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의 場
무모함일 수도 있지만 후지산 오르는 계획을 만들어본다.
수없이 시물레이션을 해보고 場을 만들어 봤지만 내 생각, 의지대로 모든 것이 실행될지 걱정이 앞선다.
2. 길을 나서는 所懷(소회)
소풍가기 전날 설렘에 잠을 취하지 못하는 아이처럼, 나는 이번에도 선잠 속에 온 밤을 뒤척이고 찌뿌듯한 어색함에 비행기에 오른다.
드디어 차창밖에서 다가서는 삶의 흔적을 뒤로 한채 나리타를 향해 도약을 한다.
점점이 작아지는 건물과 아득하게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맑은 구름속으로 들어선다.
대개 하늘에 오르면 뭉글어진 하얀 구름 위를 날아가는데 오늘은 바다 위에 조각배 떠가듯 파랑 바탕에 점점이 하양이 떠다닌다.
맑은 하늘이지만 너무 폭염에 시다리다 보니 이 맑음도 더워 보인다.
멀뚱멀뚱 시간을 까먹다 보니 저 아래 초록이 보이고 듬성듬성 집들이 눈에 다가선다. 이제 일본땅인가...
여태 구름도 없더니 하얀 구름이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다. 하얗다. 곧 땅에 미끄러져 내려가겠지?
나는 이 순간이 항상 두렵다. 처음 하늘을 날아본 게 군용 헬기인데 그때 너무 괴롭고 무서웠던 기억이 트라우마가 되어 아직까지 남아있나 보다.
3. 오합목 가기
매번 대중교통으로 후지산 오합목에 접근했지만 오늘은 편하게 전용버스로 이동을 한다.
흐물흐물 떨어지는 불쾌한 땀방울이 온몸을 적시는 폭염 속에 더위와 싸우느냐 지쳐있었는데...
나리타 공항에 내리니 막되게 굴던 더위가 선선하게 식어있다.
주말이라 가와구치코 가는 길은 많은 차량으로 천천히 갈 수밖에 없고 하늘 중간에 걸쳐있는 구름은 심술스럽게 잔뜩 찌푸리고 있다.
기대하고 간 가와구치코 호수는 후지산이 짙은 구름 속에 숨어버려 실망 속에 발길을 오합목으로 돌린다.
버스로 산을 오르는 중간쯤 심술 내는 구름 속을 살포시 빠져나오니 환한 햇님이 우리를 포근하게 맞이한다.
파란 하늘과 눈 아래 펼쳐진 하얀 구름에 취해 내일 이루어질 후지산 등반을 꿈꾸며 눈을 감는다.
첫댓글 이번 후지산 후기는 없넹 ! 감사합니다,
나무너무 피곤해서....
귀국하면 올릴게요
후지산후기2
기다리고 있습니다
ㅎ
더운날씨에 수고 많이 했어요 👍
수고 많이 하셨고 준비해 주신 덕분에 편하게 다녀왔습니다.
후기 2가 기다려지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