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를 통한
근거 있는 자신감
재미와 콘텐츠를 얹은
유익한 블록
㈜매직큐브 김달호 대표는 늘 새로움을 찾았던 것 같다. 신생 기업의 일원으로서 회사가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까지 많은 역할을 했다. 그리고 5년 정도 지나 회사가 안정기에 접어들자 스스로 안주한다는 느낌을 받고 과감히 회사를 떠났다.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고 싶은 것이 당연했을 터지만 그는 새로운 도전에 과감히 뛰어들었다.
“첫 사업 아이템은 우연히 떠오른 것이었습니다. 당시 4살이었던 제 아이가 텔레비전에서 영어 프로그램을 자주 봤는데, 그때는 유아 영어학습 붐이 한창일 때였습니다. 그걸 보다가 아이들이 오프라인에서 직접 가지고 놀면서 학습하는 교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영어학습 기기를 만들어 사업화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때 만든 영어학습 기기는 큰 주목을 받았다. 제품의 혁신성을 인정한 유명 영어교육 프랜차이즈에서 관심을 두고 협업 제안을 하기도 했다. 사용자들도 새로움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렇게 첫 사업은 순탄하게 출발하는 듯했다.
문제는 사업 4년 차에 접어들 때 발생했다. 홈쇼핑 방송을 통해 본격적인 제품 판매가 이뤄지기 직전이었다. 홈쇼핑 판매 물량을 맞추기 위해 미리 원자재를 발주하는 등 제품 제작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홈쇼핑 방송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적었습니다. 홈쇼핑방송과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고 벤더를 통해 진행하다 보니 준비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게다가 우리 제품이 단순히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아이를 지도하고 도우면서 사용해야 하는 물건이었기에 조금은 복잡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MD나 쇼호스트가 제품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어려워했어요.”
결국, 홈쇼핑 방송이 무산되었다. 그러면서 사전에 투입한 자금이 묶여버렸고, 결국 폐업까지 이르렀다.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나 완성도는 자신이 있었지만, 자금이 묶이니 어떻게 손 쓸 방법이 없었다.
사업을 접고 집을 처분해 빚을 청산했다. 한동안 가족이 부모님 댁에서 머물러야 했다. 그런데도 불평 한 번 하지않은 아내의 배려는 정말 고마웠다.
“첫 사업의 실패는 ‘근거 없는 자신감’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유는 몰라도 자신감이 넘쳤고, 한동안은 무언가 이뤄가는 느낌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는 매우 처참했어요. 덕분에 내가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김달호 대표는 첫 사업의 경험을 ‘흑역사’라고 했다. 그런데 곧이어 이 흑역사는 ‘새 역사의 뿌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재도전의 근원이 이 첫 사업의 실패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첫 사업에서 준비하던 아이템 가운데 완성하지 못한 것이있었어요. 어쨌든 첫 사업으로 경험도 쌓았고, 이 아이템에 대한 확신도 있었어요. 게다가 사업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한편으로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많이 행복했거든요. 그래서 더 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재창업 직전까지 이 아이템을 완성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 덕분에 김달호 대표의 재도전은 ‘준비된 재도전’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근거 있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매직큐브의 핵심 제품은 특허를 받은 회전식 자석이 내장된 입체 자석 블록이다. 그런데 김달호 대표는 여기에 ‘플러스 알파’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콘텐츠다. “보통 블록이라고 하면 장난감 같은 개념을 떠올리지만, 우리 회사는 더 확장한 개념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 자석 블록은 기본적인 도형에 기초하면서 특허를 받은 회전기능을 접목했습니다. 여기에 교육프로그램이라는 콘텐
츠를 융합해 수리능력과 창의력, 공간지각능력 등을 키울 수 있는 복합적인 기능을 담았습니다.”
물론, 아이템이 좋다고 그대로 사업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매우 드물다. 성공을 위해서는 적절한 경영과 효과적인 마케팅, 그리고 도움을 주는 많은 사람이 있어야 한다. 김달호 대표의 재창업 과정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의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 지원이 매우 큰 역할을했다.
첫 사업의 실패 원인이었던 자금문제는 재창업자금 융자지원으로 해결했고, 여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대외적인 신뢰를 쌓을수 있었다. 그렇게 어려움을 하나씩 극복하고 해소하면서 조금씩 구체적인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재도전 성공패키지 사업을 통해 여러 멘토를 만나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통해 현재의 비즈니스모델을 정립할 수 있었어요. 아이템 완성과 비즈니스모델 정립이라는 사전 준비 덕에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갖게되었고, 이제 그 자신감으로 우리 사업의 미래를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직큐브는 창업진흥원의 지원에 힘입어 교육 관련 기업이나 단체에 제품과 교육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18년부터는 국내 정상급영재교육 관련 프랜차이즈 기업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계약했고,대기업 복지몰에 자석 큐브를 입점하는 기회도 얻었다. 또 수학교구협회에도가입해 전국 수학교사 모임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도 곧 시작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교구 판매도 꾸준하다. 스타트업 기업으로서 쉽지 않은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한 결과라는 것이 김달호대표의 설명이다.
김달호 대표가 첫 사업부터 재창업까지 내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어찌 보면 사람이었다. 그의 주변에는 언제나 응원하고 함께하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창업진흥원의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어찌보면 각계각층의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첫 사업을 정리하면서도 직원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꾸준히 좋은 관계를 유지했어요. 그때 함께 일했던 직원 가운데 몇 명은 재창업 과정에서 다시 채용하기도 했고, 또 몇 명은 언제든 불러만 주면 함께하겠다고 약속했어요.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이런 사람들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무엇보다 김달호 대표는 사업 실패 후 힘든 시간을 함께하면서도 불평 한 번 하지 않고 재창업도 선뜻 동의해준 아내가 가장 고맙다고 했다. 그래서 재창업을 더 열심히, 그리고 치밀하게 준비했다. “솔직히 아직 부모님께는 재창업 사실을 1년째 말씀드리지 않고 있어요. 제가 직장생활하는 것으로 알고 계세요. 첫 실패 후에 부모님께서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이제 고등학생인 자녀들에게도 아빠 상황을 설명하고 당분간 할아버지 할머니 걱정하시지 않게 말씀드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말씀드리려고요. 그런데 성과를 거두면 거둘수록 더 말씀드리기 어려워지는 것 같네요.”
김달호 대표는 자석 블록 매출 목표를 연간 8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현재 시장 1위 기업의 매출 규모를 목표치로 잡은 것인데, 시장 1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그의 자신감이 바탕에 깔린 것 같았다. 아니, 오히려 그 이상을 꿈 꾸는 것일 수도 있다. 김달호 대표는 ‘플러스 알파’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달호 대표는 목표치를 설명할 때 “자석 블록 제품만으로 매출 800억 원”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지금의 상황을 점수로 매기면 100점 만점에서 딱 절반인 50점 같아요. 그 이상이면 좋아지는 것이고, 그 이하면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인데, 지금 우리 회사 사정은 ‘안좋지 않다.’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가져갈지 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시점 같습니다.” 김달호 대표는 교육 시장의 확장성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목표치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더 자세한 설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이미 중장기 목표를 세워둔 눈치였다. 이 역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이룰 미래일 것이다.
‘근거있는 자신감’으로 말이다.
출처: Kstartup, 재도전 성공패키지 우수사례집,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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