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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저에게 참 신기한 곳이에요. 많은 활동에 참여하고 있진 못하지만 ‘뭘 이런 걸’, ‘이게 될까’ 이런 마음을 한 구석에 담고 참여하는데 신기하게도 하고 보면 참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 되곤 하거든요. 그 마력이 뭘까 연구 대상이에요. 제가 경험한 ‘건강실천단’도 그렇고, 살림 협동 다이어트 ‘살다’ 도 그렇고, 이번 ‘치과 말하기 작은 모임’도 그렇고요.
26일 토요일 역촌동 즐겨찾기에서 ‘내가 꿈꾸는 협동조합치과 작은 모임’을 가졌어요. 오투 산행 후 뒤풀이 자리이기도 했죠. 어색하지 않을까? ‘치과 경험 말하기’ 한다는 이야기는 몇 번 들었는데 흠 이런 자리 쑥스럽지 않을까? 별 할 말이 있을까? 이런 생각은 기우였어요. 바탕에는 작은 모임을 위한 레이의 꼼꼼한 준비(북한산 산행에 주사위 챙겨간 거임껴? 그것도 두 개나. 즉석 사진기도)와 ppt 화면 없이도 핵심 사항을 간단하게 브리핑 해준 어라, 진행을 한 피오나 공주의 노력이 밑받침되었고요, 무엇보다 긴 산행 후 쑤신 몸과 다리, 땀내를 안고, 즐찾 늘한결 표 막걸리와 상그리라가 특별히 챙겨 온 52도 술까지 마시고서도 ‘말하기’에 열의를 보여 준 오투 멤버들의 저력, 살림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지 말입니다.(자화자찬 모드)
오투가 흥하긴 해도 토요 산행+뒤풀이에 이번만큼 많은 인원이 모인 건 처음이라네요. 아이들 셋 포함 15명이나 모였거든요. 두 팀으로 나누어 말하기를 시작한 시간은 8시 20분, 마무리한 시간은 10시쯤, 아 진지해~ 아 말하기가 이렇게 흥미진진하다니~ ㅎㅎㅎ 개원 애벌레 외에도 이런 작은 모임이 앞으로 10번 정도는 더 진행된다니 꼭 참여해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어 보세요. 의외로 흥미진진하다니까요. ‘치과’를 주제로 멍석이 깔리니 이런 자리 안 가졌으면 어쩔 뻔했나 싶게 이야기들이 줄줄 나오더군요. 저도 이야기를 듣다보니 치과에 얽힌 여러 경험들이 막 새삼 떠오르기도 하더군요.(잊고 있었던 아이의 턱뼈 손상과 부정교합 등 때문에 치과를 전전했던 스토리가 마구마구 생각나더라는 ㅋㅋ)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상그리라의 치과 치료 경험, 오랫동안 입을 벌리고 다물지도 못한 채 있는데 의사가 다른 작업을 하다 와서 ‘더 크게 벌리세요’ 다그칠 때 말도 못하고 힘들었다고 하네요. 환자 입장에서 친절한 안내, ‘잠깐 입을 다물고 계셔도 됩니다’라는 사소한 말 한 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였죠. 웃자의 경우, 치과에서 이를 닦는 법, 치실 사용법에 대해 직접 시연과 안내까지 받았다고 하네요.(이런 친절한 치과라니...) 모 협동조합 치과는 ‘우리 치과는 이를 닦아줍니다.(?)’라고 씌여 있다고도 해요. 우리가 만드는 치과도 이렇게 환자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한 병원이 되겠죠. (당근)
또 한 가지, 격주 토요 근무를 하는 중기 님의 생생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 어른이 되어 처음 받았던 치아 신경치료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무엇보다 치료 날짜 잡기가 어려웠다는 점, 사실 직장인이 이 치료를 위해 반차든 아니든 휴가를 받기가 참 어려운 우리 현실에서 토요일 종일 진료나 야간 진료가 꼭 필요할 텐데, 그렇다고 의사의 쉴 권리를 보장해 주지 못한다면 이도 문제여서 주중 일반 조합원의 양보를 얻어 쉬는 날을 만들고, 직장인을 위한 주말 진료를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하는 이야기였어요. 직장인도 치과 진료를 걱정 없이 받을 수 있는 협동조합 치과, 어때요 멋지지 않나요?
이야기 나눈 것 중 스티커 붙이기를 해 세 개를 뽑아 정리 작업, 오투방에 정리된 메모 내용은 이거예요.
1. 의사의 치료 과정과 비용에 대한 상세한 설명,
2. 환자의 입장에서 안내해주는 것,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입을 다물고 계셔도 된다고 알려주는 등
3. 이용 가능한 시간에 대한 배려. 직장인을 위한 토요일과 야간 진료 등.
1.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한다는 점
2. 의료 정보 설명 충분히 듣고 싶은데 환자와의 공유 없이 의료인만 독식하고 그걸 돈벌이로만 활용할 따름이다
3. 협동조합 치과일 때, 지인 추천으로 왔더라도 내가 조합원으로 운영 주최로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오투 ‘치과 말하기 작은 모임’은 온오프를 오가며 이루어졌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목록을 레이가 올리면 그걸 보고 각자의 결의도 말하구요, 이렇게 쫀득쫀득, 치밀하게 이야기 나누다니 서로 감탄하면서 즐겁고 기꺼이 생각들을 나누었다죠. 이번 치과 개원을 위해서는 3억 출자금을 모아야 하는데요, 현재 모든 조합원이 20만원씩 내면 된다네요. 어때요, 출자금 증자하기도 부담을 나누니 해볼 만 하지 않나요? 적금을 깨거나 타서 출자를 하겠다는 조합원도 있으니 사정이 어려운 경우 더 소액으로 마음을 나눌 수도 있겠고요.
마지막으로 치과 개원을 향한 조합원 십계명(어떤 내용인지 궁금한 분들은 27일 개원 애벌레 후기 사진을 찾아보세요~~^^)을 같이 낭독하고 나니 모두에게 알찬 이야기 나눔 시간 마무리~~ 레이의 개원 애벌레 즉석 기념사진까지 더해지고, 사진을 돌려보며 감상평까지 훈훈하게 나누고요~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셔야 했던 분들 사진 인증샷 아쉽네요.)
참참, 잊을 뻔 했는데요, 즐겨찾기에 가니 ‘어린이동화읽는어른모임’ 원년(?) 멤버들이자 구산동 도서관마을협동조합에서 일하는 분들이 부부 동반 모임을 하고 있었어요. 그중 오투 멤버도 두 분이나 있었구요. 27일 개원애벌레에 참석이 어렵다고 해서 어라 상무가 그분들도 들으실 수 있도록 서둘러 치과 개원 브리핑을 했죠. 준비된 치과의사 인필 전공이 보철과이고, 임플란트 등이 전문이라고 하자 바로 ‘임플란트 치료, 예약 가능하냐?’는 질문이 나왔어요. 치과를 개원할 때 3개월 정도 미리 예약을 받고 시작하면 든든하다고 합니다.^^
뱀발: 뱀발에 쓰지만 작은 모임의 필수 사항, 모임 공간!!! 맛있는 돈까스와 파스타와 술도 먹고, 치과 개원 브리핑을 포함 ‘작은 모임’ 이야기 나눔을 할 수 있어서 아주 좋았어요. 늘한결, 몰아쳐서 정신없게 했는데 잘해줘서 고마워요.
첫댓글 폭풍 감동 후기 크흑 밥풀의 살림 사랑에 막 마음 쩌릿쩌릿
오투산행후 예습을 잘한 덕에 개원애벌레 모임은 한층 더 즐겁고 좋았어요
레이님, 어라님,공주님 역쉬 최고~~`
전 9시 넘어가니 소리가 들리지 않을만큼 피곤이 몰려와서... 일찍 나왔지만... 뒷풀이에서 술마시며 개원설명회가 가능하다는 걸 보고... 살림 만쉐이!!!!!를 외칠수 밖에 없었다는....ㅎㅎ
주사위 2개 들고 북한산 등산하려니 얼마나 무겁던지요ㅎㅎㅎ
등산과 함께 이렇게 긴시간 찐하게 오투와 함께 보낸 일요일이 꿈만 같아요!
신기하게도 하고 나면 신나고 즐거운 경험에 동감~ 살림 좋아요~ 오투 좋아요~~^^
꼼꼼하고 생생한 후기 감사합니다 잘 읽었어요!
저는 무릎이 안 좋아 오투는 생각도 못하지만 늘 후기 보면서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근데 산행 후 음주 치과 말하기 대회라니... 엄청난 소모임인 줄 알았지만 실로 엄청엄청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