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대지문학상 심사평 (겨울호)
●.대지문학 대상 <김덕겸>심사평 (겨울호)/시인 평론가 김형식
=.희망의 끝자락을 놓지 않으려는 강인한 시인의 언어를 본다 .=
모든 인간의 삶은 나름의 개성과 굴곡이 있을 테지만 김덕겸은 매우 특이한 행로를 걷고 있음을 목도한다. 시 [목마름]과 [비 오는 날]이 그렇다. 수렁에 빠진 한 마리의 사자를 보는듯하다.
프랑스 작가 샤리에르(1906~1973)의 소설 '빠삐용'이 떠오른 것은 왜인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이 작품의 주인공 빠삐용은 종신형을 선고받은 죄수였다.혹서와 가혹한 강제노동, 그리고 자기에게 씌워진 살인죄란 누명을 벗기 위해 악명 높은 기아나 형무소에서 조셉 섬 형무소로, 카옌의 악마 섬으로 끌려 다니며 칠전팔기의 탈출을 시도한다.
머리는 이미 백발이 되고 이도 몽땅 빠진 몰골에 발은 고문 끝에 뼈를 다쳐 절룩거리는 빠삐용은 다시 탈출을 준비한다.매일 절벽에서 야자열매를 바다로 던져 해류의 흐름을 연구한다.
마지막 결행의 날, 수십 미터의 절벽에서 야자열매를 담은 포대와 함께 바다로 뛰어내린 빠삐용은 유유히 자유를 찾아
수평선 너머로 멀어져 간다.
목마름'은 절망에서의 몸부림이고
희망의 씨앗이다. 김덕겸 시인은 보기 드문 탁월한 시인이다. 시인은 희망을 전해 주는 전도사다.
시인이 자랑스러운 것은 불멸의 자기 시를 남기기 때문이다. 대지 문학 대상 수상을 크게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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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문학상 <김용기> 심사평 / 시인 평론가 김형식
심사에 오른 김용기 시인의 시 10 편을 읽어 내리면서 식탁 위에 행복의 밥상을 차리고 있다. [ 안개 낀 인천대교]을 수작으로 올린다. "길 따라 쭉 늘어져 있는 안개 낀 인천대교 어젯밤은 물 위에 서 있고 아침엔 갯벌 위에 서 있는 대교 위"를 오고 가는 사람들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밀물처럼 밀려오는데
시인은 이곳에 "바다정원 만들어 조깅 하고 자전거길도 만들고 캠핑 촌 텐트 앞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행복한 모습"을 꿈꾼다. " 행복 자신이 만들어 간다"라고 했다." 가족여행은 행복을 사주고 화합은 덤이라" 했다.
시인의 상상력은 현실이 된다.
인천대교가 살아 숨 쉬고 있다. 독자에게 전달되는 시어의 감각이 특출하다고 하겠다.
시는 언어의 꽃이다,
김용기 시인의 시적 재능은 언어의 충복에서 언어의 창조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어 하나, 토씨 하나에도 자기 자신의 영혼을 불어넣는 시인의 내공이 돋보인다.
대지 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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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수상작 (시 5편)/ 김덕겸
1).목마름
세상이 타오른 향기에
온몸이 춤을 추듯 가을날의 심장은
잠자던 첫사랑까지 불러내더니
내 안의 사랑과 그리움은
잠재우지 못하고 떠나는구나!
목마름은 칠흑이 되어
광활한 대지의 합성들을
지워나가는데
깊어진 곳마다 쌓여가는
시신 같은 갈색의 몸부림
낮은 바람으로도
길바닥에 나동그라지는 너
그 길을 사박사박
수인처럼 걷고 있는
발밑에 쪼그라드는 비명
아파요, 온몸이
아파요, 내 영혼이
2).비 내리는 날
전쟁터로 차출되어 나가는 군인처럼
비장한 각오로
신경과 진료실 3번 방으로 들어갔다
의사는 힘겹게 입을 뗐다
"글쎄요 확실시됩니다."
"1년 내외.… 더 이상..."
정신이 아득해진다
드높은 파도처럼
슬픔이 밀려오고
내 작은 손은 파르르 떤다
그런 모든 자극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항상 박탈감과 허무함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고요히 그것을 지켜본다면
어떤 순간에
삶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첫눈이 내리고 있다
지루하게
흑백 영화가 상영되고 있다
작자 미상이다
주연배우도 없다
조연배우도 없다
거대한 상영관에
바람만 거세게 불고 있다
감흥도 없이 일어서려는데
클라이맥스처럼
첫눈이 내리고 있다
4).봄과 사랑
빛이
창문의 얼룩을 밀어내고
예열을 시작하며,
방 안의 어둠과
몸을 섞는 이른 아침 시간
나는
밤새 너와 놀던
그리움을 배까지 끌어다 덮고
점점 귀 어두워지는
사랑에 대해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다
사랑은
언제나 인적이 드문
길의 끝에 뒤돌아서서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다시 가야 한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아직은
가난한 이른 아침 햇빛에
실눈을 떴다 감았다 하면서
때 이른 봄볕과 손잡아달라며
자꾸만 겨드랑이를 간지럽히고 있다
5).가고 오고
아픔들이 모여 여름이 간다
슬픔들이 모여 가을은 온다
신음하던 소리로 이젠 사랑을 말하고
울먹이던 소리로 이젠 기쁨을 말했으면
서늘한 바람이 만장처럼 일렁이는데
그슬린 얼굴로 울고 있을 수만은 없잖아
단단했던 잎들도 얇아져 흩날리는데
주먹을 쥔 채 아파만 할 순 없잖아.
슬펐던 것도 더워서 였고
아팠던 것도 더워서 였고
그냥 더위에 실려 보낸다
나로부터 불어
네게로 돌아온 바람처럼
무늬도 희미한 가을바람을 이
제 가슴으로 맞는다
ㅡ.첨부: 대지 문학상 선정 심사표 1부 '끝'
~~~~~
●.문학상 수장작 (시 10편)/김용기
1).떠오르는 얼굴들
눈감으면 떠오르는 얼굴들
지난 세월에 나는 어떤 만남과
동행했는지 돌아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름들
궂은일을 함께 걱정하며
기쁨을 서로 나누던 사람들
서로 아끼며
행복을 전해주며
나의 삶이 복되고
내 인생이 즐거웠던 날
인생의 삶에서 나도
남들에게 좋은 만남으로
남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2).우리는 동행자
우리는 동행자
부모님이 소개하고
운이 좋아서 만나
함께 가는 길동무가 되었다
우리 같이 가는 인생길
서로의 희망을 위해
바쁘게 전진하고 있다
어느 쯤에 끝이 있고
또 언제 어느 때
거기에 도달할지 모르지만
취미를 함께 하고
여행을 함께 하고
깊은 물을 건너
황량한 들판을 간다고 할지라도
그대와 나는
즐거움도 괴로움도 같이 하면서
행복한 마음으로
우리는 인생길의 동행자
3).생각이 나는 날
잘 지내지
잘 지내고 있을 거야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보인다
바다도 보이고
저녁노을도 보이고
마음도 들여다보이고
목소리가 그립다
성우 같은 목소리가
걱정하지 말라고
너의 얼굴이라도
조금
보였으면 좋겠다
4).안개 낀 인천대교
길 따라 쭉 늘어져 있는
안개 낀 인천대교
어젯밤 물 위에 서 있고
아침엔 갯벌 위에 서 있다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밀물처럼 밀려오고
바다정원 만들어 조깅을 하고
자전거길 이어지고
아침 바람 서늘하다
걷다보니 캠핑 촌
캠핑 인들의 텐트 앞 의자
커피를 마시며 행복한 모습
모든 사람들은 행복을 자신이
만들어 간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는다
가족여행이
행복을 사주고
화합은 덤이다
어젯밤 나쁜 기억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아침엔 좋은 기억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5).어설픈 늙음
피할 수는 없지만
막을 수는 없는 일
무릎이 아프면서 통증을
사랑해야 하는지
아름다운 청춘
언어가 죄송하다
혹사시키고 후회하는
어설픈 늙음
쌀쌀한 날씨에 마음까지
움츠리던 날
졸업식 축사에 희망을
주고 싶다
만보를 걷고 집에 와서
와인 두잔
건강하게 살면서 행복한
삶을 말합니다
6).다 같은 노인이 아니다
얼굴에 웃는 모습이
떠나지 않아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웃는 얼굴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마음에 여유를
가져라,
나이가 들어서 세상사에
불평불만 흉하다
품격을 지켜라.
하고 싶은 말이 있더라도
매우 긴요하지 않으면
될 수 있는 대로 삼가라
음식도 적당히 깔끔하게
먹어라
몸가짐을 흐트러지지
말라고 합니다
자신의 마음 마당을
항상 사랑으로 채워가며
충만한 삶을 향유 하세요
7).사랑의 힘
밤하늘에 별이 빛나듯이
사랑은 마음을 비칩니다
하루하루가 그림처럼
사랑의 색깔로 물들어 갑니다
겨울바람이 매섭게 흩날리는
사람의 속삭임이 마음을 감싸네!
작은 손질하나에 두근거리는
사랑은 인생의 아름다운 멜로디
시간은 흘러도 사랑은 영원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자라나는 꽃
어둠이 오더라도 함께 하는
그 미소 속에 행복이 깃들어 갑니다
사랑은 인생의 소중한 보물
서로에게 선물하는 마음의 힘
그 속에 담긴 감사와 이해
사랑의 힘은 영원히 흐르리라
8).그리움
새벽에 일출이 좋았던 곳
생각이 납니다
저녁에 붉은 노을
그리워지네요
밀물이 들어오고
썰물이 나가고
갯벌에서 바지락을 잡았지
그 시절 그리웠는지
9).신의 고마움/ 김용기
두드리는 목탁 소리에
마음이 열릴까
청아한 염불 소리가
깨달음을 줄까요
세속에 온갖 번뇌가
천길 수면 속에 잠긴다면
탐욕에 젖은 몸은
부처님 자비를 받아들일 까
신에 의해 창조된 인간이
신의 명을 거역할 때
고통이 온 다지요
업보를 씻기 위해서
신에게 도움을 청하고
은은히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가
산에서 울려 퍼지는
목탁소리가
번뇌를 잊게 하는
신의 고마움이다
10).행복이 넘치는 슬픔이
평생을 입찰을 봐서 사업을
하는 사람
참 힘든 인생을 살고 있다
드라마 같은 인생
풍수지리 학자가 되었다
만학도가 되어서
풍수지리를 알면 돈이
보인다
한방 침과 쑥뜸으로 박사학위
사냥을 하면서 살생을 많이 했어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죄를 조금이라도 사하기 위해
시골에 가서 농사를 진다
자연을 사랑하면서
서울 집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시골 생활이 쉽지 않은데
여러모로 변신해 가면서
인생을 살고 있다
눈을 다쳐서 운전이 힘들다
인생이란 주고 빼앗고 한다
옆에서 봤을 때 행복이
넘치는 데
이런 일이 어려움이 슬픔이
누가 알리라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