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충기의 세계배낭여행기 107>
남태평양의 섬나라 인도네시아(Indonesia)<6>
◆ 루왁(Luwak) 커피
우리 숙소에서 아래쪽으로 계단을 조금 내려가면 곧바로 자그만 커피숍이 있는데 가게 앞에 시커먼 고양이를 닮은 동물이 있다. 처음 우리끼리 너구리다, 오소리다 하다가 주인에게 물어보았더니 말로만 듣던 사향고양이 루왁(Luwak)이라고 한다.
루왁 커피
사향 고양이 루왁(Luwak)
루왁은 커피나무 열매를 따 먹고 똥을 싸는데 소화되지 않은 커피 씨가 변에 섞여 나오면 그것을 분리해내서 볶아 분말을 만들어 걸러 내리면 말로만 듣던 그 비싼 루왁커피....
몇 마리는 장 속에 가두어 놓고 한 마리는 만질 수 있도록 내 놓았는데 묶지 않았는데도 도망가지도 않고 쓰다듬으면 얌전히 커다란 눈을 껌벅거리며 빤히 쳐다본다. 커피 값이 비싸서 엄두를 못내는 것을 내가 아직 마셔보지 못했다고 우겨서 결국 마시게 되었는데....
우리가 커피 맛을 제대로 음미할 능력이 없어서인지, 사기를 당한 것인지 아무런 향도 나지 않고 그냥 평범한, 좀 부드러운 아메리카노 맛이다!! 아무래도 진짜 루왁 커피가 아닌 듯하다.
한 잔에 우리 돈 6.000원 정도... 발리 물가를 감안하면 엄청나게 비싼 커피다. 제기럴...
모두들 떨떠름한 표정, 사기를 당했다는 표정으로 카페를 나오는데 내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멍청한 주인 놈, 커피에다 향수를 몇 방울 떨어뜨리던지 토끼 똥이나 쥐똥을 넣고 끓여서 조금 구린내가 나게 하던지... 하자 모두들 쿡쿡거린다. 어쨌거나... 국내에서는 한 잔에 3~4만원 한다니 친구들 만나면 마셔봤다고 자랑은 할 수 있지 않을까... ㅎ
◆ 숙소의 풀장
우리 일행 중 임장로... 수영강습을 받고 수영심판 자격증까지 획득했다는 사람이 다이빙에는 문제가 있었다.
내가 시범을 보였다. 두 손을 모아 구부리고 점프를 할 때 발을 뒤로 들어 올리며 물속으로 머리부터 쏘옥....
근데 몇 번을 시범을 보이고 몇 번을 되풀이해도 되지 않는다.
처음 준비동작은 그럴싸한데 뛰어들 때 엉거주춤 두 손과 두 다리가 동시에 풍덩...
꼭 여우가 풀숲의 쥐를 덮칠 때 두 귀를 쫑긋 세우고 덮치는 것처럼 두 손과 두 발을 구부린 채로 동시에 풍덩... <임장로 (Sorry... 히히)>
◆ 발리 전통 예술
발리 전통춤 뿌수빤잘리
발리 미술(캘러리 탐방)
우붓 왕궁을 둘러보다가 어린이들이 추는 발리 전통춤을 보는 횡재를 누렸다. 손동작과 발놀림, 특히 눈을 크게 뜨고 눈알을 굴리는 표현이 꼭 원숭이를 흉내 내는 춤인 것 같은데 매우 이색적이다.
마을 곳곳에 미술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갤러리가 있는데 한 곳을 들러 작품을 감상했다. 발리 미술은 나름 특징이 있는 것 같다. 밝은 색상과 화려한 꽃무늬, 과감한 표현 등등..
♠짜낭(Canang)과 콜람(Kolam)
발리의 짜장(Canang)
인도의 콜람(Kolam/그림)
발리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은 모두 이슬람(Islam) 문화권인데 반해 발리는 유독 힌두(Hinduism) 문화권이다. 그 중에서도 힌두교 신에게 바치는 것인지, 토속신앙에 기인한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신께 바치는 짜낭(Canang)이 그 한 예다. 짜낭은 신전이나 가정집 문 앞, 또는 가게 앞에 놓는데 몇 개씩 포개어 놓기도 한다.
인도를 여행할 때 보았던 콜람(Kolam)이 언뜻 연상된다.
인도 콜람은 가정주부가 매일 아침 문 앞에 쌀가루나 돌가루로 정성껏 그림을 그린다. 위 사진의 콜람은 단순한 그림이지만 가정에 따라 다양한 색깔은 물론 면에 색깔을 넣는다. 또 엄청나게 크고 화려한, 복잡한 그림도 있다. 각 가정마다 독특한 문양인데 부유한 가정일수록 크고 화려하다.
인도에서 콜람은 가정에 행운이 들어오는, 방문하는 사람에게 신의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같은 힌두(Hindu) 풍습이겠는데 조금 의미는 다르지만 집 앞에 있다는 것으로 유사점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