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Shallow Hal
개봉: 2002년
감독: 바비 패럴리, 피터 패럴리
출연: 잭 블랙(할 라슨 역) ,
기네스 팰트로(로즈마리 샤나한 역)
창세기에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그들을 취하였고 그들은 육체가 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인간이 정욕을 쫓아 사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세상은 부패로 얼룩진
난장판이 벌어진다.
아담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고
눈이 밝아진 이후로
인간은 하나님에게서 받은
마음의 눈을 잃었고, 번지르르한
겉모습에 마음을 빼앗기는 족속이 되었다.
태초에 설계된 인간의 모습에서 멀어져
타락하고 변질되어 버렸고
마음눈이 어두워진 탓에
아름다운 마음을 찾기보다는
겉모습의 아름다움을
추앙하는 본성이 생긴 것이다.
하다못해 사과 한 알이라도
반짝반짝 왁스 칠을 해서
때깔을 뽀샤시하게 해야
눈길을 받는 게 당연한 현실이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는
코믹한 로맨스 장르로
오징어 다리를 입에 물고서 낄낄대며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이러한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으며
진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주인공, 할의 아버지는
어떤 인생을 살았던 건지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
어린 아들에게 유언을 남긴다는 게
고작 이런 거였다.
"아무에게나 껄떡대지 말고
쭉쭉빵빵한 미녀를 만나거라."
어린 할은 아버지의 개떡같은 유언을
찰떡같이 마음에 새겨듣고서
지상 최대의 사명감을 가지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여친을 구하는 그의 조건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모두 얼굴과 몸매뿐이었다.
그 밖의 다른 건
'안중에 없음'이었다.
그러나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적은 없었는데
그렇게 들이댄다고 오케이를 받을
매력남 내지는 훈남에서 거리가
아주 먼 외모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그랬던 그에게 신의 계시가 임했나 보다.
그가 탔던 엘리베이터가 하필 고장이 났고,
하필 동승자가 유명한 심리상담가였다.
우연히 찾아온 이 상황은 할이
긴 방황 끝에 드디어 은혜를 받을만한
때를 맞이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할의 연애 고충을 들은 심리상담가는
그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주는데
마치 성령의 임하심처럼
그에게서 뭔가 나쁜 기운이
쑥 빠져나가고 새로운 눈이 열렸다.
그전에 없었던 거룩한 마음의 눈이었다.
이후로 할은 착시현상을 겪게 된다.
놀라운 콩깍지가 눈에 덮여
보는 사람마다 겉모습이 아닌
그들의 내면을 보게 된 것이다.
쭉쭉빵빵만 찾아댔던 예전의
속물성과는 완전히 굿바이~
어느날 그는 눈이 번쩍 뜨이는
미인을 발견한다.
이렇게 완벽할 수가.
상큼한 미모에 늘씬한 금발녀.
한눈에 반한 할은 그녀에게 접근하는데..
할이 본 그 미녀는 실상은
못생기고 뚱뚱한 로즈마리였다.
내면이 예쁜 로즈마리가 할의 눈에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여인으로
보였던 것이다.
첫눈에 반한 할의 적극적인 접근으로
둘은 세상 행복한 연인이 되었지만
할의 친구가 보기에
할은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뭔가에 씌인 것 같은
친구를 구출해야겠다고
우정어린 결심을 한 끝에
할이 만났다던 그 상담가를 찾는다.
문제는 거기서 발생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상 모둔 이에게
그런 콩깍지가 씌인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미용 관련 업종은 싸그리 망하지 않을까?
성형외과도 폐업을 할 것 같다.
피트니스 센터도 그렇고.
대신 봉사 활동은 성황을 이루겠지.
선한 마음이 곳곳에서 꽃을 피울
세상이 상상이 된다.
남을 돕는 일에 누구보다도 열심인
로즈마리의 내면이 아름다웠기에
그 내면을 보는 눈을 가진 할에게는
로즈마리가 천사인듯 보이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결국 할은 현실을 자각하게 된다.
원인이 되었던 그 심리상담가가
그 눈의 비늘을 다시금 벗게 해주었다.
로즈마리의 실체를 깨닫게 된 할은
이 어떨떨한 상황 속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마주한다.
어떤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고
진실한 사랑인가.
그동안 단지 외모만을 보고
누군가를 판단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된 할.
내면의 자각이 일어난 할은
뚱뚱한 로즈마리에게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그녀를 진실로 사랑하고 있음을 느낀다.
영원한 반쪽을 얻은 할은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기쁜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함께 떠나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나는 사람의 겉모습만 보다가
정말 가치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뻔한 결말이 예상되는 스토리지만
따뜻한 감동이 있고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또, 리즈 시절의 기네스펠트로를
보며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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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띠들동행
너무 가벼운 그녀
무비
추천 2
조회 48
24.10.28 20:37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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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무비님
오랜만의 포스팅
즐겁게 감상 합니다
오랜만에 뵙네요~
가까운 시일 내에 반갑게 만나요^^
감사합니다^^
할이 나같은사람이네 ㅎ
잘봤어요..
외모에 집착하시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