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현지 대형 유통업체의 확보는 각 지역의 조합이나 업체에게는 버겁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러시아 극동지역 농식품 유통 강자인 삼베리 Самбери 레미 Реми 등 대형 유통체인과 전략적 협업을 추진하는 이유다. aT는 한국의 신선식품 전문 매장인 K-Fresh 존(Zone)을 개설·운영하거나 온라인 마켓 진출을 강화하는 등 유통망 확충에 전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러시아에서도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식품)과 레디밀(Ready Meal) 시장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레디밀 시장은 2014년 이후 매년 8~9%씩 지속 성장중이다. 시장 규모는 2017년 1,873억 루블에 이르렀고, 2022년까지 연평균 2.4%의 성장률로 2,000억 루블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게 중요하다. 러시아는 땅이 넓은 만큼 SNS 활용이 효율적이다. 현지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 전체 인구의 47%가 1개 이상의 SNS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신북방 진출을 계획 중인 식품 업체라면 눈여겨봐야 할 정보다.
레디밀 시장은 대도시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전체 시장의 82%를 차지한다. 바쁜 현대인이 비교적 많은 도심 지역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냉동식품이다. CJ가 인수한 ‘라비올리’, ‘딸로스또’, ‘마로즈코’ 등이 매출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농수산식품의 북방 진출에 못지 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농기자재와 수산물 가공 분야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6월 들어 ‘한·러 농업협력포럼’과 ‘한·우즈베키스탄 농업비즈니스 상담회(다이얼로그)’를 잇따라 개최했다. 국내 농기자재 기업의 북방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진출 대상국가는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젠 등 13개 국가다.
‘한·러 농업협력포럼’과 ‘한·우스베키스탄 농업비즈니스 상담회(다이얼로그)’에는 수출 유망한 국내 농기자재 회사 총 39개사가 참여했다. KOTRA는 현지 바이어를 초청, 농기자재 기업과의 1대1 상담을 주선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 자리에서 한국 농기업들은 비닐하우스 모델과 스마트팜, 곡물가공설비 등을 소개했다. 이 중 핵심은 ‘온실’시스템. 북방지역의 기후환경을 고려한 현지 맞춤형 온실모델을 만들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스마트팜 자재업체·스마트팜 시공업체 등이 힘을 합쳐 ‘온실시스템'을 패키지로 수출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