 사운드 아트, 3D 디지털 작품으로 구성됐다. DDP 디자인랩 1층에 위치한 ‘미디어아트갤러리’와 ‘투명 미디어 월’에서 1월 29일(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DDP 디자인랩 1층 디자인갤러리에는 <진달래&박우혁: 코스모스> 전시가 진행 중이다. 우주 만물의 질서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처럼 질서와 조화를 가진 두 작가의 타이포그래피 작업 여정이 담긴 전시이다.
올해 <서울라이트 DDP>는 기존 보다 2미터 늘려 세계 최장 길이인 총 길이 222미터로 작품의 감동을 극대화했다.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현장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됐다.
작품의 완벽한 몰입을 위해 프로젝션 매핑을 북문쪽 DDP 외벽의 곡면 2미터를 연장했다. 정면에서 관람하면 빛으로 완벽하게 둘러싸인 DDP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오랜만에 치뤄지는 저녁시간 대면 행사이니만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행사 기간 동안 DDP 전면부를 비롯해 관람 포인트에는 70개의 대형 펜스가 설치됐다.
서울디자인재단 이경돈 대표이사는 “이번 서울라이트 DDP는 우리나라가 가진 우주적인 상상력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무대이자 이 시기를 어렵게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밝아올 새해의 희망을 보여주는 축제”라고 말했다. 2023년에는 우주영상 미디어아트처럼 우리들 삶 자체도 황홀하고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글,사진/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