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꿈 꿔오던 아이들과의 지리산 종주..
드디어 올해는 가능했다.
하지만 장마 뒤라서 인지 지리산은 구름속에 갇혀버렸다..
그 구름속을 헤치고 지리산에서의 2박을 하며 노고단에서 천왕봉.. 그리고 중산리 까지의 약 38km의 여정을 담아봅니다.
지리산의 장엄한 일출도, 지나는 발 아래 깔리는 운무도, 밤하늘의 별빛도 보지 못한 산행이었지만 자연의 푸르름 속에서 느끼는
육체의 고통과 희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인내와 끈기, 그리고 형제와 가족의 의미를 알게해준것 같아서 꽤 보람은 있었던 산행
이었습니다.
우리의 여정을 잠시 보여드리겠습니다.
대구까지는 승용차로.. 대구 서부정류장에서 4시 50분 남원행 버스를 탑니다.
남원에 6시50분 도착해서 터미널 앞 중국집에서 애들은 짜장면, 나는 뽂음밥으로 저녁을 먹고 택시로(\40,000원) 저녁 8시에
성삼재에 올랐습니다. 이미 날은 어두워지고 렌턴을 꺼내들고 어둠속에 노고단 대피소를 향합니다.
물론 관리직원에게는 하지도 않은 대피소 예약을 해두었다고 구라를 치고는 말이죠..
왜냐구요..? 물론 이튿날의 일정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해서지요.
이튼날 4시 기상에 아침식사로 미역국에 햇반을 말아 먹은후 5시 30분 출발 입니다.
간밤의 지갑 소동으로 저는 3시간도 못자고 출발 합니다.
대피소에서 무거운 걸음으로 오르기를 20분 노고단 고개 입니다. 여기서 천왕봉 25.5 km 입니다.
곰들이 많아지긴 했나 봅니다. 곳곳에 주의 표지판입니다.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피아골 삼거리 입니다.
반야봉 갈라지는 노루목 입니다.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가 갈라지는 삼도봉 표지기 입니다.
6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연하천 대피소 입니다.
많이 변했더군요.. 여기서 라면에 햇반으로 점심을 마친후 세석을 목표로 출발합니다.
끊임없이 내리는 비에, 구름에 습기를 가득 머금은 강풍에 대단한 날씨 였습니다.
연하천에서 벽소령도 만만찮은 구간 입니다.
어느덧 벽소령 대피소 .. 혹시나 싶어서 렌턴용 건전지를 예비로 하나 사서(첫날밤에 너무 많이 사용한 관계로..) 출발..
종주하면서 늘 가장 반가운 선비샘입니다. 여기서 그동안 피로에 젖은 발을 족욕으로 시원하게 씻어 내며 쉬어 갑니다.
이른 새벽부터 출발한 여독이 쌓여 갑니다..
벽소령 - 세석이 마의 구간 입니다. 어른들도 힘든데 아이들이야 말할것도 없습니다.
게다가 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제 지리산 종주길은 정비가 워낙 잘되어 고속도로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목표는 2,7lkm .. 오늘 산길을 거의 21km를 걷는 것입니다.
세석에 저녁 7시 도착 가져간 쌀로 밥을 해먹고 이튿날 아침 남은 밥을 데워서 먹고는 출발 입니다.
세석 대피소 뒤편 촛대봉입니다.
여기에 오르면 천왕봉이 지척에 보이련만 여전히 안개 속입니다.. 우리는 안개지만 지상에서 보면 구름이지요.
이른 아침 흩날리던 빗방울은 이젠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안개는 여전하군요.
바람에 풀들이 눕습니다..
드디어 장터목 산장입니다. 천왕봉은 가까워 지고 있네요..
대피소 앞 마당엔 헬기로 실어 내릴 쓰레기 정리가 한창 입니다.
천왕봉 대피소에서의 휴식후 천왕봉 정복을 시작합니다.
하늘의 도우심인지 제석봉에 오르면서 날이 개입니다..
맑고 깨끗한 파란 하늘과 초록의 풀들이 너무너무 아름다왔습니다..
하지만 천왕봉은 아직도 그 자태를 구름속에 숨기고 있습니다.
1800m가 넘는 고원지대에 천상의 화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제 정상... 결국 왔습니다.
그동안 힘든게 아이들 표정에 그려져 있습니다. ㅋㅋㅋ
중산리쪽 하산중에 만난 개선문 입니다.
이곳은 하산중 만난 다리... 날씨가 완전히 다릅니다.
하산후 시간이 어지중간해서 중산리에서 진주행 막차를 탈수밖에 없었는데 진주에서 대구행 마지막 버스는 10분전에 떠나고 없더군요. 할수없이 마산으로 해서 마산 - 대구행 막차를 타고 대구 도착후 안동까지 운전하고 오니 밤 12시가 훨씬 넘어서 안동에 도착 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의 지리산 종주 산행은 무사히 마쳤습니다.
돌아와서 한 이들 쉬면서 아이들에게 약속한 통닭, 피자등 간식을 사주었더니..
애들이 하는말.. 산에서는 시원했는데 집은 너무 덥답니다.. 그래서 한번 더 갈까 했더니 이젠 산에는 절대 안간다는 데요 ㅎㅎㅎ
첫댓글 저렇게 예쁘고 가녀린 다리로 그 먼길을 걷게 하다니 너무 잔인한 아빠네요.눈물 나려고 해요.. 하여튼 대단한 가족입니다. 다녀온 아이들 맨날 맨날 피자 통닭 사주셔야겠어요.
그 힘든길은 잘
대단해요```지리산 추억만들기....애들 가슴에 영원히 기억에 남을겁니다~~~즐산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