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온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 비가 내려서 '이제좀 시원하려나' 싶으면, 기대를 배신하듯 습하게 더운 날씨가이어져 말 그대로 '찜통더위'를 체험하게 한다.문제는 심각해져만 가는지구 온난화. 그 때문에 여름이 뜨거워지고 그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에어컨 같은 냉방기구의 힘을 빌리게 되고, 그만큼 지구는 더욱 뜨거워지는 악순환의 연속. 지구도지키고 더위로부터도 벗어날수 있는 시원~한 아이디어 어디 없을까?
(보기만 해도 불쾌지수가 용솟음칠 것만 같은 요즘 날씨)
그런 아이디어 여기있다! 더위도 잡고 지구도 구하는 그린 아이디어를 위해,
패션 과학 수사대(FSI : Fashion Scene Investigation)가 나섰다!
짧고 얇은 옷은 시원하고, 길고 두꺼운 옷은 따뜻하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다.때문에 여름철에는 반판 티셔츠 한 벌 간편하게 걸치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러, 나, 한여름에도 끝까지'따뜻한' 복장을고수하는 곳이 있었으니,관공서와 기업이었다.
회사원들은 격식을 갖추기 위해 긴팔 셔츠에 넥타이를 매야 했고, 회사로서는 이들이 더위 때문에 작업 능률이 떨어지지 않도록사무실에 에어컨을 '빵빵'하게 가동했다.
이게에너지 낭비요, 비효율적이라는 건 어린아이도 안다. ?문에 이제는 회사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회사원들의 상징이었던 '넥타이'가 직장에서 사라지고 있으니, 바로 '노 타이 근무제'다.넥타이를푸는 것만으로도신체온도가 약 2도 줄어든다. 에어컨 사용을 줄이는 대신직원들이 넥타이를 매지 않도록 해에너지도 아끼고 더위도 이겨내도록 하는 것이다.올해도 5월 말부터 정부청사, 공공기업, 은행, 대기업 등이 노 타이 근무제를시행해8월 말까지 지속한다.
고정관념을 깨는 그린 아이디어의 바람은 다른 곳에서도 불고 있다. 누구나 학창시절 한 번쯤은 '교복이 반팔 반바지였으면~' 하는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경기 군포시의 용호고등학교는 이런 '허무맹랑'한 상상을 현실로 끌어온 학교이다.
용호고는 지난해 10월부터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듣고, 여름 교복을오렌지색 반소매 티셔츠와 회색 반바지(여학생은 치마바지)로 정했다.디자인만 봐도 시원~한데,기능성 쿨맥스 원단을 옷감으로 사용해 학생들이 활동하기도 편하고, 세탁에도 용이하다고 한다. 거기에 상하의 합쳐서 4만원도 안되는 저렴한 가격은 보너스.
"기존에 입었던 학교 교복이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것 같아 걱정했는데 바뀐 여름교복을 입고 학생들이 편안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는 김재만 교장선생님. 교장선생님의 열린 생각이 학생들에게 시원한 여름을 선물했다.
위에서는격식과 고정관념을 깨고시원함과 실속을 찾는 사례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더울 때 짧거나 얇은 옷을 입는 건 당연한 게 아닌가. 이정도로 조사를 끝낸다면 FSI가 아니다!
우리는고민 끝에 발상을전환,"정말 짧은 옷을 입거나옷을 덜 입어야만 시원한 걸까?"라는 질문에 도달했다. 반대로,입을 수록 시원해지는 옷을 만들 수는 없을까? 그래서 찾아냈다. 오히려껴입을 수록시원함을 주는 신기한 옷감의 세계. 특별히 직업상 더워도 어쩔 수 없이 정장을 차려 입어야 하는 징장인들이 많은데, 입으면 오히려시원해지는 정장이 있다면 어떨까?
시원한 옷의 세계에 FSI의 히로인, 유은혜 요원을 파견했다. 그녀의보고서를통해옷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파견보고서
FSI 안은혜 요원
겨울에는 긴팔, 여름에는 반팔.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정장이다. 정장의 경우에는 반팔, 반바지로 입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덥지 않은가? 이 무더위에 정장을 입으려니짜증나지 않는가? 그러나 이제는 한여름에도 긴팔, 긴바지 정장을 신나게 입을 수 있다.
얼마전 아버지와 함께 정장 자켓을구입하러 백화점에 갔다. 날이 더우니 가장 시원한 자켓으로 달라고 했을 때 여러 매장에서 추천한 것이 대나무 소재의 자켓이었다. 대나무 소재라고 얘기해주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다. 실제로 입어보니 겉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시원하고 가볍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여성 정장도 대나무 같은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옷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여름에 사랑받는 소재
대표적으로 주름 가공으로 몸에 달라붙지 않게 만드는 '시어서커' 소재와 여름 소재인 마(린넨) 소재가 있다. 시어서커는 가벼우면서 세탁하기 편하고 다림질이 필요 없는 여름철 소재다. 마는 까슬까슬한 촉감으로 청량감을 살려주고, 자연스러운 구김효과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소재는 다소 캐주얼해 보인다는 단점으로 인해 그동안 인기가 없었지만, 요즘은대기업이나 관공서의 쿨비즈 룩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친환경 소재로 청량감 높아짐
여름 정장 자켓의 경우는 대나무 소재가 많다. 대나무 섬유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음이온을 발생해 건강에도 좋을 뿐 아니라, 일반 양모(울)에 비해 섬유 조직에 꼬임을 더 줘 통기성도 좋다. 또 '모헤러'라는옷감도 있는데, 일반 울보다 땀 흡수력이 2배 가량 높기 때문에 몸에 땀이 차는 것을 막아줘, 활동량이 많은 직장인에게 적합한 소재이다.
환경과 시원함을 함께 생각한다
소재가 ‘COOL’하게 진화하고 있다.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천연소재의 기능성 아이템이 쿨비즈의 기반이 되고 있다.
제일모직의 로가디스는 녹차나 대나무 외에자일리톨과 코코넛을 활용한 그린라벨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다. 냉감뿐 아니라 항균과 소취 기능까지 갖췄다.
캠브리지 신사복 브랜드 ‘더슈트하우스’는 여름을 겨냥해 냉감소재를 사용한 아이스 정장을 출시했다. 울(wool) 소재와 냉감 세라믹 소재를 혼합한 아이시스(ICIS) 소재가 체감온도를 2도 낮춰준다.
‘맨스타’와 ‘지오투’는 정장 이름부터 시원하다. 맨스타의 에어컨(AIR - CON26°C) 정장의 경우 무게를 20% 정도 줄여 활동성을 높인 에어컨 라이트 정장도 선보였다. 지오투의 ‘-4°C 정장’은 자외선을 차단하고 적외선을 반사하는 세라믹이 원단에 함유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패션 관계자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메시 가슴 보강 심지를 사용해 겉감의 시원함을 강화했다”며 “일반 재킷에 비해 20~30% 가볍고 항균 방취 가공한 땀받이가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FSI의 활약은 조사에서 끝나지 않는다. FSI의 두뇌라 할수있는아이디어 연구실의 서승완 요원은'2010 ETRI와 특허청이 함께하는 발명캠프'에 참가한 학생들과 협력하여 직접 '시원한 옷'을 구상해냈다.
아이디어 제안
FSI 서승완 요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모으고자 '2010 ETRI와 특허청이 함께하는 발명캠프'의 학생들과 함께지헤를 모았다.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아이디어 기법을 활용하기로 했는데, 브레인라이팅과 브레인스토밍의 2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일단 옷에 적용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판단은 유보한 채생각나는 것들을 자유롭게 적어 나갔고, 브레인스토밍에서는 주위에 있는 물건 중옷에 적용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주안점은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었다.
1) 옷을 어떤 기능을 활용해시원하게 할까?
2) 옷을 바꾸지 않고 자연환경을 그대로 활용하여 시원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브레인라이팅> <브레인스토밍>
물의 순환을 이용한 트레이닝 전용 티셔츠아이디어 중 “물의 순환을 이용한 트레이닝 전용 티셔츠” 라는 아이디어가 대표적인 지지를 얻어 냈다.‘옷’이라는 키워드와 ‘자동차’라는 키워드를 합치는 과정에서 '자동차의 라디에이터가 엔진의 열을 물의 온도로 식혀주는 원리'를옷에 설치해 보자는 것이었다. 문제는 라디에이터가 너무 크다는 점. 그래서 라디에이터의 기본 원리인 '물의 순환'만을 따와서 티셔츠에 설치하기로 하였다.
티셔츠 하단에 있는 네모난 부분에 호스를 연결하고 물을 채운 후펌프의 스위치버튼을 켜면 물이 펌프의 힘으로 순환한다. 물이 지속적으로 순환하면서 물의 온도가잘 변하지 않는비열의 원리를이용, 몸이 시원해지는 것이다. 주 착용 대상자는 운동선수들인데 물의 무게로 인해 옷이 조금 무겁지만,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착용하는 것처럼운동 효과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위도잡고 운동도 되는' 장점을 노린 것이다. 물론 부품 크기를 줄이면 일반인들도 착용가능하다.
그 외에도 ‘서늘한 옷 보관대‘ 또는 ‘옷걸이‘, ‘선풍기가 달린 티셔츠’ 등 많은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다. 덥다고 느껴질 때, 톡톡튀는 아이디어를 구상하며더위를 잊어보는 건어떨까?
이번에 우리FSI 앞에 떨어진'지구 온난화와 그린 아이디어' 사건. 우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의복'의 측면에서 접근, 주변의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사례를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신소재를 이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의복을 제시했다. 또한FSI 아이디어 연구실에서는직접머리를맞대고'그린 아이디어 의복'를 구상해 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조사, 연구의 결과 우리가 내린결론은 알몸으로 돌아다니지 않아도,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지 않아도, 아이디어만 있다면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지 않고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다시 말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만 있다면,더위와 지구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
그린 아이디어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구든지 조금만 관심을 갖고 고민해 본다면곧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을것이다. 이상으로 사건 보고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