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주말을 이용해 나는 회사 동료 7명과 12인승 승합차를 타고 포항을 출발하여 1시간여 만에 영덕군 강구에 도착했다. 7번 국도변에서 본 강구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어촌 풍경 이었다.
우리 일행은 강구대교를 지나 강구항으로 향했다. 길 양편으로 횟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여기 저기서 대게 찌는 솥에서 김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고 있었다.
때 마침 점심시간이라 우리 일행은 횟집으로 들어가 "영덕물회"를 한그릇씩 시키고 대게를 큰 놈으로 몇마리 주문 했다. 영덕물회는 오징어 등 여러종류의 회를 그릇에 넣고 횟장(초고추장)으로 버무리고 거기다가 물을 살짝 부어 젓는다. 맛은 그야말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물회를 한그릇씩 뚝딱 해치운 우리는 갓 쪄낸 뜨근 뜨근한 영덕대게 다리를 하나씩 잡고 살을 발려 먹었다. 대게를 다 먹어갈 쯤 식당 아주머니가 커다란 양푼이에다 게장을 다 붓고는 거기다 밥이랑 김, 참기름을 두러고는 썩썩 비벼 다시 대게 뚜껑에다 담아 주신다. 맛이 고소하면서 독특한게 부드럽다.
영덕의 별미로 배를 든든히 채운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 인근에 위치한
영덕읍 창포리 해맞이 공원으로 갔다. 우리들은 먼저 천천히 걸어서 풍력발전소가 위치한 산 정상에 세워진 고산 윤선도 선생 시비 앞에 섰다. 높이가 한길이 넘고 폭이 두 발이나 되는 거대한 자연석의 위용에 입이 딱 벌어지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고산 윤선도 선생은 영덕으로 유배를 와서 머무러시던 동안 많은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뛰어난 문학작품들을 남겼다고 한다. 이를 기리기 위해 영덕군에서 시비를 세워 널리 알린다고 한다.
탁 터인 동해의 수평선은 눈을 시원하게 해주고 바람에 출렁이는 억새는 한폭의 그림이다. 같이 동행한 한 어르신은 "이렇게 환한 파란하늘 아래 쪽빛바다와 산이 시원하게 펼쳐진 곳은 처음 봤다. 중국의 어느 명산도 이런 풍광에 비길바가 못된다" 며 환하게 웃어신다.
영덕읍 창포리 해맞이 공원은 몇해 전 큰 산불이 난 자리에 나무를 베어내고 공원을 조성했다. 큰 나무가 거의 없어 시야가 넓고 거기다 바로 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으니 가슴 까지 시원하다. 우리는 커다란 풍력발전용 바람개비을 구경하며 달맞이 산행코스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달빛이 쏟아지는 밤은 아니었지만 햇살이 따뜻한 오후라 하늘에 드문 드문 떠 있는 뭉게 구름은 더 하얗고 한가롭게 보였다.
차를 돌려 커다란 바람개비를 뒤로 하고 우리는 삼사해상공원으로 갔다. 공원 꼭대기에 있는 경북대종을 구경하고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본 후에 우리들은 "영덕 어촌민속전시관"에 들어갔다. 옛날 조상들이 대게 잡이를 하는 모습과 대게가 커 가는 모습은 신비로웠다. 또한 바다속으로 물질을 하는 사람들이 사용했던 장비며 우리 조상들의 어촌 생활 모습이 생생하게 재연돼 있었다. 어촌민속전시관 3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구항의 모습은 우리들의 머리속에 그려진 포구의 전형적인 모습 그대로 낭만스럽다.
포항으로 돌아 가는 길, 장사해수욕장 인근 7번 국도변에 위치한 "경보 화석 박물관"에 잠시 들렀다. 수십만년 수억년된 희안한 화석이 신비함을 자아 낸다. 각종 물고기 화석, 이름 모를 동물들의 화석, 나무 화석, 암모나이트(나선형 조개화석), 자수정....
전시된 화석만 수 천 점이 넘는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모든것을 다 한 개인이 수집했다는 사실이다. 경보화석박물관은 7번 국도변에 위치하고 있어 잠시 쉬면서 박물관을 구경할 수 있어 좋고 특히 체험학습과 교육을 위하여 아이들과 함께 다시 찾고 싶다. 박물관에 전시된 일부 소품과 기념품은 구입이 가능한데 기념으로 소장하거나 친지들에게 줄 선물로 안성마춤이다. 나는 가족들에게 선물 할 자수정으로 만든 귀걸이와 넥타이 핀을 샀다.
어느듯 가을의 짧은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가 고운 노을이 되었다. 우리 일행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포항으로 가는 차속에서 정답게 여행의 여운을 나누었다. |
첫댓글 아름다운 가을 여행을 하셨군요 ~~ 즐길수 있는자만이 최고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가는 이가을 맘껏 즐겨보세요 ~~사진은 행복 사진방에 많이 올려 주시구요 ~~
맞습니다요. 행복할려는 사람이 행복해 지는것 아닐까요
백두산 선생님을 따라 저도 여행한 기분이네요~~영덕 물회 먹고 싶어요 ㅎㅎㅎ~즐거운 시간 보내시고 오신 백두산 선생님 부럽습니다~~기자님이라서 글도 맛깔스럽네요^^*
별 말씀을 요. 바다님 오늘 저녁에 뵈요.
함께 잘 다녀왔습니다..하하하
소장님 오늘 저녁에 활짝 웃으시는 모습 빨리 뵙고 싶네요 하하하
영덕물회와 영덕대게 ~~ 정말 군침이 도네요. 여행은 즐거운것 같아요. 그 고장에서 나는 특산물이나 유명한 인물을 알 수 있어서 좋고, 그곳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을 담아오니 참 좋은 것 같아요. 영덕과 강구를 더욱 이해해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웃음 친구들 다같이 한번 대게 먹으러 갔으면 좋겠네요. 둘리샘 주말 즐겁게 잘 보내셔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