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두 사람이 긴 여행을 떠났습니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오랜 시간 여행을 하다보니 두 사람은 지칠대로 지쳐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가지고 있던 양식도 떨어져 배가 고파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 놀랍게 이들 앞에 집 한 채가 나타났습니다. 방안에 들어가 보니 뜻밖에도 먹음직스런 과일이 가득 담긴 바구니가 천장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아, 저 과일을 실컷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너무 높은 데에 매달려 있어서 꺼내 먹을 수가 없군.”
한 사내가 어둡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내가 반색을 하며 말했습니다.
“정말 맛있어 보이는군. 침이 꿀꺽 넘어갈 만큼. 저 과일을 꼭 꺼내 먹어야 겠어.”
“아니, 저렇게 높은데 매달린 과일을 꺼낼 방도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과일 바구니를 미리 포기한 사내가 눈을 둥그렇게 뜬 채 물었습니다.
“보게나. 높은 곳에 매달려 있어서 분명 손에 닿지 않네. 그런데 저 과일 바구니를 누가 저기에 달아놓았다고 생각하나?”
“그야… 누군가가 매달아 놓았겠지.”
“그래 바로 그걸세. 누군가가 저 곳에 과일 바구니를 매달아 놓았다면 누군가가 꺼 내 먹지 못할 일도 없을 걸세.”
처음부터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던 사내가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곧이어 그가 골방에서 사닥다리를 찾아냈습니다.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사닥다리를 올라 탐스런 과일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도전의식과 질문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머뭇거리지 않고 용기있게 가능성을 향해 행동하는 태도와 좋은 질문을 통해 문제 해법을 찾아가는 태도가 그것입니다.
‘높은 곳에 매달린 과일을 꺼낼 방도가 있는가?’
‘누가 천장에 과일 바구니를 매달았다고 생각하는가?’
두 사람의 이런 상호 질문이 절박한 당면 상황을 타개하는 열쇠 같은 구실을 한 것입니다. 질문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고, 질문의 결과로 간절했던 과일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교육은 질문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왜? 궁금증과 의문, 호기심이 있는 곳에 질문이 생기고 배움이 꿈틀거리며 왕성한 배움의 연소작용 끝에 지혜의 문을 두드릴 수 있습니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낯선 곳에서 집을 찾으려고 할 때 열 번 물어보는 것보다 한 번 헤매는 것이 더 나 쁘다’
이 말은 모르는 일이 있으면 누구에게든 거듭 물어서 알고 싶은 일을 명쾌하게 알아야 된다는 의미를 일깨웁니다.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 하다보면 힘은 힘대로 들고 제대로 알아낸 것도 없을 뿐 아니라 나중에는 낭패를 당하거나 후회하는 일을 겪게 되기 십상입니다.
요즘 교단에 '질문 있는 교실'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좋은 질문은 더 좋은 해답을 얻어내는 것처럼 아이들의 문답식 수업 속에서 멋진 지혜를 창조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 묻고 답하고 가르치는 과정 속에서 함께 성장한다는 놀라운 비밀을 함께 일깨워 나갔으면 합니다. 머리에는 물음표, 가슴에는 느낌표를 지니고 “질문 있습니다.” 질문이 살아나는 산 교육을 전개할 때 아이들은 진정한 학습의 주체로서 거듭 나게 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