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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가장 먼저 읽어낼 수 있는 도시, 파리와 밀라노. 파리의 생 또노레(St. Honore)와 애비뉴 몽테뉴(Avenue Montaigne), 그리고 생 제르망(St. Germain), 밀라노의 비아 몬테 나폴레오네(Via Monte
Napoleone)와 비아 세인트 안드레아(Via S. Andrea), 그리고 비아 델라 스피가(Via Della Spiga)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그곳을 더욱 트렌디한 곳으로, 유행을 창출해내는
근원지로 꼽게 만드는 다양한 감각의 패션 브랜드 숍들이 즐비하기 때문.
국내 시장에 잠입하여 점차로 대중화를 이루고 있는 해외 브랜드들. 그 가운데서도 이태리와 프랑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브랜드들의 활약은 왕성하다. 크리에이티브한 감성과 전통이 살아있는, 프랑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명품 하우스인 에르메스와 루이 비통, 샤넬, 세린느, 크리스찬 디올. 이태리의 장인 정신과 실용성이 가미된 트렌디한 감각으로 탄생한 구찌와 돌체 앤 가바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살바토레
페라가모, 프라다 등은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해외 럭셔리 패션 브랜드이다. 프랑스와
이태리 현지에서도 이 브랜드들의 인기는 두말할 나위가 없으며, 국내에서는 국내 시장에 선을 보이기도
전에 이들을 향한 구애가 시작되었으며 그 열기에 힘입어 오늘날 활기를 띠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제는 너무도 익숙해진 프랑스와 이태리의 럭셔리 브랜드. 그러나 모든 브랜드들을 섭렵하고 있다고 자신하기에는 이르다. 많은 브랜드 레이블이 국내에서 상당한 활약으로 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이태리 현지에서는 또다시 새롭게 떠오르며 트렌드 세터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으니 말이다.
실제로 밀라노 출장 중에 목격한 이태리 브랜드 ‘토즈(Tod's)’와 ‘호간(Hogan)’-토즈의 세컨 브랜드로 주로 캐주얼한 감각의 스니커즈와 백으로 유명하다-의 매장 앞에 늘어선 긴 행렬-비록 세일 기간
중이긴 했지만 양손에 토즈나 호간의 쇼핑 백을 가득 들고 서 있는-은 이 브랜드들의 인기를 실감하게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심플하면서도 트렌디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디자인과 세련된 컬러 조화, 이태리
특유의 장인 정신이 배어 있는 듯한 견고한 마무리와 고급스러운 소재, 실용성 등이 눈에 띄는 토즈와 호간. 이 두 브랜드의 슈즈와 백은 패션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거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라면
이미 하나 정도쯤은 소지하고 있을 법한 아이템이다. 그렇다면, 이 브랜드들에 그토록 이태리인은 물론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앞에서 언급한 탁월한 품질과 실용적이면서도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이 큰 요인으로 작용을 했을 터이고, 여기에 브랜드 네임 벨류가 주는 신뢰도를 빠뜨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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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컬렉션에서 프레스들과 패션 피플들의 갈채를 받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태리 브랜드
‘마르니(Marni)’. 디자이너 콘수엘라 캐스티글리오니(Consuela Castiglioni)가 표현하는 마르니는 이태리 브랜드로서는 보다 감성적인 디자인 세계를 펼쳐 보이고 있으며, 지난 2000년 런던과 밀라노의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이어서 작년에는 파리와 뉴욕 그리고 도쿄 등에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에는 현재 콜렉티드 숍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분더숍(Boon the Shop)에서
마르니를 만나볼 수 있지만, 소수의 아이템만 소개되고 있어 마르니의 진정한 매력을 파악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이 밖에도 이미 그 명성을 쌓아가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이국적인 프린트가 매력적인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 이번 시즌의 새로운 트렌드인 프린즈(Fringe)가 더해져 더욱 매력적으로 변신한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netta)’, 그리고 ‘로베르토 카발리(Roberto Cavalli)’
등과 같은 이태리 브랜드들의 앞으로의 활약도 눈여겨 볼만하다.
물론, 국내 소비자들에게 아직은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세계적으로 패션 아이콘이 되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들의 숫자도 만만치 않다.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감각이 묻어나는 프랑스의 슈즈 브랜드들.
특히나 프랑스의 화려한 디자인 세계만큼이나 다양함을 자랑하는 ‘메인드 인 프랑스’슈즈 브랜드들은
프랑스 디자이너만의 크리에이티브한 감성을 읽어내기에 충분하다. 세련된 레이블만큼이나 멋스러운 디자인의 여성용 슈즈를 선보이고 있는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파리의 생 제르망에 위치한 그의 숍 인테리어는 신비로운 감각을 발산하며, 이와 조화를 이루며 진열된 슈즈들은 보는 이를 감탄하게 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차츰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엘네스토 에스포지테(Elnesto Esposite)’, 모자 디자인을 시작으로 슈즈와 백을 아우르는 다양한 색채의 액세서리로 시선을 끄는‘자크 레 코레(Jacque le corre)’, 생 또노레에 위치한 블랙 외관의 숍에서부터 시크한 매력을
물씬 전하는 ‘로돌프 므늬뒤에(Rodolphe Mehudier)’ 등도 스타일리시한 감각이 돋보이는 슈즈와 백을 선보이고 있는 떠오르는 브랜드들이다.
국내에서는 그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80년의 역사를 가진 프랑스의 오트 쿠틔르 브랜드 ‘발렌시아가(Balenciaga)’. 한 동안 패션 트렌드에서 조금 밀려 있던 발렌시아가가 최근 들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여기에는 디자이너 니콜라스 게스키에르의 역할이 크다. 그가 파리 컬렉션을
맡게 된 후로 발렌시아가는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며, 지난 해 길게 늘어진 지퍼 장식이 특징이었던 발렌시아가 백은 패션 에디터나 패션 피플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었을 정도로 패션 트렌드의 중심으로 돌아
온 것. 또한, 스텔라 매카트니가 떠난 자리를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자 조력자였던 피비 필로가 어떻게 채울지 궁금하게 했던 ‘클로에(Chloe)’도 국내에서는 아직 만나보기 힘든 브랜드. 파리의 생 또노레에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물론 파리의 트렌드 세터들이 즐겨 찾는 편집 매장 ‘콜레트(Collette)’에서도
클로에의 매력적인 의상들의 인기는 피비 필로의 창조적인 감성에 점수를 더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도회적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의 의상들과 액세서리로 떠오르는 ‘바바라 부이(Barbara Bui)’나 자연스러움과 아방가르드한 감각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네스 드 라 프레상쥬(Ines
de la Fressange)’도 젊은이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이다.
올 해에도 국내 시장에서의 자리 매김을 엿보고 있는 브랜드들의 런칭 준비로 패션계는 분주하다. 위에서 언급한 이태리의 핫 브랜드와 프랑스의 쿨 브랜드들은 언제쯤 국내에서 만나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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