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살다가 이런 날이 오긴 하는군요!
아침 8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8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였습니다.
베이징에 대락 24시간 좀 안되게 체류하는 일정이었지요
아침에 지하철 첫차를 타고 가도 공항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하더군요
사실 외국 나가본적도 2번밖에 없고
혼자 나가는건 더더욱 없어서 걱정도 많이했지만
어찌어찌 되긴 다 되더군요 ^^;;
베이징에 도착하니 한 9시 10분 쯤이었는데
아침 11시에 실내악 공연을 보러 바로 공연장으로 향했습니다.
공항에서 도심으로 가는 공항철도입니다
공항철도를 타고 베이징 도심으로!
중국어 하나 할줄 모르는 사람에겐 지하철이 정말 걱정없이 편하더군요
중간에 지하철을 2번 갈아타서 공연장이 있는 천안문서 역에 도착해서 내렸습니다.
계속 지하철로 환승하다보니
천안문서 역에서 내려서 나왔을때가 바로 처음으로 베이징 도심을 본 순간이었습니다.
이 사진이 바로 지하철에서 나오자 마자 보이던 광경이지요
NCPA는 어딨지 하고 한바퀴 둘러보던 중........
아.....
바로 옆에 있더군요.
저 예쁜 모습!
도착했을 때가 10시 반쯤이라서 혹시나 표가 남아있을까 하고 안에 들어갔습니다.
이곳이 박스 오피스
이곳으로 공연장에 들어갑니다
따로 표가 없다면 NCPA 안을 둘러볼 수 있는건 이정도 뿐인것 같습니다.
더 안으로 들어가려면 검표원을 지나쳐야하죠
박스 오피스에 가서 남은 표가 있는지 없는지 보았습니다.
모니터에 알아먹을 수 없는 중국어로 공연들이 있는데
시간이 11:00이라고 되어있는 공연이 제일 윗줄에 있더군요
당당하게 매표소 직원에게 영어로 말해보았지만
전혀 못알아 먹겠다는 표정이었습니다.... -_-;;
결국 손짓발짓 해가면서 첫줄에 있는걸 선택하고
좌석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마우스로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었는데
마침 제일 앞에 있던 좌석이 있길래
실내악 공연인데 한번 제일 앞좌석 한번 봐볼까???
하고 480위안 (약 9만 5천원 정도) 짜리 좌석을 샀습니다.
VIP석을 제외하면 제일 비싼 좌석이라서 살짝 망설이긴 했지만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냐는 생각에 그냥 질렀습니다.
좌석을 사고 오른쪽을 쳐다보는데
아바도의 모습이 TV에 나오더군요
이 순간
내가 결국에 아바도를 보러 여기까지 잘 도착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눈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공연장 안에 들어가면
더 이상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없어서 사진을 더 찍지 못햇습니다.
실내악 공연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오보에 콰르텟
모차르트 플룻 콰르텟 D장조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2번
비트만 현악사중주 3번 이었습니다.
제일 앞자리에서 본 무대의 모습입니다.
더 좋은 폰카를 가져갈걸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뒷편에 아시아에서 최대규모라는 파이프 오르간도 보입니다.
무대 높에도 계단 한칸 높이 밖에 되지 않아서
제가 두 세발짝만 뛰면 바로 첼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모차르트 오보에 콰르텟
오보에 - 루카스 마시아스 나바로 (LFO 수석, RCO 수석)
바이올린 - 라파엘 크리스트 (LFO 세컨 수석, 오케스트라 모차르트)
비올라 - 볼프람 크리스트
첼로 - 클레멘스 하겐
아 정말 놀라운 멤버 아닙니까...
왼편엔 젊은 두명이 앉아있고
오른편엔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노장이 앉아있는데
정말.... 놀라운 소리였습니다.
아 정말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내지라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볼프람과 클레멘스가 내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절로 눈물이 날 정도였어요.
거기다 제일 앞자리에서 바로 앞에 그런 거장들이 앉아있는걸 보면서
바보같이 세상에 이런 좌석을 사는데 돈 아낄 생각을 하다니!!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차르트 플룻 콰르텟 D장조
플룻 - 자크 준 (LFO 수석, RCO, BSO, COE 전 수석)
바이올린 - 로렌자 보라니 (COE 리더)
비올라 - Simone Jandl (COE)
첼로 - 이죄 쇼 (솔리스트)
이 D장조 플룻 콰르텟은 제가 대학와서 처음으로 남들과 맞춰본 실내악 레퍼토리기도 해서 특히 애정이 가는 곡인데
정말 자크 준의 플룻소리도 멋있었지만
다른 세명의 반주가 정말 훌륭했습니다.
물 흐르듯이 흐르는 보라니의 연주는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2번
비트만 현악사중주 3번
라이프치히 스트링 콰르텟
원래는 비트만이 먼저였는데 당일에는 멘델스존 2번이 먼저 연주되었습니다.
라이프치히 콰르텟의 실력도 정말 대단하더군요
뭔가 빈틈없이 치밀한 소리에다가
특히 비트만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비트만의 현악사중주 3번은 4명이서 일제히 활을 허공에 휘두르고, '호이!'하는 기합과 함께 시작합니다
4명 모두 쉬지 않고 온갖가지 기법을 이용해서 연주하는데
표현의 참신함에 정말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을 받는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연주자들이 정말 온 열정을 다해서 그 곡을 표현하는게 정말 멋있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 다시 NCPA홀을 찍어보았습니다.
30억 위안이라는 건축비와
옆의 건물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등
여러가지 안좋은 말도 많은 것 같지만
제게는 정말 꿈같이 멋있는 건물이었습니다.
호텔까지 걸어가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예매 사이트 사무실을 찾아가 티켓을 찾으려고
택시를 잡아타고 한 2시간쯤 베이징 시내를 돌아다녔던것 같습니다.
갔다 오니 너무 피곤해서
공연가기 전에 한숨 자려고 저녁도 거르고 1시간 쯤 눈을 붙였습니다.
혹시나 자다가 못갈까봐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확인 전화까지 부탁 해놓구요 ^^;;
가기전에 호텔에서 샤워를 하고 정장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올 여름에 유럽에 갔다온 친구가 공연장에 갈때는 꼭 정장을 입으라고 당부해서 챙겨갔었지요.
사실 아침 공연을 보고 나서 정장 입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걸 알았지만
그래도 제가 그토록 기다렸던 순간인데 정장 정도는 입어줘야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어서 갈아 입었습니다 =_=;;
사진첨부가 제한이 있어 2개로 쪼갭니다ㅎ
첫댓글 LFO의 실내악 연주회는 콜초네로스님의 경험담 만으로도 그 수준이 느껴집니다. 저 큰 공연장에서 실내악을 듣자니 맨 앞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을거란 생각도 듭니다. 저렇게 화려한 면모를 듣는 실내악이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요? 부럽기 그지없습니다.ㅎㅎㅎ
상세한 후기에 감동 먹었습니다..감사합니다..치앙라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