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경제학의 대가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죽음을 앞두고 한 말이다. 샴페인은 프랑스 상파뉴 지방에서 '상파뉴 방식(Methode de Champenoise)'이란 독특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기포가 있는 발포성 와인이다. 역사적으로 이 지방의 와인들은 품질이 뛰어나 랑스(Reims)의 대성당에서 치러진 역대 프랑스 왕들의 대관식과 축하연에 많이 사용됐다. 여기에 정부와 샴페인하우스들의 치밀한 브랜드와 이미지 마케팅이 더해진 결과 오늘날 세계 문화와 유행을 선도하는 프랑스의 상징적 존재가 됐다. 이제는 상류층과 모든 사람이 동경하는 선택된 그룹들이 마시는 고급 와인의 이미지를 이용해 분위기로나마 신분 상승을 꿈꾸는 세계 각국의 중산층과 부유한 엘리트들에게 마케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샴페인이 상징하는 구체적인 이미지는 다양하고 화려하다. 가장 먼저 축하의 술이다. '샴페인을 터트린다'는 것은 승진,당선,탄생,성취 등 좋은 일이 생겼다는 의미다. 샴페인은 승리의 상징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나 NBA 농구에서 우승한 팀의 선수들이 샴페인 샤워를 주고받으며 승리를 만끽하는 장면은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또한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의 대명사다. 샴페인은 기품 있는 유럽 왕실의 연회나 고급스러운 행사에 절대 빠져서는 안 될 필수 음료다. 한편 선박의 진수식에서 깨트리는 샴페인은 해신께 바치는 제물로 부디 악귀로부터 선원들을 보호해 달라는 염원이 담긴 신성한 의미가 있다. 또 한편 샴페인은 부유함과 사치스러움을 상징한다. 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가 가장 즐기며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서도 샴페인의 사치스러움이 묻어난다. "맥주에 핫도그를 먹어야 될 사람들이 샴페인과 캐비아를 원하고 있다. "
샴페인하우스들은 자사 제품의 이미지 창출에 도움이 되는 역사적인 이야기나 유명한 인사들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브랜드 홍보에 열을 올린다. 또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다양한 스포츠대회나 행사를 후원한다. 나폴레옹이 동부전선으로 나가면서 '모엣 샹동' 하우스에 자주 들러 자사의 샴페인을 마셨다거나,윈스턴 처칠은 '폴 로제'만을 마셨다는 이야기들은 고전에 속한다. 모엣 샹동은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식 때 공식 샴페인으로 사용됐으며,'뵈브 클리코'는 러시아 황실에서 많이 마셨다는 점을 강조하면 실제로 판촉에 도움이 된다. 또한 '크뤼그'는 재클린 케네디,코코 샤넬 같은 우아한 여성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거나 오래된 영화 '카사블랑카'의 여주인공 잉그리드 버그만이 말하는 "'뵈브 클리코'라면 남겠어요" 같은 대사는 성공한 마케팅 사례에 속한다.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자동차경주대회에서 우승자가 뿌려대는 샴페인은 멈(Mumm)사 제품이며,이 대회에서 7차례나 우승한 독일의 미하엘 슈마허는 모엣 샹동의 상징 인물이다. 최근에는 모엣 샹동의 또 다른 홍보대사로 금발의 미국 영화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선정됐다. 그녀의 매혹적인 자태를 흠모하는 사람들은 모엣 샹동 샴페인을 마시면 무엇인가 그녀와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한다.
한편 '페리에 주에'사의 '벨 에포크(Belle Epoque)' 샴페인은 '샴페인의 꽃'이라는 별명처럼 병에 그려진 '아네모네' 꽃문양이 돋보인다. 특히 소유주인 피에르 페리에와 아델 주에가 결혼한 해에 76년 주기의 핼리 혜성이 나타난 사실 때문에 '하늘이 이어준 연인'이라는 로맨틱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이런 유래로 '벨 에포크'는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에 자주 사용된다. 실제로 '벨 에포크'란 프랑스어로 19세기 말에서 세계 제1차대전 전까지 계속됐던 평화롭고 풍요한 '아름다운 시절''황금기'란 뜻이다. 그레이스 켈리가 가장 좋아한 샴페인으로 마이클 더글러스와 캐서린 제타 존스의 200만달러짜리 초호화판 결혼식과 국내에선 김희선의 결혼식에도 등장했다고 한다.
마릴린 먼로는 욕조에 350병의 샴페인을 채워놓고 목욕을 즐겼다거나,트럼펫 모양의 샴페인 잔은 트로이의 헬레나 여왕 또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젖가슴을 본뜬 것이라는 이야기 등은 샴페인에 섹시한 이미지를 덧칠하려는 또 다른 의도로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