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일 수요일에는 딸래미가 아침에 갑자기 영화를 보자고 하여 집사람과 셋이서 메가박스에 가서 스페인 영화 <벌집의 정령>을 관람하였다. 요즘 영화관에서는 신작만이 아니라 제작되고 상영된 영화를 재개봉하는 일도 많은 편인데 이 작품은 최신작은 아니지만 전에 국내에 소개가 되었던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1940년, 카스티야 평원 지역을 배경으로 아주 어린 아이에게 세상이 어떻게 다가오고 아이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 보여주고 있는 영화다. 김원일의 <어둠의 혼>, 윤흥길의 <장마>와 같은 성장적 서사를 담은 작품이라고 비교해 볼 수도 있겠다.
어린 시절은 아름다워야 한다. 수구초심이라는 사자성어는 모든 생물이 원초적으로 자신의 생물학적 근원에 대한 회귀의 본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그것이 상처든 환희든.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한 번씩 보기를. 지금 목에 핏대를 세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당신이 열 살 이전에 짓고 있던 표정과 지금의 표정이 어떻게 다르고 같은지를 한 번 비교해 보라고. 사람은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있고 연약하고 상처 받기 쉬웠던 날들이 있지 않느냐고. 그러니 항상 죽음을 생각하고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머잖아 인생의 황혼이 오리니.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생각하자. 좋은 추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