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 등정기
1.언제:2012년 2월 25일~26일
2.어디로:25일 토요일 밤 8시,경기도 일산->대전~통영고속도로 단성 나들목->
산청 '예닮'숯가마 찔질방<1박>->
26일 아침 8시,중산리야영장->장터목 대피소->제석봉->통천문->천왕봉->개선문->
로타리대피소->중산리,하산완료 오후 5시
3.누구와:club암벽산책 대원님들과
딱 한달만에 다시 찾은 지리산 천왕봉에는
한달전의 폭설은 온데간데 없었지만 장터목 대피소에서부터
제석봉과 천왕봉 오르는 길에는 여전히 잔설이 남아 있었습니다.
오전에 흐렸던 날씨는 오후가 되자 맑은 파란 하늘이 드러나며 따사로운 햇볕을 볼 수 있었고
장쾌한 지리산의 능선들을 쾌청한 날씨에 조망하며 걸으니 가슴이 탁트였습니다.
제석봉에서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뺨을 스치는 투명한 바람이 여전히 매서웠지만 이미 산 아래는
봄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산행 들머리인 중산리
중산리 야영장에서 산행 기점을 삼았습니다.<오전 8시>
중산리 계곡 하류는 눈과 얼음이 녹아 봄물 흐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불과 한달전의 계곡에 가득했던 폭설은 봄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누가
발자국 속에서
울고 있는가
물 위에
가볍게 뜬
소금쟁이가
만드는
파문 같은
누가
하늘과 거의 뒤섞인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가
편안하게 등을 굽힌 채
빛이 거룻배처럼 삭아버린
모습을 보고 있는가
누가
고통의 미묘한
발자국 속에서
울다 가는가
빛의 소묘/박형준
장터목 가는 길
장터목 가는 길
장터목 대피소 오르는 길에 선 대원들
유암폭포
장터목 대피소의 우체통
장터목 대피소
장터목 대피소 취사장에서 점심 준비 중<오전 11시 30분>
제석봉으로 오르는 길
제석봉 소경
제석봉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길
제석봉
제석봉의 고사목 군락
이곳 제석봉은 한국전쟁 후까지만 해도 아름드리 전나무,잣나무,구상나무등이 울창한 숲이었으나
자유당 말기 권력자의 친인척이 이곳에 제재소를 차리고 거목들을 무단으로 베어내다가
이 벌목 사건이 문제가 되자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질러 폐허로 변했다가
현재의 고사목 군락이 형성된 아픈 상흔을 가지고 있는 봉우리인데
그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이번에는 산청군에서 중산리~제석봉간
총연장 5.4km 케이블카를 2014년 까지 설치하겠는 계획서를 환경부에 제출해서
조만간 환경부에서 허가를 내 준다는 소식입니다.
과히 환경부인지 '환경파괴부'인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제석봉 오르면서 뒤 돌아본 지리산 주능선
저멀리 노고단이 보이고 그 앞으로 여인의 엉덩이를 닮았다는 반야봉이 보입니다.
제석봉
제석봉
제석봉<1806m>은 지리산에서 천왕봉<1915m>,중봉<1874m> 다음으로 세번째로 높은 봉우리이지만
천왕봉과 반야봉 노고단에 가려 그 진면목을 감추고 있는 봉우리이기도 합니다.
지리산
들었네,나는
그해 겨울 바위더미 밑
쓰러져간 죽음을
들었네,나는
물소리에 흐르는 것들
바람소리에 날리는 것들
물도
바람도 아닌
피와 살
식지않는 생명의
거대한 울부짖음 소리를
보았네,나는
반야봉에
피아골에
천왕봉에
싸릿불처럼 타오르던
능선같은 춤
보았네,나는
빛나는 겨울의 죽음들을
돌아오지 않으나
살아서 나의 피에 흐르는
지리산 빨치들의
찬란했던 반역을
끝나지 않는 피아의 전투를
채광석,시집 <친구여 찬 비 내리는 초겨울 새벽은 슬프다>에서
제석봉에서 내려다 본 중산리 계곡과 중산리
제석봉 고사목
제석봉에서 바라본 거림 계곡과 삼신봉
거림계곡
통천문
천왕봉 오르는 길에 내려다 본 최후의 원시림 칠선계곡
피아골,뱀사골,한신계곡과 더불어 지리산 4대 계곡으로 불리는데 그 중 칠선계곡은
유난히 험악하기로 유명합니다.
올 여름엔 천왕봉에서 꼭 저 칠선계곡 방향으로 산행을 해볼 작정입니다.
나 오늘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
봄바람에 살살 녹아나는
저 봄눈 앞에,
봄눈/정세훈
지리산 주능선으로 부터 남북 방향으로 거의 수직을 이루면서 뻗은 가지 능선인
만복대 능선이 조망되고 맨 왼쪽으로 진달래가 유명한 바래봉이 보입니다.
천왕봉 오르는 길에 내려다 본 지리산 주능선
바로 앞 봉우리가 제석봉이고 그 뒤 촛대봉 우측으로 능선을 따라
반야봉과 노고단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산,지리산
행정구역상 전라남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군, 경상남도 산청군·함양군·하동군 등
3개도 5개군에 걸쳐 있는 장대한 산입니다.
1967년 12월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되었으며, 공원 총면적은 440.485㎢로 설악산국립공원의 1.2배,
한라산국립공원의 3배, 속리산국립공원의 1.5배, 가야산국립공원의 7.5배로 규모가 가장 큰 산입니다.
또한 지리산은 정감록 신앙에 연유된 십승지의 하나로
대한 제국 말기에는 농민운동에 실패한 동학 교도들이 피난하여 살았으며
빨치산들의 거점이 되기도 했던 산이었습니다.
천왕봉
천왕봉
천왕봉
천왕봉에서 본 중봉과 써리봉
천왕봉
천왕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지리산 주능선
천왕봉
천왕봉
천왕봉에서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을 합니다.
천왕봉에서 중산리 하산로
천왕봉에서 중산리로 하산하는 길은 매우 가파릅니다.
천왕샘
개선문
멀리서 우리들의 봄은
산을 넘고 들을 지나
아프게 아프게 온다고 했으니
먼 산을 바라보며 참을 일이다.
가슴에 단단한 보석 하나 키우면서
이슬 맺힌 눈으로 빛날 일이다.
봄/최종진 신부
로터리 대피소
중산리 하산중에 올려다 본 천왕봉
중산리 야영장 하산 완료,원점회귀<오후 5시30분>
사진을 제공해 주신 문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끝.
첫댓글 좋습니다..지리산은 여름에 설악산은 가을에 일년에 한번씩은 가죠....사진 보니까 마치내가 갔다온 기분이 듬니다..고생많아습니다..잘보고 갑니다...
여건이 된다면 산은 사계절을 다 가보아야 그 진면목을 알수 있겠더군요.,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되시고 기회되면 동참 바랍니다.^^
사진이 너무 멋지게 잘나왔습니다. 큰감동 ......한폭의동양화 같습니다. 잘보고갑니다^^~
과찬의 말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하시길 바랍니다.
장터목에서 제한급수 안합니까? 예전에 성삼재에서 대원사까지 종주치는데 장터목에서 물을 안나오게해서 치밭목까지 가는데 거의 실신지경....지리산도 가끔 가야하는데 워낙 산편식이 심해서~~~잘 보았습니다~~~
겨울철에는 제한 급수보다 물이 얼어어 잘 안나오는 경우가 많아 불편합니다..대피소 매점에서 식수등을 판매하더군요...치밭목에서 대원사 가는길은 고행길이지요.^^
지리산은 분명 중독성이 있는 산임에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늘 안전산행 하셈.
참 멋진 인생입니다
좋은 그림 그리고 좋은시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