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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공부방 스크랩 * 동물들의 기상천외한 댄스
재원도 추천 0 조회 44 10.07.31 19:0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 *

 

 

춤 잘 추는 수컷이 인기 많아…

 

가수 2PM의 춤을 보며 흔들리지 않는 여심이 어디 있을까. 학교에서도 춤 잘 추는 학생이 흔히 말하는 ‘인기 짱’으로 등극한다.

덕분에 동네 댄스학원은 학생과 젊은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과연 댄스와 매력 사이에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댄스와 매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럿거스대 윌리엄 브라운 박사팀의 논문에 따르면 여성은 잘 생긴 남성보다 춤 잘 추는 남성에게 더 큰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드러났다.

춤이 이성을 어필하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춤은 인간만의 전유물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댄스 플로어에서 화려한 몸짓으로 이성을 유혹하는 춤꾼처럼 동물들도 생존과 번식을 위해 각양각색의 춤으로 이성을 유혹한다.

동물 세계의 댄싱 킹은 누굴까. 기상천외한 댄스를 즐기는 동물 춤꾼의 세계로 한번 들어가보자.

코믹 댄스의 달인, 타조

▲ 타조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구애 춤을 춘다. 

제법 많은 이들이 ‘아기공룡 둘리’의 또치를 기억할 것이다.

극 중 아프리카의 귀부인 타조로 등장하는 또치는 서커스단에서 춤추고 재주를 부리다 도망쳐 나온

춤꾼이다. 만화에서처럼 타조는 실제로 댄스의 달인이다.

사실 타조는 2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신비의 새로, 공룡을 닮은 억센 발톱과 약 150킬로그램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을 하고 있다. 목이 길어 머리 위치가 높고, 시력과 청력이 뛰어나

야생 타조에게 접근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 댄스타임이 되면 그 근엄함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큰 날개를 들썩이며 코믹스런 춤을 춘다. 무릎을 꿇고 두 날개를 올렸다 내렸다하면서

고개까지 좌우로 까딱까딱 흔들어댄다.

대체 타조는 왜 이리도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일까. 그 춤의 정체는 바로 구애 춤이다.

수컷 타조는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온몸을 이용해 구애 춤을 춘다. 원래 타조는 암컷이 먼저

구애 춤을 추지만 인간이 사육하면서 암컷이 그 적극적인 능동성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대체로

수컷이 코믹 춤으로 자신의 매력을 뽐낸다. 이 때 춤은 수컷이 힘과 건강을 과시하기 좋은 수단이다.

 

물 위의 무희, 춤추는 새들

▲ 조류계의 ‘슈퍼주니어’ 알바트로스 

그런가 하면 리듬에 맞춰 왈츠를 추는 새도 있다. 탱고반주에 맞춘 듯 물 위를 앞, 옆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며 잽싸게 도는 논병아리가 바로 그들이다. 서로 고개를 착착 마주보며 춤을 추는 모습이 물 위의 댄서를 보는 듯하다. 논병아리에 속하는 뿔논병아리는 하트 춤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개척했다. 유명 안무가에 버금가는 실력자, 뿔논병아리의 하트 춤 솜씨는 댄스계의 ‘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 뿔논병아리를 보면서 코웃음 치는 새가 있으니 바로 조류계의 ‘슈퍼주니어’, 알바트로스다. ‘신천옹(新天翁)’이라고도 불리우는 알바트로스는 수컷들끼리 단체로 먼저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알바트로스는 지상에서 생존하는 새들 중에서 가장 높이 그리고 가장 멀리 날 수 있는 새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류과 중에서 날개를 펼치면 가장 커서 군함새라고도 불린다. 그 거대한 새들이 단체로 열심히 춤을 추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멋진 장관인가.

암컷은 단체로 춤을 추고 있는 그들 앞에 서 있다가 가장 아름답고 힘 있게 춤을 추는 수컷에게 다가간다. 사람이나 새나 정열적으로 춤을 잘 추는 이성에게 끌리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그 의식이 끝나면 비로소 수컷은 자신의 앞에 다가온 짝과 후손을 낳을 수 있다. 댄싱 킹이 돼야만 사랑을 쟁취하고 후손을 낳아 대를 이을 수 있는 것이다. 하찮은 미물로 보일 수도 있는 그들이지만 이렇듯 복잡한 의식을 치른 후에야 사랑을 이룬다. 무뚝뚝한 남성의 사랑고백보다 그들의 의식이 훨씬 더 섬세하고 감성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우아한 발레리나, 두루미와 공작

▲ 두루미가 사랑을 구하는 모습은 흡사 발레리나의 몸짓과 같다. 

두루미의 경우도 그렇다. 날개가 커서 날개 짓만으로도 우아한데 거기다 춤까지 추니 고상함이

그지없다. 두루미가 사랑을 구하는 모습은 흡사 발레리나의 몸짓과 같다.

두루미는 ‘뚜루룩’하고 운다고 해서 두루미란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학(鶴)이란 이름이 더 익숙하다. 키가 150센티미터 정도로 훤칠한 다리를 갖고 있다.

이마에서 머리 뒤까지는 붉은 색을 띠고 턱 밑쪽 목과 날개 끝의 검은색을 제외한 나머지가

흰색이다. 이 때문에 두루미는 종종 기품 있는 선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조선시대 문관의

관복에 학을 새긴 흉배를 달았던 것도 바로 그 우아함을 칭송하기 위한 것이다.

두루미의 구애 춤은 일반적으로 학춤으로 알려져 있는데 암수가 서로 마주보고 절을 하듯 머리를

숙이다가 바로 날개를 쫙 펴고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공중에 붕 떴다 다시 두 발을 오므리고 사뿐히 내려앉는 그들의 모습은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공작은 또 어떠한가. 동물원에서 공작의 아름다운 꼬리 날개를 본 적이 있다면 공작의 구애 춤이 가히 상상이 갈 것이다.

수컷 공작은 암컷이 다가오면 꼬리 날개를 부채꼴로 크게 펼쳐 흔들면서 구애의 춤을 추기 시작한다.

수컷 공작의 아름다운 꼬리 날개는 엄밀히 말하면 날개가 아니다. 꼬리 날개의 윗부분에 있는 상미통(上尾筒)이 늘어난 것으로 구애 춤에

꼭 필요한 도구인 것이다. 상미통에는 초록색 바탕에 오렌지색이나 황색 테두리를 두른 청색 얼룩무늬가 늘어져있다.

이것은 한 마리의 수컷 상미통에 140개 이상이나 있어 춤을 추면 마치 형형색색의 부채춤을 추는 듯하다.

지고지순한 사랑의 춤

▲ 굴뚝나비는 날개에 새까만 반점이 있다. 

우아한 예술로 승화시킨 사랑의 구애 춤이 있는가 하면 죽을 때까지 추는 구애 춤도 있다. 날개에 새까만 반점이 있는 굴뚝나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굴뚝나비는 굴뚝에서 막 나온 것처럼 시커먼 날개를 가졌는데 암컷이 수컷보다 두 배 정도 크다.

굴뚝나비 수컷은 암컷을 만나면 날개를 펴서 암컷의 더듬이 위에 얹는다. 얹은 후에는 다시 천천히 날개를 닫는 동작을 진행하는데 이 동작을 계속 반복한다. 이 것은 수컷이 암컷에게 성적인 자극을 주려는 진화된 성적 의식이다. 그런데 한번 이 의식을 시작하면 암컷이 죽거나 아니면 암컷이 중간에 없어져도 계속 진행한다. 일단 춤을 시작하면 춤의 마지막까지 계속해서 추는 것이다.

제 아무리 멋진 춤이라 하더라도 죽을 때까지 추는 춤이라니... 그 어떤 사랑의 춤보다도 지고지순해 보인다. 굴뚝나비말고도 사랑 앞에서 나약해지는 것이 또 있다.

 

<개코원숭이의 섹스와 우정>을 쓴 바바라 스무츠 박사는 “개코원숭이는 잠재적인 배필을 만나면 긴장하고 부끄러워한다”며

인간처럼 사랑 앞에서 수줍어지는 개코원숭이의 모습을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오히려 자신의 남성성을 강력하게 과시하는 것도 있는데 바로 오징어다. 오징어는 짝을 찾아 춤추듯 헤엄치며 피부 문양을

빛나게 한다. 이때 피부 문양이 잘 빛날수록 암컷에게 잘 보여 짝을 찾기가 쉽다. 오징어가 짝을 찾아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것에 반해

블루길은 한 곳에 머물면서 자신의 짝을 목 빼고 기다린다.  그들은 호수나 강바닥에 자기 영역을 확보한 후 암컷들을 기다리는데

암컷이 자기 영역에 들어오면 옆으로 다가가 테크노 음악에 맞춘 듯 격렬하게 춤을 춘다. 

이렇듯 동물들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본능으로 사랑이란 개념과 의식을 만들었다. 나아가 사랑의 복잡한 기교와 과정을 만들어

결국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켰다. 19세기 초 쿠바의 아프리카 계통 흑인들이 새나 동물들의 구애 춤을 본떠 룸바를 만든 것처럼

우리가 오히려 그들에게서 춤의 예술을 배우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춤에는 어떤 과학적 비밀이 숨어 있을까.

꿀벌의 8자춤

▲ 꿀벌은 꼬리로 춤을 춘다. 

노벨생리학상(1973)을 받은 독일의 동물학자 카를 폰 프리시는 곤충의 ‘각인효과’를 연구해

꿀벌의 춤이 상당히 과학적임을 밝혔다. 꿀벌은 꼬리로 춤을 추는데 그들에게 춤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수단이다. 제4 빙하기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이 춤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사를 전달했듯이 춤으로 생존을 위한 정보를 교환하기 때문이다.

꿀벌은 꿀이 가득 담긴 밀원(蜜源)과 꽃가루가 있는 식물이 100미터 이내에 있을 때 거리만을

알리는 원무(圓舞)를 춘다. 원무(round dance)는 그 이름대로 큰 원을 그리면서 불규칙하게

빙글빙글 도는 것이다. 밀원이 100미터 이상 떨어져 있을 때는 거리와 방향을 알리는

꼬리춤(tail-wagging dance)을 추는데 꼬리 춤은 규칙적으로 8자를 그리는 것으로 때때로

일렉트로닉 리듬에 맞춘 듯 배 부분을 심하게 진동시킨다.

프리시의 연구에 따르면 100미터일 때는 15초 간격으로 9~10회 8자로 꼬리 춤을 춘다. 거리가 더 멀어져 1,000미터가 되면 4~5회,

6,000미터일 때는 2회의 춤을 춘다. 8자 춤을 추는 수가 많을수록 밀원이 더 가까운 것이다. 게다가 꽃의 방향까지 춤으로 나타내는데

8자 중앙의 직선상을 움직이는 방향과 중력의 반대방향이 이루는 각도로 밀원이 있는 곳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꿀벌의 움직임이 바로 위를 향하고 있을 때에는 태양의 방향으로 꽃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콤한 꿀을 발견하고 춤을 출 때 그들은 얼마나 신날까. 게다가 춤으로 방향과 거리를 모두 알릴 수 있다니 그들에게 춤은 최첨단 정보의

집약체다. 꿀벌은 각기 다른 종의 춤 언어(dance language)까지 쉽게 습득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미국 과학전문 웹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는 2008년 6월 ‘벌들은 새로운 언어를 쉽게 배운다’는 제목으로 꿀벌들의 언어능력 연구결과를 자세히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9종의 꿀벌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3,000만~5,000만 년 전에 서로 다른 종으로 진화해 각자 다른 춤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며

살아오고 있다. 이에 국제 연구진은 아시아 꿀벌과 유럽 꿀벌을 함께 섞어 놓고 그들의 의사소통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시아 꿀벌들은 유럽 꿀벌들의 언어를 빠르게 습득하고 자유롭게 의사를 전달했다.

한국말을 사용하는 우리가 유럽으로 건너가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생각하면, 꿀벌의 행태가 경탄스러울

뿐이다. 알렉산더 포프는 ‘동물들에게서 대지의 의술을 배워라’고 말하며 동물의 우수성을 역설했다.

우리가 쉽게 지나쳐온 자연 속의 동물들은 누구보다도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댄스를 구사하고 있다.

TV속 젊은 가수의 댄스를 보며 환호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에서 동물들이 추는 댄스의 섬세함과 위대함도 알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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