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일차
떠나기 전부터 폭우 예보를 안고 수심 찬 마음으로 출발했던 우리는 정말 너무 다행스럽게 밤 하늘에 떠있는 카시오페아 자리도 확인했다
아침 6시 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를 두고 기장과 서준은 안 온다에 걸었다.
대장님은 온다에 거셨다.
언제나 처럼 포장님은 5시에 일어나 불을 밝혀 주방일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 언제나 처럼 써니님 식단을 주관하신다.
식사 당번이 정해저 있기는 하지만 각자의 일을 서둘러 마치고 모두가 식사 준비에 바쁘다.
오늘은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짊어지고 가서 점심을 거르지 않도록 한다.
식사가 끝날 무렵 빗방울이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한다.
예보 대로 비가 심해지면 우리의 여정이 난처 해진다.
대장님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아신다.
대장님 머릿속에는 1안, 2안, 3안이 들어차 있어서 머리가 복잡하리라.
영국에서는 순찰하는 경찰이 총을 차지 않는다.
또 순찰하는 경찰이 뛰어서도 안된다.
그러면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해진다.
대장님 아무런 내색이 없다.
대원들이 불안 해서는 안된다.
어제 저녁에는 서준이가 입이 뿌루퉁한 것이 온통 못마땅한 태도였다.
캠핑하면 역시 캠프 파이어를 백미로 알고 있다.
캠프장에 도착해서 자기가 불도 피고 싶고 자랑도 하고픈 마음에 들떠서 왔는데 다른 불당번 할아버지가 불을 붙여 버려서 뽐낼 기회를 빼앗긴 것이 큰 원인일 것이다.
대장님 어찌 그런 분위기를 모르시겠나.
서준이를 불러 오늘의 할 일을 일러 주신다.
오늘 트레일 후에 캠프장에 와서는 불은 서준이가 켜야 한다고 지정해 주신다.
서준이 그 즉시 얼굴에 화색이 돈다.
살판 났다.
배려하시는 대장님을 본받았으면 이번 Death Valley 여행은 100% 성공이다.
그리고 우리가 갈 곳을 알려주신다.
Zabriskie Point다.
선두 차가 가는 모양이 갈팡질팡이다.
뒤따르는 차가 맹목적으로 따라 가야만 한다.
운전자가 무전으로 어디로 가는지 정확히 알아보라고 말한다.
그런데 깜짝 놀랄 사건이 발생했다.
조용히 컴퓨터 게임을 즐기던 서준이의 일갈 한 마디
대장님은 현명하셔서 다 알아서 가실 터이니 알아볼 필요가 없단다.
차는 돌고 돌아 Golden Canyon Trailhead에서 미지 언니와 차를 두고 장숙님이 우리 차에 옮겨 탄 후 Zabriskie Point에 도착했다.
Zabriskie Point에 도착했을 때는 비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볼 수 없다.
오히려 하늘은 푸르고 맑기 그지없다.
나는 비가 안 온다에 건 사람이다.
돈 잃을 염려도 없어지니 마음은 더욱 경쾌하다.
5백만년전 바다 깊은 곳에 잠자던 이곳이 갑자기 불쑥 땅 위로 솟아올라 저 앞에 펼쳐져있는 Badland로 변했다는 설명이 있다.
그때 함께 솟아 올라온 퇴적물 중에 소금 끼들이 세월을 두고 바람에, 물결에 조금씩 흘러내리고 쓸어 내리며 Death Valley Basin으로 흘러 내려 Borax로 남게 되었다.
이것을 발견하고 캐내는 회사가 설립되고 그 회사에서 Zabriskie를 채용해서 일을 맡겼는데 어찌나 일을 잘하고 열심히 하였는지 불모의 땅 Death Valley를 동화의 나라 신천지로 만들어 놓아 오늘날 우리가 와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단다.
그래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이 언덕을 그의 이름을 따서 Zabriskie Point라 이름 붙였다.
대장님 서준이를 불러 좀 더 자세하게 말씀하신다.
Zabriskie는 폴란드식 이름으로 폴란드 사람의 후예라고 말씀해 주신다.
Zabriskie Point Parking Lot에 차 2대를 세워두고 우리는 Golden Canyon Trailhead로 내려간다.
밑에는 미지 언니가 남아있다.
컨디션에 따라 가볍게 주위를 돌다 힘들면 차에 들어가 있어도 되고 역량 껏 조절할 수 있게 대장께서 진행하시는 것이다.
어린 서준이는 이러한 설계를 짐작할 수 없었지만 결과가 이렇게 이루어지게 대장님께서 진행하시리라는 믿음은 굳건히 갖고 있었구나.
어린 것이 기특하기도 하지
사람이 셋이 모이면 지도자가 있으면 좋다.
지도자는 만약에 일이 안되었을 때 얼마만큼 잘 해결하는가에 따라 그 공과가 결정 난다.
일이 잘되는데 채근만 하는 지도자도 있다.
없는 게 더 낫다.
대장님은 오늘 비가 오는 쪽에 걸으셨다.
나는 비가 안오는 쪽에 걸었다.
지금 비가 안오고 쾌청하다.
대장님 서준이를 잡고 이것 저것 일러주시느라 여념이 없으시다.
도토리 튀듯 불안 불안 따라오며 말대꾸하는 녀석이 귀여우신 가 보다.
힘드냐고 물으신다.
괜찮다고 대답한다.
아무리 어리더라도, 아무리 약해 보이더라도 대장님은 꼭 상대의 의견을 물으신다.
뭐 물을 것 없이 좋으실대로 시간도 절약할 겸 그냥 결정하셔도 누구 하나 토를 달지 않을 텐데
답답하게 꼭 물으신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어린애가 무얼 안다고 물으시는지.
그래도 모든 것은 의견을 묻고 듣고 수렴해서 진행하신다.
힘들지만 Red Cathedral을 거쳐서 간다고 알려주신다.
앞서 나가는 포장님은 이곳 사정을 잘 아셔서 앞서 나간다.
이미 Gower Gulch 길로 들어서 가고 있다.
대장님은 누구라도 챙기신다.
의견을 묻는다.
Red Cathedral에 들러 가려 는데 어떠냐 고?
가본 곳이니 1 마일 정도 더 먼 길지만 쉬운 길로 택해서 가겠다는 의견이다.
대장님 서준에게 Red라는 뜻도 가르치신다, Cathedral의 뜻이 무엇이냐 물으신다.
이곳 바위에서 발하는 빛의 원리를 설명하신다.
서준이 신이 나서 뛰기도 하고 이곳 저곳 경치에 감탄을 마지 않는다.
내려가는 길에서 올라가는 길로 변할 즈음에 미지 언니가 내려오는 것과 만났다.
천천히 힘 닿는 데까지 가다가 되돌아 내려가는 중이라 한다.
만나는 그 자체 얼마나 반갑고 고마운지
함께 와 함께 하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고맙다.
이제 우리는 가파른 길로 접어 들었다
서준이가 하도 이리 뛰고 저리 뛰니 사고 날 까보아 걱정이다.
걱정 중에도 써니 할머니가 제일 걱정이 커 보인다.
안전한 길로 인도하면 힘든 길로 튀어 올라간다.
미연 할머니도 덩달아 걱정한다.
친 할머니뿐이 아니다.
모든 할머니가 서준이에 매달려 올라간다.
할머니들이 서준이 잡으러 온간 힘을 다해 가파른 길을 오른다.
엉겁결에 할머니들 힘들다는 소리 한마디 못하고 Red Cathedral에 도착했다.
꼬마 하나가 할머니들을 데리고 올라갔는지, 할머니들 여럿이 꼬마 하나 모시고 갔는지 분간이 안간다.
어찌되었든 올라가 보니 장관이다.
어쩜 자연의 힘이란 이리 아름다운 것일까?
내려오면서 외계인 복장을 한 사람과 만난다.
외계인 영화를 촬영하는 곳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가끔은 등산객들과 어울려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게 해 준다고도 한다.
원님과 산사람의 발길이 빨라지기 시작한다.
이제는 위험한 코스는 다 통과했으니 빨리 내려가 Golden Canyon Parking Lot에 세워둔 차를 타고 우리가 내려 가는 동안에 빨리 Zabriskie parking Lot에 세워둔 차를 몰고 내려 오려 한다.
다 내려와서는 계곡의 벽에 기대어 허기진 배를 채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샌드위치 싸느라 분주히 움직이던 손길이 따스하게 느껴지며 졸음마저 살며시 다가온다.
잘 결인가 생시인가 들려오는 소리가 뇌리를 아른 거린다.
Death Valley에 와서 트레일을 하지 않고는 데스 밸리에 왔었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어쩜 내 생각을 이리도 잘 표현해 주는 분이 누구신가 살펴본다.
뻔하다 진사님 아님 누구겠어.
다음은 어딜까?
따라가 다다른 곳은 Natural Bridge
자연이 만들 기기묘묘한 모습의 사진을 담아놓은 안내판 앞에서 서준이에게 또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이 아름 다운 모습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또 이와 같은 모습에는 Bridge, Arch 그리고 Window라는 형태의 것이 있는데 그 들이 형성된 과정을 아주 어렵게 설명해 주신다.
그 말이 그 말 같고 도무지 이 머리로는 이해가 안 간다.
과정은 몰라도 아름답다.
바람의 힘으로 되었단다.
바람의 힘으로 되었 다니 더욱 아름답다.
물이 만들었단다.
어쨌든 정말 아름답다.
서준이에게 물으신다
이들이 어떻게 만들어 졌느냐고
서준이 대답한다.
Bridge는 물이 흘러가며 만들었고요, Arch는 바람이 지나가며 만들었습니다.
대장님 기특해서 맞은 것으로 해주고 칭찬까지 아끼지 않으신다.
자라나는 새싹의 사기도 돋아주는 기술이 아주 최고다
가자
다음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간다.
Bad water Basin, 수면 아래로 212 피트나 아래다.
근래에 비가 많이 와서 호수처럼 보인다.
그야 말로 Death Valley에 와서 여기를 보지 않고 그냥 간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아니 앙꼬 있는 찐빵을 사서 앙꼬는 버리고 빵만 먹는 격이다.
하늘은 푸르고 날씨는 화창하고 수면에 비치는 구름은 천상을 지하 세계까지 펼쳐 놓아, 보는 서준으로 하여금 황량하고 척박한 사막의 모습을 빼앗아가 버린다.
또 어느 사진 작가는 천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Bad water basin에 반사 시켜 그 이름이 간직하고 있는 어두운 이미지는 강한 반어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알려준다.
기장은 이러한 대장님을 죽도록 미워한다.
강한 반어법이다
.
Bad water Basin 밑으로 역사적으로 사라지고 지도에서도 표시가 안되던 Lake Manly가 옛 자태를 되찾았다는 소식도 전해 온다.
지난 해는 비가 많았던 해 입니다.
그래서 온 천지가 전과 다르게 푸른 빛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그와 같은 홍수가 온다는 예보를 안고 수심에 찬 여행을 떠났지만 그야말로 도우심에 따라 한발짝 옮길 때 마다 아름다운 빛을 따라 여행하는 축복을 받았습니다.
금년도 예보대로 많은 비를 내려 내년에 다시 올 때는 Lake Manly에서 새롭게 자연의 아름다움에 빠져 보렵니다.
촌음도 낭비할 수 없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아직 햇빛이 아름다울 때 우리는 더 느껴야 합니다.
그것을 알고 대장님 길을 재촉합니다.
Artists Palette로 달려갑니다.
5백만년전 지각운동을 하면서 화산재와 철,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등 많은 광물로 골짜기가 생겨났다
그런데 구리 성분은 없었다고 대장님은 말씀하신다.
그래도 구리 빛 띠는 절묘한 까닭도 설명해 주신다.
서준이는 이 곳의 아름다움에서 곧바로 주기율 표를 외우고 말겠다고 의지를 불태운다.
그렇게 느끼는 저 모습에서 오늘의 여행은 값져만 간다.
눈앞에 펼쳐진 산세는 거칠고 황량하나 전해오는 저 빛깔은 아름답고 황홀하다.
일중 어느 시간대에 보는가에 따라 빛이 현란하게 바뀐다.
구름이 끼었을 때, 오늘 처럼 잔비가 촉촉히 지나간 후나 바람이 불 때 그때 그때에 따라 느낄 수 있는 맛이 다르다고 일러주신다.
오늘은 오늘의 맛을 즐기며 간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다
빛 아래 만들어진 세상은 물과 불, 땅과 바람이라고.
그의 늘어진 수염 자락에 오색영롱한 빛이 아롱거린다.
내년에 다시 와 이 자리에 선 서준이는 무엇을 다짐하려나
첫댓글 Mainly Beacon, Mainly Lake 등등 가는 곳마다 새로운 용어도 나오고
그래도 날씨가 멋져서 멋지게 여러분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Death Valley 의 겨울은 Hiking족 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멋진 Chance
이기는 하지만 그 넘의 날씨가 가끔은 우리를 받쳐주지 못하네요
고생하셔 별 보고 올린 글 우리는 편한이 안아서 감상합니다
잘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