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머니지구 52만2221㎡·골프장 131만6777㎡
민자유치 허공 … 군민 소득증대·사업성 의문
영동군이 손문주 군수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군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늘머니과일랜드가 당초 취지와 달리 골프장 위주의 사업으로 변질돼 사업추진 배경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영동군은 WTO·FTA 등 개방 압력이 거세지면서 농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판단아래 포도 특산지인 영동지역의 특성을 살려 포도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것이 당초 구상이었다.
문제는 당초 계획과 달리 시간이 흐르면서 사업 내용이 지나치게 부풀려져 주객이 전도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데 있다.
군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1차 산업과 과일 명품화를 통한 3차 산업의 접목을 통해 영동 과일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겠다"며 포도박물관 건립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포도박물관 하나만으로는 외지인들이 한두 번 다녀간 뒤 다시는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며 뒤늦게 콘도, 펜션 등 각종 시설을 하나둘씩 추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민자(民資)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 계획을 포함시켜 3억짜리 포도박물관 건립계획은 3년여 만에 1600억 원가량이 소요되는 늘머니과일랜드 조성사업으로 둔갑하기에 이르렀다.조성 면적도 늘머니지구는 52만 2221㎡인 반면, 골프장은 이보다 2배 이상 넓은 131만 6777㎡에 달하고 있어 '무늬만 과일랜드, 실제는 골프장 사업'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7일 민간사업자선정심의회를 열어 당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던 케이디부동산디벨로퍼닷컴㈜ 대신, ㈜대동종합건설 컨소시엄을 최종 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긴 했지만, 군민의 소득증대 및 지역발전에 얼마만큼 효과를 가져올 지 의문을 갖는 군민들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 2003년 12월 늘머니과일랜드의 경제성 분석과 시설물 배치를 위해 한국관광개발연구원과 대한종합개발공사에 1억 1100만 원과 8000만 원을 들여 연구용역을 실시한 이후 20여개월 동안 민자 유치는 허공에 맴돌았던 게 사실이다.
그동안 한진중공업, ㈜범우, ㈜비앤이티, ㈜신영, 대주건설, ㈜H.H레저, 테라산업㈜ 등 상당수 업체가 민간투자를 협의하기 위해 군을 방문했으나 신행정수도특별법 위헌판결 등 이런저런 이유로 사업성에 의문을 갖고 돌아갔다.
영동군은 특히 과일랜드 내에 모노레일을 설치하겠다고 했다가 국토관리청의 불허로 이를 제외하고, 풍력발전소를 짓겠다고 했다가 바람이 잦지 않다며 이 또한 백지화했다. 영화촬영소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경제성이 없고 조성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자, 아예 없던 일로 치부했다. 골프장도 당초 27홀로 계획했으나 문광부의 불허로 18홀로 축소했다.
영동군의회 한 의원은 "회기 중에 여러 차례 지적했는데도, 군수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무리하게 추진하려는 인상을 떨칠 수 없다"며 "군이 3년여 동안 추진해온 것을 보면, 한마디로 '졸속'으로 단정 지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과일랜드 조성사업이 골프장 사업으로 변질돼 외지 업체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특히 지난 2003년 수해복구과정에서 뇌물이 오고가 일부 공무원이 사법처리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공사과정의 투명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끝>
/나인문·영동=배은식 기자
첫댓글 지난 321번 글에서 지역 발전에 주추돌이될 기업 유치를 강조했건만 역시나 허구에 그치는게 아닌가 걱정도 했고 우리 군민과 공생관계가 되었으면 바램이 숲으로 돌아가는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