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늘고 동거 많아지고… 법률혼의 위기 / 황은순 기자

[이충이]

이혼 늘고 동거 많아지고… 법률혼의 위기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을 계기로 본 한국의 결혼제도 진단 

황은순 기자

▲ 일러스트 이철원

프랑수아 올랑드 신임 프랑스 대통령,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커플, 세 커플의 공통점은 ‘동거인’이라는 것이다. 유럽에선 동거나 사실혼이 이미 가족 형태의 하나로 인정받고 있고 결혼과 동등한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되는 데도 배우자가 ‘법적 혼인상태냐, 동거냐’는 의전상 고민의 대상일 뿐 도덕성을 판단하는 잣대는 아니다. 다양한 결혼의 형태는 ‘개인의 선택’일 뿐이며, 그 선택은 당연히 존중받고 있다.
   
   
   흔들리는 ‘결혼제도’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법률혼’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동거·사실혼 등 제도 밖에서 해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결혼제도에 묶이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을 찾는 것보다 오히려 쉬웠다. 생각과 현실의 거리를 감안하더라도 사람들의 의식은 제도 밖으로 한참 나와 있었다. 가족 해체를 보여주는 다양한 사회지표들 또한 ‘결혼제도’에 대한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한국의 이혼 증가율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서 단연 1위이다. 2011년 32만9000쌍이 결혼하고 11만4000쌍이 이혼했다. 출산율은 1.24명(2011년)으로 OECD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1인가구 비율은 올해 25%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 ‘가구 성격의 변화’를 보면 전통적인 가족 형태의 붕괴는 더욱 뚜렷하다. 1995년 ‘4인가구’ 대 ‘1인가구’의 비율이 31.7% 대 12.7%에서 2010년엔 22.5% 대 23.9%로 역전돼 1인가구가 오히려 더 많다.
   
   가족 형태의 변화보다 결혼제도에 대한 의식의 변화는 훨씬 앞서 있다. 201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5~24세 청소년 53.3%가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대답했다. 온라인 설문조사 기업인 두잇서베이가 남녀 성인 251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동거 후 결혼 찬성”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60%에 달했다.
   
   대표적 문서 서식 사이트인 ‘비즈폼’에 따르면 ‘동거계약서’ 누적 조회 건수가 1만8000건에 달한다. 비즈폼의 손언영 기획마케팅 팀장은 주간조선에 “동거계약서의 경우 주력 판매 서식이 아닌데도 조회 수가 계속 늘고 있고 유료인데도 다운로드 건수가 상당하다. 비즈폼 같은 업체가 20여개 더 있기 때문에 실제 조회 건수는 비즈폼 전체 내려받기 건수의 3배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창현 나우미 가족문화연구소장은 “전통적 결혼제도는 한 개인이 사회 적응 능력을 키워가는 학습 집단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별거·이혼·결혼관계를 유지하더라도 애정이 없는 상태 등 유명무실한 결혼이 많아지면서 자녀들이 결혼제도라는 틀 자체에 회의를 갖게 됐다. 긍정적인 가족 모델이 없어지고 있다. 사실혼이나 동거 등의 새로운 가족 형태가 등장하는 것도 결혼 아니면 이혼이라는 극단적 선택 사이에서 중도를 찾으려는 일종의 사회적 정화작용일 수 있다. 또 과거에 힘든 일을 해야 성공할 수 있던 시대였기 때문에 아버지가 필요했다면 요즘엔 여성의 능력만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 결혼을 하지 않고 파트너십만 유지하면서 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결혼제도로 인한 단점들을 끌어안고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혼제도가 아닌 자신을 믿어라”
   
   ‘인생에 대한 예의’를 쓴 작가 곽세라(41)씨는 “결혼을 생각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곽씨는 카피라이터 출신으로 세계를 떠돌며 13년째 집시 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태국 치앙마이에서 몇 달째 머무르고 있고 곧 호주로 떠날 계획이다. 곽씨는 주간조선과의 전화 통화에서 통통 튀는 목소리로 “결혼은 사랑을 제도라는 박스 안에 넣어 놓고 자물쇠로 채워서 가둬놓는 미성숙한 상태”라면서 “두 남녀가 성숙해서 스스로를 믿어야 해요. 자신이 없으니 불안해하고 제도에 기대려고 하는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감정적인 체력이 너무 약해요”라고 말했다.
   
   곽씨는 ‘파트너’라고 부르는 한 남자와 7년째 ‘연애 중’이다. “20년 살아보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길 때 폭죽을 터뜨리자”고 약속한 두 사람은 결혼제도는 믿지 않지만 사랑을 믿는다고 했다. 곽씨는 대학 고학년이 되자 자신을 ‘결혼시장’에 내놓으려는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복숭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복숭아가 몸에 좋으니 먹으라고 하는 것은 다수의 폭력이다. 결혼은 개인적 이벤트이다. 먼저 했다고 정답이 될 수는 없다.”
   
   곽씨는 결혼의 단점에 대해 상대방을 ‘내 것’으로 만들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결혼에 집착하는 것은 이름을 바꿔 부르는 데 대한 환상을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여보, 남편, 아내…. 이렇게 이름만 바꾸면 그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곧 서로에게 족쇄가 되는 거죠.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닌 ‘그 사람의 행복’을 원하는 것이어야 해요.”
   
   “아이 때문에 다들 제도 속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곽씨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뭐가 문제예요? 아이 낳아서 함께 기르면 되지. 엄마 성이냐 아빠 성이냐가 중요한가요? 사람들의 시선? 신경 쓸 필요있나요. 한순간의 호기심일 뿐이지 사람들이 나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하지는 않아요. 불필요한 것, 원하지 않는 것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곽씨는 “여행을 많이 다니기 때문에 ‘파트너’와 함께 사는 시간은 많지 않지만 떨어져 있어도 항상 연결돼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결혼하지 않아서 헤어지지 않았다”
   
   설치미술가인 윤정원(41)씨는 “결혼제도에 묶여 평생 한 사람에 대한 의무로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윤씨는 ‘그리팅 맨(greeting man)’으로 유명한 조각가 유영호(47)씨와 미술계의 알려진 ‘커플’이다. 독일 유학 시절에 만나서 15년째 결혼을 하지 않고 커플로 지내고 있다. 유씨는 “내 인생에 여자는 없다”는 굳은 결심과 함께 유학길에 올라 비행기에서 독일에 발을 디딘 첫날 운명의 장난처럼 윤씨를 만났단다.
   
   서울 광화문의 카페에서 만난 윤씨는 “결혼은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 “결혼해서 남편과 아이를 갖는 대신 결혼하지 않고 자유를 가진 거죠. 육아나 남편 뒷바라지, 시댁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오직 나와 내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선택에 만족하고 행복해요.”
   
   양가에서도 두 사람의 사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윤씨는 “일이 일 순위이고 그 다음이 남자친구예요. 그래서 남자친구도 부담을 덜 느끼는 것 같아요. 아마 결혼을 했다면 이혼했을 것 같아요. 서로 독립적인 생활을 지켜줄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윤씨는 두 사람 사이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심하게 싸워도 가족 등 다른 요인이 끼어있지 않기 때문에 화해도 쉽다고 했다. “작품이나 나에 대해 누구보다 쓴소리를 많이 해요. 들을 때는 화도 나지만 누가 나한테 이런 말을 해줄까 생각하면 고맙죠. 좋은 소리만 들으면 발전이 없잖아요. 그의 쓴소리가 나를 키운 셈이에요. 또 그가 내 작업을 인정하고 지지해줬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윤씨는 자신이 단순한 ‘백지’라면 유씨는 꽉 차 있는 ‘흑지’라면서 “남자친구 이전에 존경하는 스승이자 인생의 멘토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미술계 인사들은 두 사람을 보면 “너네 아직도 안 헤어졌냐”고 농담을 한다면서 “지금은 그가 나의 경제적·정신적 지지자가 돼주고 있지만 더 나이 들면 내가 그의 서포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출산율에 기여하지 못한 대신 다른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경험한 결혼제도는 악몽이었다”

  이처럼 결혼제도 자체를 무의미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결혼제도를 경험한 후 제도를 거부하는 이들도 있다. 3년 전에 이혼한 세무사 배모(40)씨는 요즘 여자친구와 갈등을 겪고 있다. 사귄 지 2년째인 여자친구가 “결혼하고 싶다”고 압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에 대한 배씨의 기억은 악몽이었다. 그는 고부갈등이 심한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마음고생을 심하게 겪었다. 결국 이혼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배씨는 “다시는 결혼이라는 틀에 들어가 같은 고민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딸을 키우며 살고 있는 ‘싱글맘’ 박모(50)씨도 “남자들은 결혼제도 속으로 들어가 남편이 되는 순간 수직 관계가 되더라”고 말했다. 20대 초반 2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으로 25년째 혼자 지내고 있는 박씨는 “내가 경험한 결혼은 끔찍했다. 동등한 상태의 동거는 모르지만 결혼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새로운 가족 형태를 제안하고 ‘비혼(非婚)여성운동’을 벌이는 단체도 있다. 2004년 설립된 여성단체인 ‘언니네트워크’(대표 이명란)는 ‘아직 결혼을 못했다는 뜻의 미혼’이라는 용어와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 비혼’을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언니네트워크는 비혼들의 공동체 실험을 하는 등 비혼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대안가족을 소개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언니네트워크는 ‘가족구성권연구모임’과 함께 5월 26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 대학로 갤러리에서 ‘정상가족 관람불가’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고 “이젠 비정상 가족이 대세!”라고 주장한다. 전시는 일곱 명의 여성이 9년째 전북 전주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는 ‘비혼여성공동체 비비’, 게이 커플 등 다양한 ‘비정상 가족’의 삶을 보여준다. 그들의 이야기는 책으로도 엮어냈다. 다양한 가족 구성권 옹호 활동을 위해 2006년 출발한 가족구성권연구모임은 그동안 ‘결혼제도 밖 생활공동체에 대한 차별 현황 및 문제점’ ‘대안적 가족제도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집’ 등을 펴내기도 했다.
   
   
   결혼제도 이대로 괜찮은가
   
   결혼제도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사회적 편견은 여전히 부담이다. 이혼하고 두 아이를 키우다 작년에 재혼한 경기도 일산의 김혜경(43)씨는 “결혼을 하더라도 살아보고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제도를 믿기보다 사회적 편견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서 번거롭지만 결혼식 올리고 혼인신고 하고 아이들의 성도 재혼한 남편의 성으로 바꿨다. 그런데 주민등록등본을 떼보니 아이들이 자녀가 아닌 동거인으로 올라 있더라”고 말하면서 제도의 허점에 대해 토로했다. 재혼한 경우 배우자의 자녀는 인척에 해당돼 동거인으로 오른다. 법적으로도 자녀로 하기 위해서는 친양자제도 등 별도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국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은 “사실혼, 동거, 동성커플이 많아지면 그들을 제도권 밖에 두는 것이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의 의식이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혼에 대한 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결혼이 일에 저해요인이 될 수 있어 여성은 결혼에 얽매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동거나 사실혼이 의무와 책임에서 자유롭지만 잘못됐을 때 그에 따른 대가도 치러야 하는데 거기까지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서양은 결혼제도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사회안전망이 잘 돼 있다. 그것은 개인의 선택을 중심으로 사회보장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가족제도 안으로 들어가야 보장을 받을 수 있다. 현실적으로 이념적으로 다르다. 제도의 가치와 이념을 건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의 경우 개인이 알아서 다양한 선택을 하고 있다. 말하자면 ‘우발적 다원주의’이다. 통계로 안 잡혀서 그렇지 가족의 대안으로 나타나고 있는 동거를 경험해본 사람은 굉장히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10여년 전에 펴낸 ‘21세기 사전’에서 이미 일부일처에 근거한 결혼제도의 종말을 예언했다. 아탈리의 예언이 아니더라도 한국의 전통적인 가족의 해체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 사회도 개인이 어떤 선택을 하든 ‘다르다’는 것이 ‘틀리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성미애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전통적인 결혼제도에서 생활공동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회적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이혼율이 높아지는 것은 결혼제도를 가족 구성과 사회 구성원 재생산의 도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유럽에서 다양한 형태의 결혼제도가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개인의 생각이 바뀌면 정책도 따라가게 돼 있다. 우리도 다양한 삶의 형태를 인정하고 결혼제도의 변화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혼vs동거
   
   ‘결혼할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가 판단 기준
   
   “50대 여성입니다. 혼인신고 않고 사는데 남편이 생활비도 안 주고 도박하고 폭행을 합니다. 집은 내 소유인데 헤어지면 내 재산을 남편에게 나눠 줘야 하나요.”
   
   “40대 남자입니다. 3년 전에 만나 2년 정도 동거하다 헤어졌는데 느닷없이 내 아이들이라며 쌍둥이를 안겨주고 외국으로 가버렸습니다. 동거 조건이 서로에 대해 묻지 않기로 해서 인적 사항을 모르는데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어떡해야 하나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에 접수된 내용으로 사실혼 해소와 관련한 상담 건수만 연 200여건에 달한다. 법률혼 주의를 기본으로 한 우리나라에서는 혼인신고를 한 경우에만 정상 가족으로 규정하고 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다. 사실혼과 동거는 법률상 보호 범위와 해소 방식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엄격한 기준에 의해 구별하고 있다. 사실혼은 위자료와 재산분할 청구권은 인정되지만 배우자가 사망한 경우 상속권이 없고 외도를 한 경우에 형법상 간통고소를 할 수 없다. 동거는 법률상 보호되는 가족 형태가 아니므로 서로에 대해 아무런 의무도 없고,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없다.
   
   사실혼이냐, 동거냐를 놓고 소송까지 갈 경우 판단의 기준은 ‘결혼할 의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이다. 법무법인 다온의 최윤정 변호사는 “사실혼은 객관적으로 공동생활의 실질을 갖춘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당사자 간에 부부가 되겠다는 실질적 합의가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라면서 “혼인신고라는 형식적 요건만 갖추지 않았지 실질적인 부부와 유사한 정도의 실체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사실혼 소송의 경우 상당히 엄격한 수준의 입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2부장은 “사실혼과 동거의 법적 구분이 애매모호해서 우리도 고민이다. 사실혼은 결혼 의사가 있느냐 없느냐로 판단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또 “젊은 사람들의 경우 사실혼 관계만 증명되면 위자료와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지만 노년층의 경우는 문제가 복잡하다. 재산문제 때문에 자녀들이 반대해서 혼인신고를 안 하고 사는 경우가 많은데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다 보니 배우자가 죽은 이후 상속 문제로 다툼이 많다. 유언장을 받아두면 일정 부분 유효하지만 남은 자식들이 권리를 주장하면 100% 보장받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