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갯벌 람사르습지등록에 대한 논평-
습지보호지역 확대 등 실효성있는 저어새와 갯벌 보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송도갯벌이 람사르습지로 등록되었다. 내일(10일) 인천에서 열리는 습지의 날 기념행사에서 우리나라 19번째 람사르습지 인증서가 전달될 예정이다. 그동안 인천갯벌의 보전운동을 전개한 환경단체들로서 적극 환영해야 마땅하지만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송도갯벌의 람사르습지등록을 생색내기 이벤트 행사정도로 끝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대부분 갯벌이 이미 매립되어버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송도11공구의 매립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준설토투기장이 추가로 건설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인천시와 해양수산부가 더 이상의 갯벌매립이 아닌 습지보호지역 확대 등 전향적이고 실질적인 갯벌보전계획을 수립하길 촉구한다.
람사르협약은 희귀동식물의 서식지,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자연생태계로서의 습지를 범국가적 수준에서 체계적으로 보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등 멸종위기조류의 서식지로서 송도갯벌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정작 매년 백여마리의 아기저어새가 태어나는 남동유수지는 이번 람사르등록에 빠졌고 현재 어떠한 국내법에 의해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강,임진강,예성강 하구에 위치하여 그 자연생태적인 가치가 매우 높은 강화갯벌도 인천시와 강화군 등 행정기관에서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의 실질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남동유수지와 소래생태공원 등 주변지역으로의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 확대 등 후속대책과 함께 강화갯벌 관리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이번 송도갯벌의 람사르등록은 인천경기만갯벌 보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송도갯벌은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송도갯벌에서는 여전히 매립공사가 진행 중이다. 2003년 장봉도갯벌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이후 조력발전건설계획으로 습지보호지역해제와 축소논란을 겪었다. 이 모두는 인천경기만갯벌에 대한 국가적인 보호계획이 수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경기만갯벌에 대한 습지보호지역 추가지정, 갯벌국립공원지정 등 중장기적인 갯벌보전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영종도와 송도에서 추진 중인 준설토투기장계획도 전면재검토하고 준설토재활용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람사르사무국에서 이번 송도갯벌의 람사르등록에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대부분 매립되었고 지금도 매립이 진행 중이라 행정당국의 갯벌보호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람사르습지등록은 보호지역확대, 보전계획수립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이다. 조건이 이행되지 않아 등록이 취소된다면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거의 없는 국제적 망신이다. 그 끝을 알 수 없어 ’먼우금‘이라 불렸던 송도갯벌 대부분이 아파트 숲으로 변해버렸다. 이제라도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환경부는 진정성있는 자세로 GCF사무국과 EAAF파트너쉽사무국 유치도시에 걸맞고, 세계적 멸종위기조류들의 고향에 걸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나가야 한다.
인천경기만은 한반도 핵심생태축인 비무장지대와 서해안갯벌이 교차하는 곳이다. 인천경기만은 자연생태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하여 우리나라 철새들의 60%이상이 인천경기만갯벌과 인천앞바다 섬을 찾고 있다. 현재 환경부에선 소청도에 제2국립철새연구센터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환경부는 부처를 뛰어넘는 전향적인 협력으로 세계적 멸종위기조류의 보호와 세계적 갯벌보호에 나서야 한다. 습지보호는 행정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전문가, 시민단체와 지역주민이 함께 할 때 비로소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행정에서부터 열린 자세로 갯벌보전계획수립과 실행을 위해 환경단체,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번 송도갯벌의 람사르습지 등록이 생색내기 이벤트이며 습지보호의 마침표가 아닌 인천경기만갯벌보호의 전환점이자 출발점이 되기를, 인천이 미래세대와 이웃생명이 함께 하는 진정한 생태도시로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2014년 7월 9일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저어새섬사람들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010-3630-3437
이혜경 인천환경연합 사무처장 010-5251-2760
남선정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010-6436-9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