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시와 음악
문화는 늘 스스로 성장하기 보다는 외부로 부터 유입되고 융합하면서 만들어진다. 아프리카 흑인음악이 전세계를 장악하기 전까지 유랑하는 집시들의 음악문화는 유럽과 아시아 음악의 정체성에 영향을 주고 융합문화를 창조하여 고착시켰다. 지금처럼 매스미디어가 원시적이였던 그당시에 움직이는 미디어나 SNS같은 것이였다.
대중문화는 늘 상부의 하달식 전파가 아닌 하층으로부터 번져 올라가는 특성을 생각할 때 비참한 아프리카 노예들과 핍박받는 최하위층 집시들의 음악이란 슬픔이란 공통의 자원으로 대중의 마음을 대변하고 사로잡는데 매우 적당한 것이다
문득 이들의 음악문화가 지금까지 서구음악에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 뿌리였는지 생각하게 되어 이들은 누구인지, 그리고 이들의 경로와 각 문화들을 만나서 융합되어 창조된 음악들을 소개하고자한다.
집시[gipsy]
인도 북부에서 이동을 시작해 현재 유럽과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거의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랑민족이다. 일반적으로 혈연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을 이뤄, 인근 국경을 넘어 이동하며 생활하며, 폐쇄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체로 집시의 기원에 대해서는 인도 펀잡지방(북서부 지방)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학자들 사이에서 인정되고 있다. 그들은 9~10세기 경 인도 북서부의 펀잡지방을 떠나 실크로드를 타고 흑해연안까지 도달한다. 이후 이들은 몇 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다시 이동하게 되는데, 이들 중 일부가 유럽(비잔틴 제국)에 도달하게 된다. 1500년경이 지난 후 이들은 루마니아에 도착하게 되고 그 이후에는 소규모 집단으로 유럽 전역에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현재 집시들이 세계적으로 살고 있지 않는 나라는 그린란드, 일본, 그리고 한국뿐이다.
유럽인들은 이들의 고향이 이집트일 것이라고 생각하여 '이집트인(Egyptian)'이라는 말에서 영어로 '집시(Gypsy)'라고 불렀다고 한다. 또 15세기 보헤미아 왕이 집시에게 영내 통행권을 부여한 것에서 보헤미안(behemian)으로 불리기도 했다. 집시들은 자기 민족을 롬(Rom) 혹은 로마(Roma)라고 부른다. 이는 집시어로 '인간', '사람'을 의미한다. 국제집시연맹(IRU)은 그들 자신의 명칭을 통일시켰는데, 그것은 rrom, 혹은 rroma, rromani 로 통일해서 공식적인 서류나 회의석상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의 명칭이 이탈리아의 로마의 명칭이나, 루마니아라는 나라와 혼동이 될 여지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r을 두 개 겹쳐 쓰게 된 것이다. 1995년에는 유럽의회가 공식 서류상에서 로마(rroma)의 사용을 승인했다. 집시어는 로마니(Romany)라 한다.
집시를 부르는 명칭은 각 나라별로 다른데 프랑스에서는 보헤미안, 독일에서는 치고이너, 헝가리리서는 치가니, 지간(Tzigane),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는 기타노(Gitano)라고 부르며 집시들은 자신들의 고유 언어를 로마니어(Fomani Language)라 지칭한다.
전 세계 집시 인구는 20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유럽의 집시는 60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20세기 들어 많은 수가 정착했지만, 여전히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동하면서 생활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은 가족들끼리 집단을 이루어 이동한다. 몇 가족에서 몇 십 가족, 혹은 100명 정도의 무리가 유랑생활을 한다.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주로 천막이나 포장마차 등에서 생활한다. 예전에는 말을 타거나 걸어서 이동했으나 19세기 이후에는 마차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자동차를 타고 이동한다. 유럽에 사는 집시들은 그들 특유의 전통 수공예품을 만들어 팔았다. 여자들은 남자들이 만든 바구니와 목공예품을 팔거나 이동 지역 사람들을 위해 점을 쳤다. 흔히 타로카드점으로 불리는 카드점을 많이 친다. 곡예와 음악 연주 같은 일에 종사하기도 했다. 집시들은 정착된 땅에 조직을 형성하지 않으며 타민족과의 통혼도 하지 않는다.
집시들은 그들의 배타적 문화와 방랑기질 때문에 지역사회에 동화되지 못하고 계속 박해를 받아왔다. 정착한 집시들의 경우 농노 제도에 묶여 노예와 같은 생활을 영유했으며, '집시'라거나 집시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또한, 악마의 상징이나 마녀사냥의 대상으로 몰려 화형당하거나 생매장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제국주의의 팽창기에 있어서는 민족 우월주의가 팽배하게 되고, 그에 따라서 집시들의 고난은 더욱 심해졌는데, 이로 인해 20세기 나치에 의한 대학살도 이루어졌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집시 보고서에 따르면, 집시들은 각 사회의 최빈민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시 [gipsy] -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서양음악사에서 집시음악
집시들의 기원과 유랑생활의 시작은 8세기에서 10세기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시기에 일련의 무리들이 집시들의 본거지로 알려진 북인도로부터 여러 지역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10세기에는 근동의 여러 나라에 출현했고, 14세기와 15세기에는 몇 차례에 걸쳐 서아시아에서 발칸 반도로, 그리고 동·서 유럽의 여러 지역으로 유입되었으며, 근년에는 남북 아메리카 대륙에서 오스트레일리아까지 이주하고 있다. 현재 대략 300만이 넘는 집시들이 유럽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집시들의 주요 그룹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번째 그룹은 발칸 반도의 국가들과 헝가리에서 집단생활을 영위하는 로마(Roma) 족이다. 이들의 일부는 19세기에 중부 유럽과 미국으로 건너갔다. 두번째 그룹은 신티(Sinti) 족으로 독일에, 그리고 세번째 그룹은 칼레(Kale) 족으로 남부 프랑스와 이베리아 반도(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모여 사는 집시를 일컫는다.
신티, 로마 그리고 칼레 족은 ‘치고이너(집시)’라는 명칭을 모욕적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 명칭을 가치중립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집시들의 음악은 각각의 생활공간과 이 그룹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의 동화과정에서 비롯되어 각기 상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리스트는 1859년에 파리에서 출간된 자신의 저서 〈보헤미안과 헝가리 음악에 관하여(Des Boémiens et de leur musique en Hongrie)〉에서 당시 사회 전반에 유포된 의견을 대변하여 주장했다. 즉, 헝가리 집시음악(영어 : Music of Gypsies, 독어 : Zigeunermusik)이 본래의 헝가리 민속음악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주장은 훗날 헝가리 태생의 작곡가인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ök, 1881~1945)의 종족음악학적 연구에 의해 반박되었다. 20세기 학계의 연구 역시 리스트의 주장을 근거 없는 것으로 규정했다.
헝가리의 집시음악은 여러 악기 연주자들이 모여서 바이올린, 클라리넷, 첼로, 더블베이스 혹은 심벌즈 등을 연주한다. 이들의 리더는 제1바이올린 주자이며, 프리마스(Primas)라고 불린다. 19세기에 가장 유명했던 헝가리의 프리마스는 야노스 비하리(János Bihari)였으며, 그는 빈 궁정에서 높은 명예를 누렸으며, 1814년에는 빈 의회에서 연주를 하기도 했다.
동유럽의 치고이너 음악 특유의 음향을 만들어내는 화성적 특성은 이른바 ‘치고이너 음계’이다. 여기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치고이너 단조’로서 ‘라-시-도 - 레#-미-파-솔#-라’이다. 이 음계에서는 첫 음과 네번째 음의 증4도 음정 ‘라-레#’가 특징적이다. 다른 하나는 ‘치고이너 장조’로서 ‘도-레b-미-파-솔-라b-시-도’의 음계이다. 여기에서는 첫번째 음과 두번째 음의 간격이 기이하게도 단2도, ‘도-레b’이다. 서구의 전통적인 장단조 체계에 이러한 치고이너 음계가 도입되어 채색될 때 종종 낯선 분위기가 연출된다.
리스트는 40여 년(1846~85)에 걸쳐 집시들이 연주하던 멜로디를 차용해 자신의 〈헝가리언 랩소디〉를 작곡했으며, 그들의 연주방식을 피아노 용으로 편곡했다. 그리고 작품의 시작에 “고집스럽고 심오한 집시 스타일로 연주할 것”이라는 지시어를 기입하곤 했다. 〈헝가리언 랩소디〉는 형식적인 면에서 당시 널리 알려진 집시음악의 2부 형식을 차용했다. 즉, 느린 템포(Lassú)의 1부에서는, 감상적인 분위기와 즉흥적 요소가 강조되었다. 그리고 빠른 템포(Friss)의 2부에서는 격정적이고 생동감이 있으며, 리듬성이 강조되면서 춤곡의 멜로디가 뒤따랐다. 리스트 외에 브람스, 바르토크를 비롯한 많은 작곡가들도 자신들의 ‘랩소디’에서 치고이너 음계를 구사함으로써 음악에서의 헝가리적 표현을 만들고자 했다. 사라사테(치고이너바이젠), 바르토크(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랩소디, Op.1), 라벨(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치칸) 등도 집시음악의 특징을 자신들의 작품에 활용한 작곡가이다. 집시음악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치고이너바론(Zigeunerbaron)〉에서처럼 오페레타나 오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동유럽의 집시음악과 차이를 보이면서 독자적인 음악 전통을 발전시킨 것은 이베리아 반도(특히 남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집시 음악이다. 이들의 음악 역시 화려한 기교와 즉흥성이 그 특징이다. 특히 플라멩코와 스페인 최남단에 위치한 안달루시아에서 유행하는 음악형식과 춤곡인 칸테 지타노(cante gitano)는 19세기 초 이래로 자주 집시들에 의해서 연주되어왔다. 그리고 이 음악은 오랫동안 치고이너의 민속음악으로 오해되어왔다.
이 음악은 노래와 춤 그리고 기타 연주가 혼합되어 있는 아주 매혹적인 예술음악이며, 노래를 부르는 스타일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된다. 그 하나는 비련의 고통이나 인생의 절망 등 깊은 비탄의 심정을 토로하는 칸테혼도(cante jondo, cante grande라고도 함) 반주를 맡는 기타를 압도하는 열광적인 비가(悲歌)가 그 특징이다. 이 노래는 사회 하층부 사람들에게 특히 애용되기도 했다. 또 다른 하나는 인생을 구가하는 경쾌한 리듬으로 이루어진 칸테치코(cante chico, cante flamenco라고도 함)인데, 이 종류의 노래는 매우 단순하고 소박하다. 집시들의 비애와 희열을 표현하고 있는 이 두 종류의 음악은 약간의 변화가 가미되어 여러 가지 지류로 나누어진다. 춤곡의 경우에는 혼자 혹은 몇몇이 쌍을 이루어 춤을 춘다. 이때 발을 구르거나 박수를 치기도 하고 캐스터네츠를 사용하기도 한다. 20세기 전반기에 스페인 음악을 부흥시킨 알베니스(I. Albéniz), 그라나도스(E. Granados), 드 파야(M. de Falla), 투리나(J. Turina)는 플라멩코의 음악적 특징을 자신들의 작품에서 활용한 대표적인 스페인 작곡가들이다.
(서양음악사 100장면, 2002. 7. 20., 가람기획)
- - - - - - - - - - - - - - - - - - -
집시음악의 부류와 음악가들
[집시음악의 원형, 인도의 집시음악]
집시의 출발점이 인도 북부지역이라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다. 인도 북부의 라자스탄 지역에서는 현재까지도 집시의 영향이 남은 음악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사막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한 방랑 음악가들인 망가니야스(Manganiyars)들은 현재 유럽 집시들의 음악과 가장 유사한 성향을 지닌 음악을 구사한다. 인도 북부 출신의 하미드 칸(Hameed Khan)이 이끄는 밴드 무사피르(Musafir)는 인도 음악과 스페인의 플라멩고를 결합시킴으로서 이러한 인도 음악의 집시적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밴드로 알려졌 있다.
오스만 투르크가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에 진격하기 전 이미 거주하고 있었던 집시 음악인들은 투르크 치하에서도 음악적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투르크 황제와 귀족들을 위한 궁정 음악가로서, 또 한 부류는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거리의 음악가로서 그들은 음악과 함께 살아왔다. 현재도 터키의 레스토랑이나 나이트 클럽에서 연주하는 거의 대부분의 뮤지션은 집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양과 서양이 마주하고 있는 이스탄불의 지역적 특징은 음악적인 영향으로도 나타났다. 가장 주요한 특징은 18세기 서양의 악기인 클라리넷이 도입되었다는 점이다. 클라리넷의 도입은 집시 뮤지션들의 연주와 음악에도 변화를 일으켰다. 터키에서 집시의 음악은 주로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첫 번째는 파실(Fasil)이라고 지칭되는 가벼운 클래식의 형태이며, 또 다른 형태는 이집트의 영향을 받은 벨리 댄스(Belly Dance)를 위한 음악이다. 파실 음악은 보통 터키식 클라리넷인 클라르넷(Klarnet)과 바이올린인 카만(Karman), 하프의 일종인 지더(Zither), 그리고 타악기인 다르부카(Darbuka)의 앙상블로 이루어진다. 여기에 또한 류트의 일종인 우드(Ud)와 밴조와 유사한 악기인 쿰부스(Cumbus)가 추가되기도 한다. 빠른 톤에서 음악을 리드하는 악기는 다부르카로서 여기에 클라리넷의 멜로디 라인이 더해져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또한 느린 멜로디에서는 간혹 보컬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12세기 이집트로 부터 건너온 벨리 댄스는 나이트클럽이나 카바레 등에서 많이 공연되며 여기에 참여하는 뮤지션들은 대다수 집시들이 주류를 이룬다. 터키 집시의 음악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는 먼저 '터키의 베니 굿맨'이라고 일컬어지는 무스타파 칸디랄리(Mustafa Kandirali)를 언급할 수 있다. 그는 이야기로만 남아있는 집시 클라리넷 연주가 이브라힘(Ibrahim)의 전설을 잇는 인물로 여겨진다. 또한 주목할만한 이름은 이스탄불 오리엔탈 앙상블(Istanbul Oriental Ensemble)이다. 리더이자 다부르카 연주자인 부르한 오찰(Burhan Ocal)이 이끄는 그들은 집시 앙상블의 전통을 이어가며 터키 최고의 인스트루멘틀 그룹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스의 집시음악]
터키와 동일하게 그리스에서 또한 많은 수의 집시 뮤지션들이 거주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적인 특성상 이들은 섬지역의 음악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주로 그리스 본토와 펠로폰네소스 반도를 중심으로 산재해 있다. 또한 터키와 달리 그리스에서 주류 음악인 렘비티카(Rembetika)에는 아주 적은수의 집시 뮤지션들 만이 참여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도 하나의 특징이다.
그리스에서 집시의 음악은 보통 두 가지 형태의 모습을 보인다. 그 첫 번째는 일상적으로 연주되는 형태로서 나무로 된 피리의 일종인 주르나(Zurma)와 타악기인 다불(Davul)의 듀오로 구성된다. 그리고 두 번째는 터키의 파실과 유사한 형태로 쿰파네이아(Koumpaneia)뮤직이라고 부른다. 클라리넷과 류트, 바이올린, 그리고 아코디온이 앙상블을 이루는 콤파네이아는 카페나 결혼식, 파티 등의 장소에서 주로 연주되어진다. 최근 들어서는 그리스 대중음악에도 집시의 영향이 커져가고 있다. 그 선두에 선 아티스트가 바로 코스타스 파블리디스(Kostas Pavlidis)이다.
코스타스 파블리디스는 1974년생이라는 그리 많지 않은 나이지만 최근 그리스 대중 음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12세의 나이로 부른 메넬라오스 카라마지 올리스(Menelaos Karamagiolis)감독의 영화 Rom에 출연할 기회를 잡았고, 그가 부른 노래들은 영화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15세의 나이로 시리오스(Sirios)와 계약한 코스타스 파블리디스 공연 실황을 담은 Our Own Gypsies와 데뷔 앨범 Ship Of The Heart등을 발표하였다. 세계음악 팬들 사이에서 가장 집시다운 목소리를 지닌 아티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이후 The Wanderring, Songs of Greek Gypsy등의 앨범으로 그리스 집시 중 최고의 아티스트로 평가 받고 있다. 이외에도 가슴을 울리는 음성을 지닌 여성 싱어 엘레니 비탈리(Eleni Vitali)나 이아니스 살레아스(Yiannis Saleas)등은 반드시 들어보아야 할 집시 싱어이다. 이 밖에 그리스의 FM 레코드에서 발매된 집시 음악 시리즈인 Rom of Fire Vol.2 : Sostar는 흔히 들을 수 없는 그리스 중앙 지역과 북부의 음악을 모아놓은 작품으로 집시 음악의 이해를 위해서 들어볼만한 작품이다.
[발칸반도와 동유럽의 집시음악]
유럽의 집시 중 무려 47%가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유럽과 발칸 반도의 국가들은 집시의 주 활동 무대였다. 그 결과 이들 지역의 음악에서 보이는 집시의 영향은 다른 지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하다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들 지역에서 들을 수 있는 민속음악의 대다수는 집시 뮤지션들에 의한 것이다. 그럼 주요 국가들에서 집시 음악이 어떠한 형태로 전해지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의 집시음악]
알바니아의 집시들은 주로 그리스와 인접한 남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1945년 두 국가 간의 분쟁이 있었을 만큼 그리스 문화의 영향권에 인접해 있는 남부 알바니아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집시의 음악은 클라리넷과 바이올린 그리고 아코디온과 류트의 연주가 조화를 이루는 콤파네이아 음악으로 그리스의 그것과 유사한 특징을 보인다. 마케도니아 역시 유사한 음악이 칼기아(Calgia)라는 이름으로 일부 지역의 집시들에 의해 연주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마케도니아 그리고 더 나아가 세르비아의 집시들의 음악을 특징짓는 것은 바로 브라스밴드이다. 영화, 그리고 영화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집시의 시간'이나 '언더그라운드'등의 영화속을 장식하는 브라스 밴드들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음악들은 이제 발칸 지역의 대표적인 집시 음악으로 우리의 인상에 각인되었다.
주요 뮤지션으로는 코차니 오르케스타(Kocani Orkestar)나 클라리넷 주자인 페루스 무스타포프(Ferus Mustafov)의 이름을 언급 할 수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케도니아 아티스트로서 빼어놓을 수 없는 이름이 '로마니 송의 여왕' 에스마 레제포바(Esma Redzepova)이다. 주로 남편이자 클라리넷 주자인 스테보 테오도시에브스키(Stevo Theodosievski)가 이끄는 집시 앙상블과 함께 활동하는 그녀는 풍부한 성량과 애절한 음성, 그리고 다양한 레퍼토리로 집시 보컬 음악의 1인자로 알려져 있다.
[루마니아의 집시음악]
루마니아의 집시음악을 특징짓는 것은 아랍 음악의 영향을 받은 타라프(Taraf)라는 피들과 아코디온, 심발론과 더블 베이스로 이루어진 앙상블이다. 발라드와 춤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는 이들은 거의 모든 마을에 존재하는 거리의 악사이자 마을 축제의 주인공이다.이러한 타라프 중 국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그룹이 바로 타라프 데 하이둑(Taraf De Haidouk)이다. 부쿠레슈티 인근의 마을 클레야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전형적인 타라프인 이들은 1986년 첫 앨범인 Fomanie: Les Lautari De Clejani를 선보이며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들과 버금가는 romica puceanusms와 젊은 집시음악밴드 giovanni de cecco 와 leonardo jeszensky가 있다
------------------------------------------------------------------------------------
[헝가리의 집시음악]
18세기 이후 헝가리는 동구 유럽 여러 국가들 중 그 내용으로나 질적으로나 가장 풍부한 집시 음악을 가진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집시 음악의 기원은 18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명한 집시밴드의 리더 칭카 파나(Czinka Panna)나 '피들의 나폴레옹'으로 잘 알려졌던 야노스 비하리(Janos Bihari)와 같은 유명한 이름들은 현재 헝가리 집시 음악의 바탕이 되었다. 특히 야노스 비하리의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집시 뮤지션들 사이에서 널리 연주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통 하에 있는 집시 뮤지션 중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두 차례나 내한 공연을 가졌던 로비 라카토쉬(Roby Lakatos)를 중심으로 하는 라카토쉬 가족일 것이다. 비록 최근 들어 영혼이 없는 음악을 한다는 혹평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 기술적인 면만큼은 헝가리 집시의 전통을 잇는 최고의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피들 위주의 음악 이외에 헝가리 집시에게는 다른 형태의 음악 양식 또한 전한다. 집시 음악에서는 예외적으로 거의 악기를 넣지 않고 보컬과 퍼커션만으로 이루어지는 이런 음악 양식은 소수의 집시들에 의해 연주되기 때문에 쉽게 접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러한 보컬을 바탕으로 하는 음악적 전통을 바탕으로 기타와 몇 가지 악기를 더한 구성으로 발표된 일련의 음악은 현재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그 대표주자로는 안도 드롬(Roby Lakatos)이 잘 알려져 있다. 여성 보컬인 밋수라(Mitsoura)의 강력한 음성과 애절한 연주의 조화가 일품이다.
------------------------------------------------------------------------------------
[러시아의 집시음악]
러시아에서 집시의 음악은 18세기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집시음악가들에 의한 코러스는 특히 짜르와 귀족의 사랑과 함께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주로 러시아의 민속음악을 레퍼토리로 삼던 그들은 19세기부터는 민속 음악과 클래식의 사이에 위치하는 더욱 대중적인 연가를 선보였으며, 이것은 그들의 명성을 더욱 높여갔다. 그 당시 러시아의 귀족들 사이에는 집시 그룹을 갖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후 많은 수의 집시들은 그들의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몇몇은 망명한 귀족들과 동행하여 유럽으로 망명했고, 나머지는 집시 본연의 모습인 유랑의 길에 올랐다. 이들 중 가장 잘 알려진 뮤지션은 러시아의 챠르 니콜라스를 위해 연주했고, 함께 프랑스로 망명길에 올랐던 바이올린 연주자 장 굴레스코(Jean Goulesco)이다. 또한 그의 딸인 여성 집시 싱어 리다 굴레스코(Lida Goulesco) 또한 탁월한 가창력과 깊은 감정 이입으로 러시아로부터 망명한 최고의 뮤지션으로 찬사를 받았다. 최근 들어 가장 큰 관심을 얻고 있는 러시아의 집시 뮤지션은 바로 로이코(Loyko)이다. 리더인 바이올린 연주자 세르게이 에르덴코(Sergei Erdenko)를 중심으로 두 대의 바이올린과 기타의 포멧으로 결성된 그들은 최근 앨범에서는 여성 보컬리스트를 참여시켜 더욱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
[스페인의 집시음악]
동유럽의 집시음악과 차이를 보이면서 독자적인 음악전통을 발전시킨 것은 이베리아 반도 (특히 남부 스페인의 안달루시아)의 집시음악이다. 이들의 음악 역시 화려한 기교와 즉흥성이 그 특징이다. 특히 플라멩코(Flamenco)와 스페인 최남단에 위치한 안달루시아(Andalucia)에서 유행하는 음악형식과 춤곡인 칸테 히타노(cante gitano)는 19세기 초 이래로 자주 집시들에 의해서 연주되어 왔다. 그리고 이 음악은 오랫동안 찌고이너의 민속음악으로 오해되었었다. 이 음악은 노래와 춤 그리고 기타연주가 혼합되어 있는 아주 매혹적인 예술음악이며 노래를 부르는 스타일에 따라 두 종류로 구분된다. 그 하나는 비련의 고통이나 인생의 절망 등 깊은 비탄의 심정을 토로하는 칸테혼도(cante jondo: cante grande라고도 함) 반주를 맡는 기타를 압도하는 열광적인 비가(悲歌)가 그 특징이다. 이 노래는 사회 하층부 사람들에게 특히 애용되기도 하였다. 또 다른 하나는 인생을 구가하는 경쾌한 리듬으로 이루어진 칸테치코(cante chico: cante flamenco라고도 함)인데, 이 종류의 노래는 매우 단순하고 소박하다. 집시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비애와 희열을 표현하고 있는 이 두 종류의 음악은 약간의 변화가 가미되어 여러 가지 지류로 나뉘어진다. 춤곡의 경우에는 혼자서 혹은 몇몇이 쌍을 이루면서 춤을 춘다. 이때, 발을 구르거나 박수를 치기도 하고 캐스터네츠를 사용하기도 한다. 20세기 전반기에 스페인 음악을 부흥시킨 알베니스 (I. Albeniz), 그라나도스 (E. Granados), 드 파야 (M. de Falla), 투리나 (J. Turina)는 플라멩코의 음악적 특징을 자신들의 작품에서 활용한 대표적인 스페인 작곡가들이다
스페인 집시의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음악은 바로 플라멩고의 유명한 빠꼬 델 루시아(Paco de lucia)와 카마론 드 라 이슬라(Camaron De La Isla)를 포함하여 많은 수의 플라멩고 연주자들은 집시의 혈통을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집시 연주자는 기타리스트 토마티토(Tomatito)로서 최근 플라멩고와 재즈를 오가는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있다. 프랑스와 국경을 인접한 카탈루탸의 집시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는 집시 킹스와 장고 라인하르트 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집시를 대표하는 밴드로 인정받고 있는 집시 킹스는 플라멩고와 룸바, 그리고 록 등 다양한 음악을 접목한 곡들로 사랑받고 있다. 아마도 어딜 가던지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을 흡수하는 집시의 성향을 가장 잘 나타내는 그룹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와 유사한 음악을 구사하는 그룹으로는 집시 킹스가 나온 레이예스 집안의 다른 형제들로 구성된 로스레이예스(Los Reyes)나 여성 보컬리스트 이쉬타르(Ishtar)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로스 니뇨스 드 사라(Los Ninos De Sara)등을 이야기 할 수 있다.
------------------------------------------------------------------------------------
[프랑스의 집시음악]
프랑스의 집시음악은 스윙 리듬의 현란한 기타와 로맨틱한 멜로디가 특징인데 역시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는 바이올린 연주자 스테판 그라펠리(Stephane Grapelli)와 협연을 통해 집시 출신으로 재즈사에 가장 큰 영향을 남긴 아티스트로 여겨진다. 최근 국내에서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로젠버그 트리오(Rosenberg Trio)나 기타리스트 로마네(Romane), 안젤로 디바리(Angelo Debarre), 그리고 비렐리 라그렌(Birelli Lagren) 등이 장고의 뒤를 이어 재즈계에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펄 장고(Pearl Django)는 거기에 낭만적인 색조를 입혀 사랑받고 있다. 프랑스와 아르디의 아들 자끄 뒤트롱도 여기에 가세했다.
[출처] Gypsy: 집시의 원류와 그들의 여정 & 세계의 집시 음악 |작성자 바람전설
------------------------------------------------------------------------------------
집시들은 한국과 일본만 빼고 세계 거의 모든 나라로 이동하였는데 인도와 인접한 동남아시아쪽에 많은 수가 있다고 하지만 음악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또한 히말라야와 시베리아, 고비사막 등으로 막혀있는 동북아시아까지 집시들이 목숨걸고 이동하기에는 메리트가 없었나보다.
라틴아메리카는 워낙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아프리카 노예흑인정책으로 아프리카 음악이 강했으므로 집시들의 음악이 끼어들 틈새가 없었을 것이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와같은 집시들과 그들의 음악을 한번에 알 수 있는 영화가 있다
집시감독 토니 갓리프의 [라쵸드롬]이다
이것은 영화지만 대사는 아예 없다.
음악과 마음의 시선만 있을 뿐이다
집시의 원류부터 자취를 따라 직접 취재하며
집시음악의 명인들이 많이 출연하는
긴 뮤비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