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하나를 구입했어요. '당근마켓'에 35,000원 올라왔는데 판매자가
우리 빌딩에 투석하러 다닌다고 했어요. 우루사&원비를 하나 따 주고
5.000원을 더 드렸더니 절을 땅에 닿게 하고 갑니다. 공주야! 아빠가 이런
구석도 있단다. 시승식 하려고 아침 일찍 왕숙천 하이킹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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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가 다르니까 바람 냄새도 다릅니다. 어제는 안 나던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적당히 자극하더니 어디론가 달아났습니다. 좀 더 머물러도 괜찮은데
야속하게 가버리네요. 조무래기 때 고기 잡으러 다니면 물 풀 냄새와
아카시아 냄새가 났던 것 같아요. 진접은 뚜벅이로 다녀야 진가를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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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요. 군데군데 공원도 많고요, 등산, 자전거 길이 예상보다 잘 돼 있어요.
아마도 이 길이 구리 청과물 시장-진접(왕숙천)- 광릉네-광릉-고모리 길로
이어질 것입니다. 전에 해맨 산이 ‘벼락’소 뒤편 길이네요. 돌다리-터널-
성당-철마 산으로 연결 될 것입니다. 오늘은 ‘벼락소’에서 턴을 했고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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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 광릉 길로 달려볼 생각입니다. 벼락소가 에피소드가 있더라고요.
옛날 어느 마을에 살던 부잣집 신대감은 지독한 구두쇠 이었다나 봐요.
하루는 스님이 동냥을 하러 왔는데 글쎄 소똥을 한 바가지 퍼주었대요.
미친 시아버지 대신 며느리가 이를 보고 쌀을 듬뿍 담아 보시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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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은 며느리에게 팔로 미! 를 요청하면서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라고
했어요. 갑자기 천둥소리가 들리자 놀란 며느리가 그만 뒤를 돌아봤어요.
폭우로 인해 시댁식구들이 모두 죽은 것을 보고 말았고 며느리는 산 중턱
에서 바위가 되었어요. 벼락치는 소, '벼락소'가 이렇게 생긴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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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성격이 고약한 중입니다. 억지 ‘인과응보’에 ‘소돔고모라’를
모티브로 ‘벼락소’ 설화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우리 어렸을 적에는
이런 실개천이 참 많았습니다. 개천 내 물풀이나 소금쟁이가 쾌쾌한 고기
썩은 냄새와 함께 50년을 타이머시 시켜주었어요. 무궁화도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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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장현 찌개마을 까지 왔어요. 돌솥 밥 때문에 일부러
찾아 온 것입니다. 누룽지만큼 언제고 부담 없는 음식이 또 있을까요?
2021.8.16.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