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월산은 오래전에 경주의 강산(강대춘), 마당바우, 고 이종률씨가 일단의 멤버들을 이끌고 기림사 안의 깊숙한 도통골로 치고 올라가 탐색한 이래로 몇번의 개척을 더 거쳐 산의 면모를 파악한 산입니다. 그 전에는 부산 국제신문사에서 탐사했으나 엉뚱한 곳에 정상표시를 하고 난 뒤에는 다시 관심이 멀어진 산이었으나 고 이종률씨가 개인적으로 몇번 왔다가 정상부 능선에 있는 삼각점(585m)을 정상이라고 판단했지만 그 뒤 우리들의 재 탐색에서 능선을 되돌아 내려오는 길에 주 능선에서 약간 뒤로 밀린 곳에 또 다른 봉우리를 발견하고 올랐습니다. 그 곳의 높이는 605m......우리들은, 주 능선에서 약간 비켜섰지만 이 곳도 함월산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그 곳을 정상으로 정하고 지금까지 연례행사로 가을에 함월산을 찾고 있습니다. 더우기 수년전에 운명을 달리한 산사나이 고 이종률씨의 추모비를 그가 생전에 무척 좋아했던 함월산 정상에 모셔놓아 더더욱 의미있는 산이 되었습니다. 자 함월의 깊은 곳으로 들어가 봅시다.
함월산 오르는 길. 함월산(605m)은 경주와 포항의 경계지가 되는 형남기맥(형산강 남쪽 산줄기: 일명 토함기맥, 호미기맥)의 산줄기가 명찰 기림사 뒤에 우뚝 세운 산이다. 형남기맥은 이 함월산에서 명찰 기림사를 우측에 두고 U자로 돌면서 기림사를 에워싸고 지나가다가 성황재에서 장기곶(호랑이꼬리)로 나아간다. 우리는 산행 들머리를 형남기맥 성황재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들머리는 철문과 장벽으로 막혀있어 우리는 간신히 옆으로 돌아 산으로 들어간다. 이 철장벽을 설치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사람이 잘 들어가지 않는 산에 사람들의 출입을 막기 위한 것도 아닐 것이고, 산불 예방이 이유라면 이런 거대한 철장멱을 칠리가 없고, 기림사 방면의 입장료를 의식한 것일까? 하여튼 요즘은 잘 모르는 일들이 많다.
함월산 오르면서 우측 포항 방면으로 보면 멀리 오어사 앞에 있는 오어지가 보인다. 그 왼편이 운제산 줄기이다.
오르는 중간의 휴식시간. 우리 팀의 노익장들의 모습들이 보인다. 운암의 네비게이션 회장님은 61세의 완전 노익장의 대명사로 설악 공룡능선도 쉽게 주파하는 열혈남아이다. 그리고 57세의 토함산된장녀님과 56세의 네비사모님....
운암의 기둥 발바리반장과 단미님. 그들의 모임의 회계와 살림, 식량을 도맡아 책임지는 강철들이다.
정상부 능선에 있는 삼각점. 높이가 585m로 처음에는 이곳을 모두가 함월의 정상이라고 했다. 고 이종률은 늘 이곳을 정상으로 고집하기도 했다.
주 능선에서 경주 방면으로 보이는 옛 오리온목장 터. 환경문제로 철거된지 오래지만 지금은 경주 암곡에서 저 능선으로 넘어오는 길이 생겨 사람들이 유적지인 무장사지를 찾으러 간간이 넘어오기도 한다.
정상 605봉에 이르러 정상에서 황룡곡 방면으로 약간 내려서면 악우인 고 이종률의 추모비가 있다. 우리는 술과 포를 놓고 간단한 제를 지낸다. 예전에 이종률을 잘 알았던 산산(대림건축 사장)이 술잔을 올리고 있다. 역시 네비게이션 회장님, 진산, 송산, 날라차기, 발바리반장, 해바라기 등이 와서 일일이 술잔을 올리고 있다.
추모비 터에서 바라다 보이는 경주 황룡곡. 보기처럼 골이 깊어 늘 수량이 풍부하고 인적이 드물어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물론 까치독사도 여기저기 우글거리고 있어 사람들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아마 경주에서 가장 깨끗한 골짜기가 아닐까?
본인(강산)이 한뫼산악회 회장을 역임할 때 오대산 산행 뒤 유명을 달리한 고 이종률씨의 추모비. 경주 남산 이종률바위에 부착했으나 어떤 이의 고발로 철거를 한 뒤에 방치되어 있던 것을 운암요산회 11월 함월산행 시에 여기로 가져와 부착했다. 동판은 본인이 직접 제작했는데 글도 본인이 생전의 이종률씨의 모습을 연상하면서 지었다. 그는 암벽에 남다른 소질을 보여 설악산 용아장성능에서 맹활약을 했는데 모두들 그를 다람쥐라고 했다.
정상에서의 망중한. 좌로 부터 안은주, 날라차기, 해바라기.......
11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도통골 바베큐......우리는 하산하는 중 도통골에서 바베큐를 시작한다. 이번 생물은 서산에서 직접 공수해온 살아있는 대하, 전어, 쭈꾸미 에다가 닭다리까지 겸비하고 있다. 물론 옆에는 붕어와 메기로 끓인 매운탕이 펄펄 끓으면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입맛대로 먹으면 된다. 송산은 대하를 좋아하고 진산은 전어구이를 좋아하고 난놈은 먹자마자 오버이트하러 도망간다. 준오는 닭다리를 좋아하고 여성분들은 매운탕으로 몰려간다. 나? 나는 이 분위기가 좋다. 늘 내가 꿈꾸어오던 것들이 바로 이런 분위기, 이런 모습들이다.
매운탕. 발바리반장님의 남편인 신광철씨가 직접 잡은 붕어와 메기로 끓인 것으로 그 민물 비린내나는 구수함에 제피와 거섭의 믹스는 최고의 맛이다. 남달리 국 끓이는 솜씨가 특별한 발바리반장님은 월출에서도 육개장으로 모두를 껌뻑 죽였다.
도통골의 늦가을은 이런 모습으로 깊어간다. 이 곳은 아무도 없는 곳으로 주변에는 숨어있는 독사들과 물속의 중택이 고기들만 있을 뿐이다. 어느 여름날 첩첩산중에서 멱 감는 것을 욕했듯이 이 것 보고도 또 욕을 할란가? 욕 잘하는 사람들, 실제로는 제들이 더 더럽게 살면서 남 욕하는 것을 밥 먹듯이 한다. 나는 그것을 잘 안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것을...
아무도 없는 도통골을 내려선다. 이 곳은 길도 없다. 다만 산 지형을 보고 내려올 뿐....함월의 묘미는 그것이다. 아무도 함월을 안다고 하여 따라가서는 안된다. 함월을 아는 사람들은 제가 갔던 길만 알 뿐이다.
도통마을 전 그 개울가로 내려서면서 모두들 희희락락.....이제는 자연을 즐길 타임이다. 모두들 여기저기를 둘러보면서 신기해 한다. 완전한 전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람들은 모두 나가버리고 빈집만 남아있는 도통마을에 들어서서 성민님이 감나무에 올라가서 감을 따자 모두들 웃고 있다. 동심으로 돌아간 모습들이다. 예전에는 먹는 것 찾으려고 얼마나 애를 썼던가? 어린 시절의 기억은 오로지.....Looking for food!.....뿐이다. 뱀까지 잡아먹을 생각을 했으니....참으로 배가 고팠던 시절이었다.
도통마을 터에서 모인 운암인들.....운암은 산악회가 아니라 요산회이다. 산 만이 아니고 레져, 유적, 먹거리 등도 같이 탐색한다. 특히 자연과 함께하는 인간의 Humanism을 중시한다.
토함산된장녀님의 퍼포먼스가 재미있다. 무엇을 말하려는 건지.....자연을 연주하는 건지......
함월산 도통골의 날은 저물어 가고 낙옆은 지천으로 깔려 우리들을 즐겁게 한다. 이제 떠나면 내년 이맘때나 다시 오겠지. 함월아! 우리는 간다. 내년에 다시 오마! 종률아! 또 일년을 지내 보자. 뭐 좋은 일들이 생기겠지. 네 아이들은 포항에서 엄마 품에서 잘 자라고 있더라. 얼마 뒤에 한번 다녀 오마!
기림폭포에 선 성민, 토함산된장녀, 삼칠공님....그들은 운암에서는 고참들이다.
도통골을 빠져나오면서 촬영한 어버지와 아들.......무척이나 가정적인 멋쟁이 송산이 아들과 함께 내려오고 있다. 그는 자연을 좋아하는 순수하고 정직한 사람이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족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