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겨낸 봄나물로 기 충전
나물과 탕수채, 샐러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 봄나물 요리들.
- 무침양념, 채소 종류별로 달리 써야
- 샐러드, 과일 넣어 오색·오미 맞춰
산이고 들이고 봄나물이 지천이다. 봄나물을 먹으며 봄기운을 가득 느껴보자. 약선요리 전문가인 죽림산방 권민경 대표로부터 왜 지금 봄나물을 먹어야 하는지, 나물과 샐러드 등 각 가정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봄나물 요리는 어떤 게 있는지 등을 들었다.
■왜 봄나물인가
겨우내 잠자던 채소가 언 땅을 뚫고 힘들게 올라와 싹을 틔운 것이 바로 봄나물이다. 그만큼 봄나물에는 생명력이 충만해 있다. 기가 강한 봄나물을 생으로 먹으면 좋지만, 독성이 있기 때문에 데치거나 독소를 빼는 등 방식으로 독성을 없애고 먹는 것이 좋다. 기가 충만한 음식이기 때문에 봄나물을 많이 먹으면 여름을 수월하게 날 수 있다. 여름을 앞두고 기를 미리 충전하는 차원에서라도 봄나물은 꼭 많이 먹어두자.
봄나물은 한 가지 종류만 계속 먹기보다 2~3가지 정도의 봄나물을 종류를 바꿔가며 매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과잉섭취해도 몸에 탈이 나기 때문에 적정량을 먹는다. 음식 궁합도 따져보자. 봄나물은 고기보다는 해물과 궁합이 더 좋다. 그래서 봄나물을 해물과 찌개나 국 요리로 해먹으면 맛과 영양이 배가된다. 쌈을 싸먹을 때는 양념장에 신경 쓰자. 부추 잔파 달래 등을 넣어 양념장을 만들어 쌈에 곁들여 먹으면 음식 궁합이 맞다. 집에서 봄나물을 2~3가지 정도 만들어 먹는다면 나물 하나 정도는 조금 짜게 해 몸속 염도를 맞추자. 지나친 저염식이나 무염식은 좋지 않다.
■나물 요리
재료: 참나물 비비추 냉이 머위 등
양념: 조선간장 마늘 참기름 들기름 들깻가루 된장 깨소금 잣 청양고추
준비: 헛개나무 삼백초 초피나무 청미래를 끓여서 약초 물을 식혀놓는다. 봄나물을 다듬은 뒤 약초 물에 담가 독소를 빼고 일정 기간 보관해 숙성시킨다.
만드는 법
1. 작고 야들야들한 봄나물부터 굵고 센 봄나물 순으로 데친다.
2. 끓는 약초 물에 봄나물을 넣고 살짝 데친 뒤 찬물에 씻어 물기를 꼭 짠다.
3. 다진 마늘과 조선간장을 넣고 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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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나물 채소. |
굵고 센 나물을 먼저 데칠 경우 데친 물이 시커멓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야들야들한 봄나물부터 먼저 데치는 것은 좋다. 모든 봄나물은 다진 마늘을 넣어 무친다. 마늘은 기가 충만한 봄나물의 기력을 더욱 증진하는 역할을 한다. 동이초나 비비추 등 종류에 따라 청양고추가 들어가야 할 봄나물이 따로 있다. 봄나물이라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찌기 때문이다. 이런 나물을 무칠 때 청양고추를 넣어주면 고추가 지방을 분해하는 것을 도와줘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다. 파처럼 생긴 비비추는 청양고추와 적당한 크기로 썬 달래를 넣고 살짝 털어가며 들기름에 무쳐준다. 냉이는 열이 많은 채소라 성질을 보완하기 위해 들깻가루와 들기름을 넣어 무쳐준다. 냉이는 주무르고 살짝 털어가는 방식을 혼합해 무친다. 쓴맛이 강한 머위는 된장과 들깻가루를 넣고 주물러 간이 나물에 배게끔 무쳐준다.
나물에 따라 참기름 또는 들기름을 넣는다. 보통 잎이 넓은 음식은 '음'의 성질이 있으므로 참기름을, 잎이 좁거나 작은 나물은 '양'의 성질이라 들기름을 쓴다. 가량 취나물은 참기름을, 참나물은 들기름을 쓴다. 봄나물의 효능도 알아두면 좋다. 참나물은 신장과 위장에, 동이나물과 냉이는 간에 좋다. 머위나물은 위와 장에 효능이 있으며, 전호초는 폐와 기관지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샐러드
재료: 참나물 전호초 겨울초 달래 머위 곰취 돌나물 배 한라봉(오렌지) 파프리카 등
양념: 조선간장 효소(자두)
만드는 법
1. 약초 물에 담가 독소를 뺀 봄나물들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볼에 담는다.
2. 배는 채 썰고 한라봉은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봄나물이 담긴 볼에 같이 넣는다. 파프리카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볼에 담는다.
3. 청양고추를 적당히 넣고 조선간장 약간과 효소 적당량을 넣은 뒤 뒤적여 준다.
샐러드는 만들기 편하고 채소를 생으로 먹기 때문에 상큼한 맛이 식감을 더욱 자극한다. 잎(봄나물)에 열매(과일)를 추가해 음양조합도 맞춘다. 봄나물 샐러드는 오미와 오색이 조화로운 음식이다. 채소와 과일, 고추, 효소, 간장 등 재료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 등 오미를 내며, 봄나물과 알록달록한 과일 및 채소의 색이 어우러져 봄의 색을 연출해 보기에도, 먹기에도 좋다. 이 밖에도 봄나물은 조리법이 다양하다. 냉이 방풍나물 전호초 조개풀 당귀 등 봄나물을 튀긴 뒤 소스에 찍어 먹는 탕수채도 봄나물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곰취 취나물 머위 등은 김치 재료로 널리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