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추모관에 드나든 지가 어느덧 3년입니다. 장모님과 제 혈육의 유해를 봉안(안치)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거기 예식장을 빌려 제사를 지내기도 합니다.
한데 아무리 보아도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어 넋두리(?)를 늘어 놓습니다. 예식장은 두서너 군데인데, 거기 책꽂이에 보면 <가톨릭 성가>집은 물론 <가톨릭 성경>은 한 권도 없다는 사실--.반대로 개신교 <성경>이나 <성가>집은 넘쳐납니다. 물론 개신교 신자가 상대적으로(유족) 많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실망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개신교 '성도'들은 누구나 거기 책들을 이용하여 성경 한 구절도 읽고 찬송가도 부르는데, 천주교 신자들은 빈손으로 왔다가는 성경을 펼치지도 못하고 돌아와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는 저 자신 3년 동안 셩경이나 성가집 한 권밖에 갖다 놓지 못했으니 부끄럽습니다.
교우 여러분.
혹시 이런 시설에 성가집이나 <성경>(천주교)를 기증할 생각을 가진 분 안 계실까요? 2005년 9월 20일 이후 출간한 강우일 주교 발행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성경>은 부담일 테니, 그걸 기증하십사 하는 말씀은 못 드립니다.('일과 놀이'의 옛 성경-천주교와 개신교 공용-도 괜찮겠습니다.) 하다못해 헌 성가 집도 단 몇 권 있으면, 유족들이 와서 성가를 부를 수 있을 겁니다.
사무장에게 맡겨 주시면 제가 갖다 놓는 심부름은 하겠습니다. 한갓 巴人(신심이 극히 부족한 못난 위인)이 외람된 글월 올려 죄송합니다. 교우 여러분의 일상이 항상 주님의 사랑과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불초 이원우 아우구스티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