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이 결혼 41주년 기념일이었다.
아침에 아내에게 "오늘은 누룽지 백숙이 먹고 싶은데 잘하는 데 있어?"
하고 물었더니 "얼마 전 유황오리 진흙구이 집을 다녀왔는데 괜찮더라고,
그런데 웬일로?"
"이 사람아 오늘이 우리 결혼 41주년 기념일이잖아?"
하였더니, 배시시 웃으며,
"나야 당연히 알고 있었지, 당신이 알고 있나 하고 . . . ."
휴 ! 몰랐으면 잔소리 꽤나 들을뻔했다.
3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며 바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하였다.
9시에 미사를 다녀와 옷을 갈아입고 12시에 식당으로 출발하였다.
일 시 : 2019년 3월 31일 일요일
위 치 : 용인시 수지구 고기로 59
상 호 : 청솔 유황오리 진흙구이
전 화 : 031-272-5296
유황오리 진흙구이는 유황을 먹인 오리고기에 견과류와 찰밥이 어우러진 보양식으로,
기름이 짝 빠진 육질의 부드러움과 담백한 맛, 바삭한 겉과 부드러운 속이 일품이다.
유황오리 진흙구이는 새벽 3시부터 준비하는데, 각종 한약재료와 비법소스를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든 후 오리와 함께 기계에 넣고 돌려 육수가 잘 베게 한 후 14시간가량 숙성
시킨다. 잘 숙성된 오리를 감초, 당귀, 대추, 인삼, 아몬드, 건포도, 해바라기씨, 찰밥을
넣어 속을 채운 다음 베 보자기와 은박지로 싸서 황토 진흙 토기에 담아 고온 가마 안에서
3시간 30분 동안 굽는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죽전역에서 수지구청으로 이동하다가 풍덕천 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판교 방면으로
1.7km 이동, 동천고가차도 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고기리 방향으로 600여m 지점.
(이동거리 4.5km, 15분 소요)
\12시 20분 청솔 유황오리 진흙구이 식당에 도착하였다.
식당 앞에 넓은 주차장이 있어 주차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었다.
식당 안으로 들어가니 인테리어는 레스토랑같이 깔끔하고
테이블마다 낮은 칸막이가 있어 아늑하고 괜찮았다.
종업원이 예약석으로 안내를 해주어 자리에 앉았다.
유황오리 진흙구이와 누룽지 백숙, 양념 주물럭, 훈제 바베큐, 낙지 해물파전
메뉴는 비교적 단출한 편이다.
3~4인분에 60,000원이니 적당하다. (진흙구이 2시 이후 65,000원)
누룽지 백숙은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반드시 미리 예약을 해야 하고,
주메뉴인 진흙구이는 사전에 준비를 해 놓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아도
가능하기는 하지만, 일찍 떨어질 수 있으니 가급적 사전예약을 해 달라고 한다.
잠시 후 상차림이 준비되었다.
샐러드류(야채샐러드, 상추무침), 김치류(얼가리 물김치, 총각김치),
장아찌류(무쌈, 깻잎, 양파와 고추), 나물류(마린 호박, 말린 가지),
그리고 아욱 된장국과 소스 등 . . .
조미료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깔끔하고 정갈하여 맛 있었다.
잠시 후 메인 요리인 유황오리가 나왔는데 기대 했던 것과 아니다.
"전에 다른 곳에서 먹었던 유황오리 진흙구이와 다른데, 왜 다 펼쳐 놓았지?"
하고 말하자 집사람이
"당신이 백숙 먹고 싶다고 해서 누룽지 백숙을 주문했는데요"
. . . .
"난 이집 주메뉴가 진흙구이라 당연히 진흙구이를 주문한 줄 알았지요.
이왕 나온 음식이니 맛있게 먹읍시다."
겉으로 말은 못 하고 속으로 "물어보고 주문을 하지 . . ."
하며 중얼거렸다. ㅋ
오리 백숙은 처음 먹어 보는데, 오리 특유의 냄새가 없고 부드러운 육질에 담백하면서
한약재의 쌉쌀한 맛과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룬 건강한 맛이었다.
오리 백숙을 반쯤 먹었을 때 누룽지 죽이 나왔다.
찹쌀 누룽지에 녹두를 넣어 만든 죽으로 닭백숙 누룽지 죽과 맛이 조금 다른데,
고소하면서 감칠맛이 나 맛있었다. 30여 분 후 식사를 마쳤는데 백숙과 죽이
많이 남아 포장을 해 달라고 하였다.
둘이 먹기에는 많고, 넷이 먹기에는 부족할 듯하고, 셋이 먹으면 적당할 것 같다.
넷이 올 때는 사이드 메뉴인 낙지 해물파전을 추가로 시키면 될듯하다.
음식이 맛이 있고 정갈하여 대접할 사람이나 가족 모임이 있을 때 오면 좋을 것 같다.
유황오리 진흙구이,
(음식을 시키지 않아 사진을 찍을 수 없어 자료 사진으로 대신함.)
진흙구이에는 죽이 아니고 영양찰밥이 별도로 나오는 것 같았다.
유황오리 진흙구이를 먹으러 다시 오기로 하고 밖으로 나왔다.
돌아오는 길에 활짝 핀 노란 개나리꽃이 하도 탐스러워 아내에게
"결혼 41주년 기념으로 만 송이의 개나리꽃을 안겨 드립니다"
하였더니 아내가 빙그레 웃으며 고맙다 하였다.
돈 안들이고 생색 냈네 ~~ ㅎㅎㅎ
첫댓글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맛집 소개에도 .....
고마워요. 좋은 하루되세요 ^~^
그래도 용케 기념일을 기억 했네요.
난 자주 기억 하지못해 야단 맞는데 말이요... ㅎㅎㅎ
아무튼 축하 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저도 자주 잊어버려 일정표에
메모해 놓았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