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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소리 곁가지 (25)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설 연휴동안 집에서 딸램이가 다운로드 받아준 파일로 영화감상을 몇 편 했다. 제 딴에는 엄마 아빠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고른다고 고른 모양이었다. 딸의 마음 씀이 예뻐서 우리 내외는 자식들과 한방 가득 모여 -흡사 영화관에 온 것처럼- 영화를 시청하였다.
제일 처음 본 영화가 요즘 세간에 인기를 끌고 있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였다. 일전에 KBS TV ‘인간극장’에서 ‘백발의 연인’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적이 있었는데 강원도 산골에서 사는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의 알콩달콩 재미난 살림살이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한 영화였다.
76년을 한결같이 신혼 같던 노부부의 일상을 보면서 사랑과 가족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 촬영 중 할아버지가 사망하여 영화 후반부는 할아버지를 먼저 보낸 할머니의 사부곡思夫曲이 애달팠다. 아마도 영화 제목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라고 한 것도 이런데서 연유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님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 슬픔을 노래한 고대시가 ‘공무도하가’를 보자.
公無渡河 (공무도하) 사랑하는 내 님, 물을 건너지 말아요 公竟渡河 (공경도하) 님께서 그 길을 건너다 墮河而死 (타하이사) 물에 빠져 죽고 나면 公將奈何 (공장내하)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나요
고조선 노래 ‘공무도하가’이다. 일명 ‘공후인’이라고도 하는데 중국 진(晋)나라 시대 사람 최표(崔豹)가 지은 <고금주(古今注)>와 조선 후기 한치윤의 <해동역사> 등에 수록되어 있다. 설화란 이야기로 전해져 오던 것을 후인이 문자로 기록한 것을 말한다.
고조선의 뱃사공 곽리자고(藿里子高)가 이른 아침 배를 저어 나아가다 흰 머리를 풀어헤친 한 남자, 백수 광부(白首狂夫)가 험한 강물을 건너다가 익사하자, 그를 만류하며 뒤따르던 그의 아내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여 공후(箜篌)를 타면서 이 노래를 부른 후 남편의 뒤를 좇아 강물에 빠져 죽는 것을 보게 되었다. 곽리자고가 집으로 돌아와 아내 여옥(麗玉)에게 목격담을 이야기하자, 여옥이 공후를 타면서 곽리자고로부터 들은대로 슬픈 곡조의 노래로 옮겨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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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십몇년전 여고 국어 시간에 배운 공무도하가를 육십된 오늘에 보살님께 다시 듣게 되니 어린 그때 그 느낌이 다시 느껴 집니다. 고맙 습니다.()()().
보살님, 잘 지내시지요? 정월 보름 둥근달처럼 만사형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