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내내 허리 마사지 해줬는데 잠깐 한손떼었다고 '정성스럽게 두손으로해'라고 하질 않나. 잠깐 핸드폰 봤다고, 방에서 나가라고 하지않나. 시키지도 않는 발마사지했다고 손을 쳐내지 않나. 내가 조금이라도 편해보이는게 싫은것 같았다.
그.래.서. 밥먹으러 나와버렸다. 짬뽕밥에 군만두 먹었다. 나중에 고생하려면 미리 먹어야한다고 진지한표정으로 당당하게 니와버렸다.
4. 깨짐.
저녁때까진 조금 설렁 설렁했다. 허리마사지 하다 졸기도 하고, 나오지도 않는 소변본다고 화장실 왔다갔다하길 반복하고 있었다. 혼자 화장실에서 카톡하는게 작은 해방감을 느끼게해줬다.
어느순간 내 태도가 바뀐 동기가 기억나진 않는다. 한자리에서 수시간씩 기도하던때가 생각나서 현재의 내가 부끄러웠던 탓인가, 자꾸 스마트폰을 몰래 보는 스스로가 한심했던 탓인가. 가장 중요한순간에도 진심을 다하지 않는 스스로가 갑자기 싫어졌다. 이 소중한 순간에 온힘을 쏟을 자세조차 잃어버린 물렁해진 내가 싫어졌다.
마사지를 칼같이 하기 시작했다. 더 체온을 전해주고 더 능동적으로 마사지했다. 누워서 마사지 하는 경우라도 온몸에 긴장을 놓진 않았다. 선주가 조금이라도 편히 진통을 겪어내길 진심으로 바랐다.
5. 파수
밤 12시가 넘은시각.진통 약 24시간째, 양수가 터져나왔다. 그게 무슨의미인지 모르는 우리에게 원장님이 한소리 하셨다.
"이제 제대로 아플거야, 더금방열리겠네."
이미 아픈사람에게 뭘더 제대로 아프다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더금방 열린다는 뒷얘기는 아주 귀에 쏙쏙 들어왔다.
비명이 시작됐다. 여태껏 최소한의 우아함은 지켜내고 있던 선주가 이젠 진짜힘들어보였다. 살려달라고 예수님한테 애원하기 시작했다. 옆방에 있던 안디옥교회 부목사 부부보다 선주의 비명이 더 더 신실했다.
6. 최절정기
양수가 터진후부터 말로하기힘든 긴장의 일분일초를 보내고 있었다. 선주는 말그대로 힘을 잃은상태였으며 용기도 잃어가고 있었다.
우리가 자연분만을 해낼수있다는 보장이 없기에 어느새 나도 불안감에 휩싸였다.
진통이 얼마나 극심한지, 옆에서 보는것만으로도 간담이 서늘했다. 이러다 아내가 위험해지면 어쩌지하는 걱정, 날 제일힘들게했다.
7.힘주기
다열렸으니 힘주기를 시작하자고 하신게 1시반이었다. 이미 진통으로 힘을 잃은상태였는데 힘줄 여력이있을까
첫댓글 ㅋㅋ아멋진아빠세요. 저희애아빠도 요래느끼며 둘을낳았겠죠? 첫아이때 허리진통하느라 짜증나는데 제눈치슬금슬금보며 핸드폰만화보며조용히곁을지키고 진통이시작되고 저보다더 호흡열심히 하던 생각이나네요^^ 실전도멋지게~~~ 너무재미있는후기같아요 육아화이팅하세요.
아빠사랑의 손길이닿은 아이는, 확실히다르드라구여
출산축하인사가 늦었네요, 출산축하드려요~. 저희도 그제 일요일에 무사히 출산했습니다. 원장님이 아빠출산기 보고 저한테도 올리하고 하셨는데 부담으로 다가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