孔子之去齊 接淅而行 去魯 曰 遲遲吾行也 去父母國之道也
可以速而速 可以久而久 可以處而處 可以仕而仕 孔子也
공자지거제 접석이행 거로 왈 지지오행야 거부모국지도야
가이속이속 가이구이구 가이처이처 가이사이사 공자야
● 淅(일 석) : 쌀을 일다, 씻은 쌀, 바람소리, 처량하다
● 接(이을 접) : 잇다, 접촉하다, 모으다, 가까이하다, 받다
공자님이 제나라를 떠날 때는 쌀 씻는 도중 그 쌀을 모아서 떠날 정도로 빨랐다. 노나라를 떠날 때는 느리고 느리도다, 나의 발걸음이여라고 말했다. 이것이 부모의 나라를 떠날때의 도리이다.
빨리 떠날 수 있으면 빨리 떠나고 오래 머물수 있으면 오래 머물고 처사로 은둔할 수 있다면 은둔해 있고 벼슬할 수 있다면 벼슬하는 그런 분이 공자이시다.
孟子曰 伯夷 聖之清者也 伊尹 聖之任者也 柳下惠 聖之和者也 孔子 聖之時者也
孔子之謂集大成 集大成也者 金聲而玉振之也
공자왈 백이 성지청자야 이윤 성지임자야 류하혜 성지화자야 공자 성지시자야
공자지위집대성 집대성야자 금성이옥진지야
● 振(떨칠 진) : 떨치다, 떨다, 진동하다, 구원하다, 받아들이다, 정돈하다
맹자 말하기를 백이는 성인으로 맑은 사람이다. 이윤은 성인으로 책임감을 가진 사람이고 류하혜는 성인으로 조화를 구현한 사람이다. 공자님은 성인으로서 때에 맞게 책임감과 조화와 맑음을 구현하신 분이다.
공자님을 집대성이라 말한다. 집대성이란 것은 쇠로된 특종을 쳐서 소리를 시작하고 옥으로 된 특경을 쳐서 소리를 정돈하는 것을 말한다.
<해설>
쇠와 옥이 무슨 의미인지 쉽지 않지만 고대 음악 시스템을 알면 어렵지 않다. 음악에 사용하는 악기는 8가지로 나누어진다. 쇠, 돌, 실, 대나무, 박, 흙, 가죽, 나무(金石絲竹匏土革木)로 이를 8음이라고 부른다. 쇠로 만드는 금부(金部)의 악기는 편종(編鐘), 특종(特鐘), 방향(方響), 징[鉦], 나팔[喇] 등이 있고, 석부에는 편경(編磬), 특경(特磬) 등이 있다.
음악을 시작할 때 금부(金部)에서 먼저시작하게 되는데 이때 크게 만들어진 단독 종(特鐘)을 먼저 울리게 된다. 음이 연주된 후 석부(石部)에서 단독으로 된 경쇠(特磬)을 두드리면 음악이 단락을 맺게 되고 나머지 음들이 다시 연주되게 된다고 한다.
특종을 쳐 시작하고 특경으로 음악을 단락 맺는 이 과정을 집대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자는 편종이나 편경과 같은 독주 음악이 아니라 오케스트라 연주처럼 다양한 소리를 모두 모은 것 같은 분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떨칠 진(振)을 떨치다, 진동시키다로 번역하게 되면 뜻이 달라지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공자가 성인중에 時에 맞는 분이란 뜻은 한 가지만 사용하는 분이 아니라 시시각각의 상황에 따라 그 상황에 가장 적중하는 수단을 사용하는 분이란 뜻이다. 벼슬할 상황이면 벼슬하고 떠나갈 상황이면 떠나는 분이지 고집스럽게 한가지 원칙만 고수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동풍이 불면 약간 서쪽으로 화살을 쏘아야 적중하는 것처럼 도의 실현이 중요한 것이지 바람이 부는데도 정중앙만을 겨냥해 화살을 쏘게 되면 과녁을 벗어나게 되는 그런 상황에 백이나 이윤, 류하혜를 두고 있는 셈이다.
金聲也者 始條理也 玉振之也者 終條理也 始條理者 智之事也 終條理者 聖之事也
智 譬則巧也 聖 譬則力也 由射於百步之外也 其至 爾力也 其中 非爾力也
금성야자 시조리야 옥진지야자 종조리야 시조리자 시지사야 종조리자 성지사야
지 비즉교야 성 비즉력야 유사어백보지외야 그지 이력야 기중 비이력야
● 條理(조리) : 일을 하여 가는 도리, 일의 가닥
● 由(말미암을 유) : 말미암다, 겪다, 따르다, 역시, ~로 인하여, ~에서, 쓰다, 행하다, 마치 ~와 같다
쇠의 소리라는 것은 일의 도리를 시작하는 것이고 옥으로 그 음을 정돈한다는 그 일의 도리를 마치는 것이다. 일의 도리를 시작하는 것은 지자의 일이고 조리를 마친다는 것은 성인의 일이다. 지혜는 비유하면 공교한 기교이며 성은 비유하면 힘이다. 백보 밖에서 활쏘는 것과 같은데 과녁에 이르게 하는 것은 너의 힘이지만 그 과녁에 적중하게 하는 것은 힘이 아닌 공교함이다.
<해설>
공자가 얼마나 대단한 성인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백이나 이윤, 류하혜가 성인이기는 하나 어느 한쪽에 치우친 성인임에 반하여 공자는 이들의 장점을 집대성한 완전한 성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멀리서 화살을 과녁 정중앙에 맞추기 위해서는 힘과 활쏘는 기술 모두 필요한데 공자는 성인으로서의 힘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의 기교까지 겸비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원칙을 적용해 항상 과녁에 적중시키는 완벽한 성인이라는 맹자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