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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영화 같은 사랑이... (1화)
백화 문상희 (중편소설)
*이 소설은 어느 한 여인이 살아온 일대기를
문자로 보내와 기본 베이스로 쓴 소설입니다.
1부) 부모 없는 하늘아래
오늘은 동행대학교 사범대학 졸업식이다.
정든 대학을 떠나는 영희였으니 오늘만큼은
해방감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영희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함께 사업 컨설팅에 가시다가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셨다.
영희는 졸업식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말씀이 생각나서였다.
영희가 중학교 일 학년 입학 때 일이었다.
"우리 영희가 벌써 중학생이 되었네?
우리 영희는 커서 뭐가 되고 싶을까?"
"엄마 아빠, 나는 커서 선생님이 될 거예요!"
"선생님 하려면 우리 딸 열심히 공부해서 사범대학
가야 되는데?"
"아이고 걱정 마세요!
이번 졸업 시험에서도 제가 일등 했잖아요!"
"그래, 장한 우리 딸!
이제부턴 이영희 선생님이라고 불러야겠네?"
"에이, 놀라지 마세요! 호호호호"
영희는 하늘을 쳐다보며 나직이 말했다.
"엄마 아빠, 저 사범대학 졸업했어요!"
엄마 아빠가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시고
외할머니는 부모가 없는 영희를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외동딸이었던 할머니는 외동딸인 엄마를 낳으셨고
엄마 역시 외동딸인 영희를 낳았다.
삼대가 외가로 이어진 외동딸 집안이었다.
오늘 졸업식장에도 할머니가 축하 꽃다발을 가지고
오셨다.
"아이고 할매!
아직도 2월이라서 날씨가 추운데 어떻게 여기까지
나오셨어요 글쎄!"
"영희야, 내가 안 오면 어떻게 하니?
나라도 축하 꽃다발을 울 손녀에게 안겨줘야지 안 그래?"
"할매요!
후배들에게 꽃다발 많이 받았답니다.
여하튼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추운데 이 목도리라도 하세요!"
영희는 하고 있던 목소리를 풀어서 할머니 목에
매어드렸다.
졸업생들은 졸업 축하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느라 난리가 아니었다.
할머니와 돌아서가던 등뒤로 누군가가 불렀다.
"어이~, 이영희!
모델 섭외까지 들어온 우리 학번 최고의 미인이
파티에 빠지면 안 되지!"
"아~, 철호형!
나는 할매가 오셔서 집으로 가야 돼 미안해!"
영희를 부른 사람은 같은 과 학생회장
유철호였다.
영희가 대학교 3학년 때 모델 제의가 들어온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영희는 학업을 마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모델 제의를 거절했었다.
또한 연예인들의 소문이 좋지 않은 것을 많이
봐왔기에 내키지도 않았다.
영희는 졸업식이 끝나고 졸업파티에 가자는
친구들의 요청을 마다하고 할머니와 집으로 향했다.
"할매요!
할매도 저도 오뎅을 좋아하니까 우리 오뎅하고
떡볶이 순대 먹으러 가요!"
"아이고 영희야!
오늘같이 기쁜 날 너 좋아하는 함박스테이크 먹어야지!
너는 어릴 때 함박스테이크를 무척 좋아했단다.
그래서 네 어미가 간 소고기에 당근과 양파를
듬뿍 넣어서 만들어 너에게 먹였단다.
"아이고 할매요!
오늘 같은 날은 양식집에도 졸업생이 엄청 많아요!
그러니까 그냥 집 앞에 떡볶이 집으로 가요!"
"그래, 그러면 그러자꾸나 영희야!"
영희는 기어이 할머니를 모시고 떡볶이순대와
오뎅을 먹고 집으로 들어갔다.
영희는 집으로 들어가서 커피와 할머니가 좋아하는
쌍화차를 타 가지고 거실 소파로 갔다.
"할매요!
할매 좋아하시는 쌍화차 드세요!
저 졸업 때까지 키워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대학도 졸업했으니 지금부터 편하게 모실게요!"
"아이고 나는 영희네가 안 아프고 무탈하게
커준 것만 해도 고맙구나!
네 에미 애비는 네가 교편 잡는 것을 원했지만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잘 생각해 보거라!"
"예, 알겠습니다 할매요!
엄마 아빠가 말씀하신 것도 생각해 볼게요!"
영희는 어릴적에 들은 엄마 아빠의 말씀과
할머니의 손길로 정성껏 키워주신 고마움을
마음속으로 다시금 되새셨다.
영희는 잠들기 전 하늘에 계신 그리운 엄마와
아빠를 생각하며 자신을 향한 편지를 썼다.
엄마를 만나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세상
언제부터였던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
엄마가 말했지
이 세상은 잠깐 소풍 온 거라고
다 비워 내며 살아야만
더 좋은 것들을 채울 수 있는 거라고
내가 서른 즈음에 엄마가 그렇게 말했지
마음은 보이지 않는 것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
그것들을 사랑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지
사랑하는 마음과 희생하는 마음
미움이 없는 마음 그리고 화가 없는 마음
이런 것들로 마음의 집을 지어야 해
그게 바로 영원한 너의 집이야
네가 세상소풍을 끝내고 돌아갈 집인거야
내가 돌아갈 그곳
내 인생 여정 끝내고 가야 할 본향
내게는 저 세상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으니까
그래서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아
날 기다리는 반가운 사람들
엄마도 아빠도 만나는 기쁜 날
엄마 덕분에 맘 편히 살다가 왔다고,
엄마는 나의 멋진 스승님이었다고,
엄마 말씀을 새겨들으며 살았노라고 말 할거야
엄마를 만나면 참 잘했어,
그렇게 말씀하시겠지
엄마, 사랑해요
나의 참 좋은 엄마 사랑합니다.
영희는 졸업 후 초등교사를 할지 피아노 학원을 할지
망설이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피아노 학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영희는 교사 임용고시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교편을 잡으면 하루 종일 할머니를 보살펴
드릴 수가 없어 피아노 학원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영희는 대학교 1학년때 전국 피아노 콩쿠르에서
입선한 것이 동기부여가 되었다.
학원 준비 자금은 부모님이 영희의 미래를 위해
은행에 예치해 두었던 돈으로 학원 개설을
준비했다.
영희는 일 년동안 장소와 간판 내부시설 전단지
광고 등 제반사항을 여기저기서 알아봤다.
일년 후 결국 교사보다 학원을 선택하고 집 근처
방배동에 피아노 학원을 오픈했다.
그것은 영희가 좋아하는 피아노를 계속 칠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영희가 피아노 학원을 오픈하고 첫 번째 수강생은
같은 건물에 만화가게 아들과 딸이었다.
"원장님, 피아노 학원 개원을 축하드려요!"
"안녕하세요 만화방 사장님!
아드님과 따님 둘 다 수강생 등록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애들이 피아노 학원을 가겠다고 우겼는데
마침 같은 건물에 피아노 학원이 들어와서 다행입니다."
만화가게는 같은 건물 이층에 마주 보고 있었다.
영희는 가끔씩 만화가게에 들러 순정만화를 빌려왔다.
영희는 사실 만화도 만화지만 첫 번째 수강생으로
보내준 것에 대한 답례로 자주 들린 것이다.
2부) 우연이 필연으로
그리던 어느 날 만화가게 윤정이 엄마가 영희를
불렀다.
"원장님, 우리 건물 지하에 가수가 노래하는 카페가 생겼어요!
제가 주스 한잔 살게요!
우리 여자끼리 내려가서 구경삼아 주스나 한잔하러
갑시다."
영희는 머뭇거리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만화방 윤정이 엄마가 영희의 옷소매를
잡아끌면서 가자는 눈짓을 했다.
영희는 굳이 거절하기도 뭐해서 따라나섰다.
그곳은 현란한 조명아래서 가수가 나와
피아노를 치며 노래 부르고 분위기가 좋았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면서
뭘 시킬까 의논을 할 때 한 남자가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만화방 사장님!"
"네~, 천수씨 오셨군요!
누구 일행이 있나요?"
"아니요?
그냥 음악 들으면서 술 한잔 할까 해서 왔답니다."
"네~, 그럼 여기서 같이 한잔 하게 앉으세요!"
"아참, 서로들 인사하세요!
여기는 우리 건물 피아노학원 원장님 이시구요
이쪽은 우리 남편 후배인 유천수 씨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천수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맑은 소리 피아노학원 원장 이영희입니다."
유천수는 훤칠한 키에 얼굴도 시원하게 잘생긴
미남이었다.
다행히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와 세 사람은 대화를
할 수가 있었다.
"오늘 우연히 만났으니 제가 간단하게 맥주 한잔
살게요!"
"아이고 그럼 유천수 씨 덕분에 한잔해볼까요?"
말을 끝낸 유천수는 벨을 누르고 맥주와 과일
안주를 시켰다.
유천수는 일어나서 커다란 키에 허리를 굽히고
정중하게 맥주를 따렀다.
세 사람은 담소를 나누며 맥주를 마셨다.
"원장님!
전 아직도 애인이 없는 총각입니다.
원장님은 제 마음에 쏙 드는 저의 이상형이고 미인이십니다."
"아이고 칭찬이 과하십니다.
제눈에는 선생님이 더 멋지십니다."
"아이고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난 천생연분이니
잘해보세요!"
윤정이 엄마가 나서서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나저나 어린이대공원 식물원이 새 단장을 해서
오픈했다는데 구경이나 하러 갈까요!"
천수가 영희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전 피아노 학원을 하느라 시간이 없답니다."
"아이고 일요일에 두 분이 가면 되겠네요 뭐!"
윤정이 엄마가 두 사람을 부추기며 말했다.
"그럼 이번 주 일요일 9시쯤 저기 경문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릴게요!"
영희는 수줍어서 대답을 못하고 듣고만 있었다.
세 사람은 주문한 맥주와 과일을 다 먹고 일어섰다.
"원장님, 일요일 9시에 경문고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릴 테니 꼭 나와주세요!"
천수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영희에게 말했다.
"네~, 시간이 될지 모르겠네요!"
영희는 말끝을 흐리며 말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두 분 안녕히 들어가세요."
두 사람은 천수를 보내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원장님, 사실은 천수 씨가 우리 남편 만나러 왔다가
만화가게에서 원장님을 보고 홀딱 반했답니다.
천수 씨는 우리 신랑이 학생회장 할 때 부회장을
했는데 지금까지도 친해요!
그리고 우리 신랑이 참한 아가씨를 소개했는데
단번에 거절했데요!
자기 눈에 콩깍지가 끼어야 장가를 간답니다.
천수 씨가 원장님을 보고 콩깍지가 끼었나 봐요!
그래서 저에게 주선을 부탁했어요!
대학교 유도부에서 운동을 한 사람이고 또
직장도 대기업 사원이에요!
그리고 천수씨는 정읍군수님 아들이라 명문가
자손입니다.
그런 사연을 알면 아가씨들이 줄을 설 텐데
과묵한 사람이라서 그런 말 절대 안 해요!
그러니까 일요일에 만나서 진솔하게 교제를
해보세요!"
"네~, 저는 갑자기 받은 제의라서 지금도 얼떨떨합니다."
"에이, 그러지 마시고 좋은 남자니까 나가보세요!"
"예~, 알겠습니다. 안녕히 들어가세요!"
영희는 윤정이 엄마에게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왔다.
이튿날 피아노 학원에 부모님 상담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원장님!
우리 집에 큰딸이 치던 피아노가 있답니다.
큰딸은 지금 프랑스에 유학을 갔고요
늦둥이 막내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싶은데
딸 애가 피아노에 취미가 없답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출장비 드릴 테니까 오셔서 우리 아이에게 피아노
시범을 보이시고 학원에 나가도록 얘기 좀 해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여기 주소와 전화번호 있으니 집 근처에서
전화 주세요!
집은 큰 도로 길 건너편 경문시장 쪽입니다."
"네~, 일요일 아침에 전화드리고 찾아뵙겠습니다."
영희는 처음 개원을 해서 홍보와 수강생 모집에
열중했다.
일요일 아침 수강상담이 들어온 집에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 피아노 학원 원장입니다.
언제쯤 찾아뵈면 될까요?"
"아~, 원장선생님!
언제든지 오셔서 벨 눌러주시면 제가 나갈게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조금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영희는 지천수 와의 약속을 까맣게 잊은 채
경문시장 쪽으로 향했다.
영희는 대문 앞에서 벨을 누르자 바로 육중한 철문이
철컥하고 열렸다.
안으로 들어선 영희는 깜짝 놀랐다.
100평이 넘을듯한 마당에 잔디와 소나무가 예쁘게
조경이 되어있었고 차고 쪽에는 링컨 컨티넨탈
이라고 쓰여있는 최고급 수입차가 있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원장선생님!"
"네, 안녕하세요!"
거실로 들어가자 커다란 벽난로가 눈에 들어왔고
창문 쪽에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다.
"여기 앉으세요 원장선생님!
"예~, 고맙습니다."
"춘천댁~!
저번에 예주 아빠가 미국서 가져온 콜롬비아
원두커피 좀 내려서 가져오세요."
"예, 알겠습니다 사모님!"
주방에서 드르륵드르륵 하는 소리가 들리고
한참 후 여자가 커피를 가지고 나왔다."
"커피 드시면 2층에서 예주를 데리고 올게요!"
"네~, 커피 향기가 아주 좋네요!"
"네~, 예주 아빠가 대기업 임원이라서 미국 출장을
가면 이것저것 사가지고 온답니다."
그때 이층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가 내려왔다.
"예주야?
길 건너 피아노 학원을 하시는 원장선생님께
인사드려라!"
"네, 안녕하세요!
김예주입니다."
"응, 예주는 올해 몇 학년일까?"
"예, 원장선생님, 중학교 2학년입니다."
"언니는 다소곳한데 쟤는 남자애들처럼 축구나
운동을 좋아한답니다.
예주에게 원장선생님 오신다고 얘기를 했으니
커피 드시고 시범을 좀 보여주세요."
"네~, 사모님 알겠습니다."
영희는 피아노에 앉아 건판을 시험한 뒤
베토벤 월광소나타를 아다지오 포르테를
오르내리며 신들린 듯 쳤다.
그 곡은 영희가 콩쿠르에서 입선한 곡이었다.
연주가 끝나자 사모님과 주방 아주머니 그리고
예주까지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와~, 원장선생님!
피아노를 그렇게 잘 치실줄은 몰랐습니다.
정말로 감동입니다."
"예~, 고맙습니다. 사모님!
이 곡으로 전국 피아노 콩쿠르에서 입상을 했답니다."
"예주야~, 봤지?
너도 열심히 하면 원장선생님처럼 피아노를
칠 수가 있단다."
"엄마, 나는 피아노보다 축구가 더 좋아요!
엄마가 자꾸 나가라고 하니까 가기는 가볼게요!
"아이고, 예주야 잘 생각했다.
내일부터 학교 끝나면 길 건너 맑은 소리 피아노
학원으로 가거라 알았지?"
"예, 알았어요 엄마."
예지는 그 말을 하고 이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춘천댁~, 아침에 얘기한 스테이크 하고 점심 좀
차려주세요!"
영희와 예지 엄마는 다시 테이블에 앉아서
예지에 대한 얘기를 했다.
"제가 피아노 가정교사도 붙여 봤지만 애가 연습을
안 해요!
그래서 여러 명이 있는 학원에 보내보려고요!
피아노 교습비가 십만 원이라고 하셨지요?"
"예, 그렇습니다 사모님!"
"여기 다섯 달 치 학원비와 오늘 수고비도 넣었으니
가져가세요!"
영희는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봉투를 받아
핸드백에 넣었다.
"사모님, 점심 식사 준비가 되었습니다."
"원장선생님 식탁으로 갑시다."
두 사람은 식탁으로 가서 앉았다.
"이거 한잔씩만 할까요?
남편이 프랑스 출장 가서 가져온 최고급 보르도
와인입니다."
"예~, 고맙습니다. 사모님"
영희는 최고급 안심 스테이크에 구경도 하기 힘든
보르도 와인까지 마시며 갈수록 놀랐다.
두 사람은 식사가 끝나고 식탁에서 일어났다.
"원장선생님, 우리 예지 잘 좀 가르쳐주세요!"
"예~, 알겠습니다 사모님!"
영희는 대저택이란 말만 들었지 막상 들어가
보고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놀랐다.
영희는 집으로 걸어가며 핸드백에 봉투를
꺼내보고 또 한 번 놀랐다.
봉투에는 수표 딱 한 장이 있었다.
영희도 부모님 계실 때부터 가난하게 산 것은
아니지만 난생처음 본 백만 원짜리 수표를 쳐다보며
숫자를 몇 번이나 세어보았다.
3부) 나에게 영화 같은 사랑이...
영희는 집으로 가기 위해 횡단보도에서 신호가
들어오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영희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영희 선생님~, 여기요 여기!"
경문고등학교 입구 공터에서 천수가 손을 흔들며
뛰어왔다.
영희는 그때서야 화들짝 놀랐다.
"아이고 이선생님, 죄송합니다.
제가 피아노 교습생 집에 다녀오느라 시간 약속을 깜빡했네요!
정말로 죄송합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영희는 어쩔 줄 몰라 연신 고개를 숙였다.
"아이고 이선생님, 괜찮습니다.
지금이라도 만났으면 됐지요 뭐!"
"지금이 3시인데 그럼 지금까지 여기서 절
기다리신 거예요?"
"이선생님이 원체 미인이라 멀리서도 바로
알아봤지요! 하하하하"
천수는 엉뚱한 말로 영희를 배려했다.
"아니, 세상에!
그러면 저 때문에 6시간을 여기서 기다리신 거예요?"
"미인과 데이트를 하려면 이 정도는 감수해야지요!
하하하하"
천수는 미안해하는 영희를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아이고, 이를 어째요 글쎄!
오늘은 이미 늦어서 대공원 구경은 어려우니 제가
그 대신 벌칙으로 저녁 쏘겠습니다."
"아이고 좋지요 좋아요!
그럼 벌주를 내신다니까 기왕이면 명동으로 가서
멋지게 얻어먹겠습니다. 하하하하"
천수는 영희를 데리고 길 건너로 가서 영화배우
흉내를 내며 택시를 잡았다.
"아저씨, 명동으로 가주세요!"
천수는 택시비를 지불하고 명동 입구에서 내렸다.
"자~, 영희씨!
닭 대신 꿩이라고 오늘은 명동에서 놀아봅시다.
구경하면서 사고 싶은 거 얘기하시면 제가
선물하겠습니다."
"뭐, 딱히 살 것도 없어요 천수씨!"
"에이, 그래면 안되지요!
기왕 명동까지 나왔는데요!"
천수는 영희가 오래된 가방과 목도리 한 것을 보고
이것저것 물건을 영희에게 걸쳐보았다.
"아이고 이 핸드백이 영희 씨에게 잘 어울리네요!
영희씨 어때요?"
"이거 브랜드 상표라서 비쌀 텐데요?"
"아이고 미인에게 어울리는 물건이면 제가
무조건 선물하겠습니다.
저 가난뱅이 아닙니다. 하하하하"
"처음 만나서 이런 선물을 받아도 될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고맙습니다."
"제가 원장님의 그 고지식한 성격에 반했답니다."
천수는 핸드백과 머플러 화장품 세트까지
한 보따리 사서 영희에게 안겼다.
"자~, 명동을 한 바퀴 돌았더니 배가 고프네요!
원장님은 뭐 드시고 싶으세요?"
"아이고 밥은 벌칙으로 제가 산다고 했잖아요!
아참, 그런데 저 기다리면서 점심도 못 드셨잖아요!"
"원장님 기다리면서 빵 하고 우유 사가지고 먹었답니다."
"아이고 그 큰 덩치에 빵 드셔서 되나요?"
"아무거나 먹고 배부르면 된답니다.
옛날에 운동할 때 빵과 우유는 실컷 먹었습니다. "
"제가 예전에 친구들과 명동 나왔을 때 쉘부르
레스토랑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먹었답니다.
가수가 노래와 통기타 연주도하고 참 좋아요!
그러니까 오늘 그기 가서 제가 저녁 살게요!"
"네, 좋습니다. 하하하하"
두 사람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좌석이 만원이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두 사람은 한 시간이 지나서 차례가 되어 자리에 앉았다.
"천수씨, 뭐 드실래요?
저는 예전에 함박스테이크를 맛있게 먹었어요!"
"그럼 뭐 함박스테이크와 맥주를 마실까요?"
"예, 전 아무거라도 좋습니다."
잠시 후 깔끔한 복장의 웨이터가 주문을 받았다.
천수는 잔에 맥주를 따르고 건배사를 제의했다.
"우리의 청춘을 위하여!"
수줍음을 타는 영희는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위하여, 만 외쳤다.
천수는 체격이 커서 먹성이 좋았다.
"천수씨,
벌써 다 드셨네요!
제 것 좀 더 드세요!
"아이고 접시에 애기 손바닥만 한 게 먹을게 뭐 있나요?
포크로 두 번 찍으니까 없네요!
천수는 맥주도 떨어졌으니 맥주와 함박스테이크
한 개를 더 시켰다.
"자~, 음악도 좋고 분위기도 좋네요!
안주도 왔으니 영희 씨도 한잔 더 받으세요!"
"아이고 전 벌써 취기가 오르는데요? 호호호"
"이렇게 좋은데 왔으니 한잔만 더하세요!
취하면 제가 업고 모셔다 드릴게요!"
영희는 천수가 권하고 또 분위기도 좋고 해서
본인의 주량을 넘게 마셔버렸다.
두 사람은 기분 좋게 음식과 술을 마시다 보니
거의 11시가 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영업 종료를 알리는 노래가 나왔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가게는 조명이 환하게 켜지고 종료를 하기 위해
계산을 해야 했다.
천수도 통행금지 때문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장님, 자 이제 집으로 갑시다."
"네~, 천수씨!
술이 취해서 어지럽고 머리가 아파요!
오늘 술값은 여기 있으니 대신 계산 좀 해주세요!"
영희는 낮에 받은 돈 봉투를 천수에게 주었다.
"아이고 이게 뭐예요?
십만 원도 안 되는 술값에 백만 원짜리 수표를 주면
안되지요!
이 정도 돈은 내게도 있으니 걱정 마세요!"
천수는 봉투를 영희의 핸드백에 다시 넣어주고
영희를 일으켰다.
그러나 영희는 술이 취해서 비틀거렸다.
천수는 영희를 다시 의자에 앉히고 계산대로 가서
계산을 마치고 돌아왔다.
"원장님, 제 등에 업히세요!
통행금지 때문에 얼른 집으로 가야 해요!"
천수는 영희를 둘러업고 한 손엔 선물꾸러미를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길에는 늦은 시간이라서 취객들이 택시를 잡느라 아우성이었다.
"어이 택시, 택시,
방배동 따블이요 따블!"
그러나 휴일에 도심 중앙이라서 택시를 잡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천수는 계속 방배동 더블을 외쳤다.
그때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노란색 콜택시가
천수 앞에 멈추었다.
"손님, 지금 시간에 방배동 택시 못 잡아요!
삼만 원 주시면 태워다 드릴게요!"
천수는 영희 때문에도 할 수 없이 콜택시를 탔다.
일반 택시비가 오천 원 정도 하니까 거의 여섯 배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것도 콜택시가 통행금지 때문에 차고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경문고등학교 앞에서 내려줬다.
천수는 다시 영희를 둘러업고 한 손엔 선물
꾸러미를 들었다.
"원장님, 집이 방배동 어디쯤이에요?"
"몰라요~!
너무 어지러워서 몰라요!
그런데 꼭 나 어릴 때 업혔던 할머니 등짝처럼
널찍하고 따뜻해서 좋네요!"
"원장님, 정신 차리고 집을 좀 알려주세요!"
"아이고, 교습생도 아닌데 원장님이 뭐예요?
그냥 영희, 이영희라고 부르세요!"
"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부턴 영희 씨라고 부를게요!"
"거 봐요, 그게 듣는 사람도 더 편해요!"
"영희씨,
집을 못 찾으면 학원으로 갈까요?"
"마음대로 하세요!
사무실 소파에서 자도 됩니다 뭐!"
"예~, 영희씨!
그럼 사무실로 가겠습니다."
천수는 할 수 없이 피아노 학원으로 향했다.
큰길에선 벌써 12시 통금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리고 밤범들의 호루라기 소리도 들렸다.
"아이고 12시 전에 오기는 왔네요 영희 씨!
열쇠는 어디 있나요!"
천수가 물어도 영희는 대답이 없었고 등짝에서
잠이 들어 쌔근거리는 소리만 들렸다.
천수는 할 수 없이 선물 꾸러미를 문 앞에 놓고
영희를 돌려서 품에 안았다.
천수는 잠든 영희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우리 영희씨 잠든 모습이 천사 같아요 천사!"
천수는 혼자서 중얼거리며 볼에 살며시 뽀뽀를 했다.
"그때서야 영희는 인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깨어났다.
"아니, 여기가 어디예요?"
"아이고 영희씨!
집이 어디냐고 몇 번이나 물어도 모른다고 해서
피아노 할 수 없이 학원으로 왔어요!"
"그런데 왜 내가 천수씨에게 안겨있나요?"
"에고, 영희씨!
학원 열쇠를 찾느라 잠시 안고 있었지요!
등짝에서 영희씨가 잠들어서 깨워도 안 일어나서요!"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나는 어릴 적 울 할매 등짝으로 착각해서
잠들었나 봐요!
아이고 죄송해서 어떡해요!"
"괜찮습니다.
잠든 영희씨가 너무 예뻐서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지요!"
"아이고 창피해라!
부끄러워 죽겠네요!"
"괜찮습니다 영희씨!
다음에도 졸리면 업어줄게요! 하하하 하하하하"
"아니에요 천수씨!
우리 할매가 안 주무시고 저를 기다릴 거예요!
집으로 가야겠어요!"
"아니, 통행금지 시간인데 어디를 가요!"
"걱정 마세요 천수씨!
길 건너 저기가 바로 우리 집이에요!
그리고 방이 세 개나 있으니 천수씨도 우리 집에서
주무시고 가셔도 됩니다."
"허허 참, 저는 집이 사당동이라 지금은 갈 수가
없으니 할 수 없이 신세를 져야겠네요!"
두 사람은 방범이 있는지를 살피며 영희의 아파트로 내달렸다.
아파트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실 소파에서
할머니가 주무시고 계셨다.
그때 할머니는 문소리에 놀라서 일어났다.
"아이고 영희야!
나는 너 들어오도록 기다리다 깜빡 잠이 들었구나!"
"할매요, 죄송해요!"
"그런데 저분은 누구시냐?"
영희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었다.
그때 천수가 나서서 말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유천수이고요 영희씨 애인입니다.
저와 결혼할 수 있도록 할머니가 좀 도와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천수는 대뜸 할머니에게 절을 했다.
"아이고 우리 영희가 이제 다 컸나 보구먼!
애인도 사귈 줄 알고말이야!
내가 저녁을 차릴 테니 이리 와서 소파에 앉게나!"
"아닙니다 할머니!
저녁은 먹고 들어왔습니다.
잠든 영희씨 업고 오느라 목이 마르네요!
시원한 물이나 한 컵 주세요!"
"그래그래, 잠깐만 기다려요!"
천수는 할머니가 가져온 냉수를 연속해서 두 컵이나
마셨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할머니!
이제 갈증이 좀 가셨네요!"
"천수씨, 미안해요!
난 어릴 적 우리 할매 등짝으로 착각해서 잠이
들었나 봐요!"
영희는 그때서야 말문을 열었다.
"그래, 유천수라고 그랬나?"
"예, 그렇습니다 할머니!"
"그럼 언제쯤 결혼을 할 건가?"
그때 영희가 다급하게 말했다.
"할매요!
천수씨가 그냥 하는 말이에요!"
"할머니, 주무시고 내일 일어나서 결혼 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그래, 우리 손주사위 체격도 좋고 인물도
훤하게 잘 생겼구먼!
우리 영희도 미인이잖아!
잘됐네 잘됐어, 올 가을에 서둘러 결혼식을 하게나!"
"예, 알겠습니다 할머니!
늦었지만 얼른 씻고 영희 방으로 가서 자게나!
나도 졸려서 방에 들어가서 한숨 자야겠어!"
"예~, 할머니 안녕히 주무세요!"
할머니는 얼른 자리를 비켜주었다.
"아니, 천수씨!
무작정 그렇게 말을 하시면 어떡해요!"
"아이고 영희씨!
나는 할머니의 허락을 얻은 엄연한 이 집 사위입니다.
하하하 하하하하"
"쉿, 할매가 듣겠어요!"
"나는 할머니의 허락도 얻었고 내일 집으로 가서
아버지에게 말씀드리고 결혼식 준비를 할 겁니다."
영희가 어쩔 줄 몰라 한숨을 내쉬자 천수는
영희를 목욕탕으로 밀어 넣었다.
"빨리 샤워나 하시고 잘 준비나 하세요!"
영희는 하는 수없이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한참 후에 영희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나왔다.
"야~, 영희씨!
그렇게 나오니까 진짜로 부인처럼 느껴지네요!
하하하 하하하하"
"몰라요 몰라,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천수씨도 얼른 씻으세요!"
"알겠습니다. 마님!"
천수는 능청을 떨며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그때 할머니가 잠을 못 이루고 거실로 나왔다.
"아이고 영희야!
어디서 저렇게 든든한 손녀사위를 찾았냐 글쎄!"
"할매요!
저도 어벙벙해서 잘 모르겠네요!
정읍 군수님 둘째 아들이라고 그러네요!"
"그래그래, 내가 봐도 귀티가 나더라!
여하튼 신랑감으론 최고다 최고여!"
그때 천수가 거실로 나왔다.
"부친이 정읍 군수시라고?"
"예~, 할머니!
크게 자랑할 것도 아닙니다."
"그래, 알았네!
얼른 들어가서 자고 결혼식 준비나 잘하게!
나는 우리 영희 시집만 보내면 나도 한시름 놓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네!"
"할머니, 저희들 아들 딸 놓고 살 때까지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그래그래, 기특하구먼 우리 손주사위!
얼른 들어가서 자게나!"
할머니는 말도 못 하고 머뭇거리는 영희의
등짝을 밀어 방으로 들여보냈다.
영희는 할머니 때문에도 어쩔 수 없이 천수와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할머니는 손주사위 될 사람이 너무 잘생기고 군수집
아들이라서 영희를 꼭 시집보내야겠다는 생각에
두 사람을 방으로 밀어 넣은 것이다.
"우리 영희 신랑감이 되려면 저 정도는 돼야지
암 그렇고 말고!"
할머니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영희를 잘생기고 근본이 있는 천수에게
시집보내기로 결심을 굳혔다.
천수와 밤을 보낸 영희는 부끄러워 이불속에서
나오지를 못하고 계속 자는 척했다.
천수는 자는 척하는 영희의 이마에 키스를
하고 일어났다.
"영희씨, 나 먼저 씻을 테니 졸리면 좀 더 자고 나와요!"
영희는 천수가 밖으로 나간뒤에서야 살며시
일어나서 옷을 입었다.
천수가 거실로 나가자 할머니는 벌써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할머니!"
"응, 우리 손주사위 나왔는가?
어제 술 마신 것 같아서 북엇국 끓이고 있다네!
"아이고, 할머니 고맙습니다."
"그래, 영희는 아직도 자는가?"
"예~, 어제 잘 못 마시는 술을 마셔서 그런지
아직 자고 있답니다."
"그래, 그러면 자네부터 먼저 씻게나!"
"예~, 알겠습니다 할머니!"
그때 영희가 민망한듯 기지개를 켜면서 밖으로 나왔다.
"아이고, 우리 영희가 어제 잘 못마시는 술을
마셨다는데 괜찮으냐?"
"예 ~, 할매요!
속이 좀 메스꺼워요!"
"할머니, 제가 뛰어가서 소화제와 술 깨는 약
사가지고 올게요!"
천수는 대답도 듣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영희는 천수와 연애를 하면서 러브스토리에
나오는 주인공으로 착각을 했다.
그 이유는 천수가 영희를 너무도 아끼고 사랑하며
다정했기에 아버지 같은 부성애를 느꼈기
때문이었다.
"그래, 영희야!
지금 북엇국 끓이고 있으니 좀 앉아있거라!"
"예, 알았어요 할매!"
영희는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았지만 아프다는
핑계로 민망해서 꾀를 부린 것이다.
"띵동 띵동 띵동"
"아이고 너 신랑 왔나 보다 얼른 문 열어주거라!"
"할매는?
아직 결혼도 안했는데 무슨 신랑이에요?"
"만리장성을 쌓았으니 신랑이지 이것아!
빨리 문이나 열어줘라!"
문을열자 천수가 약 봉투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
"아이고 아침이라 약국에 문을 안 열어서
동네 한바퀴를 다 돌아서 사왔네요! 휴~
자 이거 술 깨는 약부터 좀 마셔봐요!"
"예, 고마워요 천수씨!"
"이 할미가 보니까 알콩달콩 보기가 좋구나 좋아!
밥먹게 둘 다 얼른 씻고 나오느라!"
그제야 천수는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천수가 대충 씻고 나오자 영희도 목욕탕으로 들어갔다.
"할머니,
저 회사에 전화를 해야 되니까 전화기 좀 쓸게요!"
"응, 그려 그려 저기 티브를 앞에 있다네!"
천수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결혼식 문제로
휴가를 낸다고 말했다.
잠시 후 세 사람은 식탁에 앉았다.
"영희씨 약 드시고 속은 좀 괜찮으세요?"
"예~, 천수씨 덕분에 많이 좋아졌어요!"
"에구, 다행이다.
북엇국을 먹으면 속이 좀 풀릴게다.
유서방도 얼른 북엇국에 오이무침과 얼른
밥을 먹게나!"
"예, 고맙습니다 할머니!
밥 먹고 정읍으로 내려가서 부모님께 말씀드려
결혼식 준비를 하겠습니다."
"엥?
천수씨 회사는 어떡하고요!"
"응, 영희씨 씻고 있을 때 회사에 전화해서 휴가를
냈답니다."
"천수씨, 그런데 왜 그렇게 서두르세요?"
"뭐, 할머니도 허락하셨고 영희씨도 결혼을
하겠다고 말했잖아요!"
"엥?
내가 언제 대답을 했다고 그래요?"
"아이고 어제 제가 업고 오면서 말했잖아요!
"영희씨 우리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하니깐 저도요 하고 대답을 했잖아요!"
"에구요, 전 그런 대답을 한 기억이 없어요!"
영희는 술에 취해서 기억이 없는것같아
발뺌을 했다.
"아이고 영희야!
이미 만리장성을 쌓았는데 당연히 결혼을 해야지!
이 할미는 언제 죽을지 모르니 네가 결혼을 해야
내가 마음 편히 갈 수가 있단다."
"저희들이 얼른 결혼해서 할머니를 편하게
해드릴게요!"
"그려 그려 우리 유서방이 최고야 최고!"
"아이고 할매가 천수씨를 그렇게 싸고도니까
천수씨가 기고만장하잖아요!"
"아이고 내가 지금까지 너를 키웠는데 내가
니 속을 모를까?
속으론 좋으면서 안 그래?"
아침을 먹은 천수는 할머니에게 잘 먹었다는
인사를 마치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할머니, 정읍 부모님께 내려가서 말씀을 드리고
결혼식 준비를 마치고 올라오겠습니다."
"그려 그려, 날짜는 영희하고 의논을 하게나!"
"예, 알겠습니다 할머니!
영희씨~, 정읍에 갔다가 토요일에 다시 들릴게요!"
천수는 집으로 가서 자동차를 끌고 바로 정읍
집으로 내달렸다.
(독자 여러분 2화를 기대해 주세요)
첫댓글
書想이 깨질까봐
매일매일 서너시간 씩 4주간
죽자사자 9부까지 썼답니다.
내일 2화 모래 3화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