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역잡아함경_148. 네 종류의 장부, 말의 비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종류의 말은 현명한 사람이 탈 만하나니, 이것은 세상에 있는 일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채찍 드는 그림자만 보고도 곧 놀라면서 마부의 뜻을 따름이요,
둘째는 채찍이 몸의 털에 닿기만 하면 곧 놀라면서 마부의 뜻에 맞추는 것이요,
셋째는 채찍이 몸의 살에 닿으면 그제야 놀라면서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이요,
넷째는 채찍이 살과 뼈에 사무친 후에야 놀라면서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장부로서 탈 만한 것에도 역시 네 가지가 있나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다른 마을의 어떤 남자나 여인이 병에 시달리다가 몹시 심해져서 차츰 죽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 말을 듣고 난 후에 세속 법에 대하여 아주 싫어할 줄을 알며,
그 싫어함으로 말미암아 지극한 마음으로 착한 도를 닦나니,
이것을 잘 조복된 탈 만한 것으로서 채찍 그림자만 보고도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丈夫)라고 말한다.
둘째는 자기 마을의 남자나 여인이 중한 병을 얻어서 시달리다가 마침내 위독해서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았는데,
그러한 일을 보고 난 후에는 아주 싫어하는 생각을 하며,
싫어하기 때문에 지극한 마음으로 착한 일을 닦나니,
이것을 잘 조복(調伏)된 탈 만한 것으로서 몸의 털에 닿기만 하면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라고 말한다.
셋째는 비록 자기 마을에서 병들어 죽은 이가 있는 것을 보지만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다가, 자기 친족이나 자기를 보좌하는 이가 병으로 위독해서 드디어 목숨을 마치는 것을 보고 난 후에야,
세상의 법에 대하여 싫어하는 마음을 내며,
싫어하기 때문에 착한 행을 부지런히 닦나니,
이것을 조복된 탈 만한 것으로서 털과 살에 닿으면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라고 말한다.
넷째는 비록 자기의 친족과 자기를 보좌하는 이가 병으로 죽는 것을 보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다가, 자기가 병으로 시달리다가 위독해서 큰 고통을 받게 되어 즐겁지 않으면,
그제야 싫어하는 마음을 내며,
그 싫어함으로 말미암아 모든 착한 행을 닦나니,
이것을 잘 조복된 탈 만한 것으로서 채찍이 살과 뼈에 사무치면 마부의 뜻을 따르는 것과 같은 장부라고 말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