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틀째는 타이완섬 중동부 해안도시 화롄(花蓮)의 타이루거협곡이다.
타이페이와 화렌 사이에는 험준한 산맥이 가로 막고 있어 버스보다는 기차를 이용하는편이 안전하고 시간도 절약된다. 서울에서 미리 구매한 티켓의 출발시간은 오전 8시, 2시간20분만인 10시20분에 화롄에 도착했다.
타이루거협곡을 관광하기 위하여는 택시투어나 벤투어, 또는 버스투어인데 우리 일행은 다섯명이어서 벤투어를 택했다. 11인승 벤이어서 좌석이 여유롭다.
타이루거협곡 입구 표지석.
타이완섬 동쪽 화렌에서 서쪽 타이중을 잇는 동서횡관공로의 시작점이다.
이곳에서부터 20km의 계곡 주변이 타이루거 국가공원이다.
처음 도착한 곳은 협곡의 샤카당트레일코스. 편도 2시간 반 코스인데 가이드 기사가 허락한 시간은 오직 1시간 뿐이다..
돌길이 약간 울퉁불퉁해도 경사가 없어 걷기에 무리가 없다. 이 계곡은 석회암이 없는지 물이 맑고 푸르다.
허락한 시간 안에 조금이라도 더 보기 위해 열심히 걸었다. 길의 끝은 보이지 않고 구불구불 계속 이어져 있다.
들어갈수록 경관은 더 좋아지고 공기도 더 청량하게 느껴지는데 이내 돌아나가야 할 시간이다.
타이루거 협곡 곳곳이 금년 2월 지진에 많은 피해를 보아 지금도 계속 복구중이다.
기사가 두번째로 안내한 장소는 연자구(燕子口, 옌츠커우) 입구의 출렁다리이다. 아찔한 다리 아래로는 회색빛 탁류가 급하게 흘러간다. 꽃힐배에 나와 한국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출렁다리는 관리자의 승인이 있어야 건널 수 있다는데 입구는 막혀 있고 관리자는 만날 수 없어 포기했다.
연자구(燕子口) 표지석. 누구나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오랜 세월 침식작용에 의해 생성된 구멍에 봄, 여름이면 제비들이 찿아와 집을 짓는다고 연자구라 부른다.
협곡 사이를 흐르는 계류를 마주하고 있는 두 절벽의 간격이 전체 협곡에서 가장 좁은 부분이다. 절벽 중앙에 구멍이 뚫려있고 관광객들이 보인다. 막상 저 길을 걸을때는 바로 옆이 천길 낭떨어지인줄 실감 못한다.
석회암 바위를 뚫어 낸 길이라 낙석의 위험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헬멧은 필수이다. 헬멧은 입구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연자구 입구에서부터 휴게소까지 보도가 만들어져 있어 계곡의 회색빛 급류와 신비로운 무늬의 거대한 대리석벽을 감상하며 걷는다.
식사와 음료, 아이스크림 등를 파는 휴게소. 이 집의 카레라이스가 맛있다는데 점심시간을 조금 넘겨 도착하였더니 모두 팔리고 만두만 남았다.
휴게소 조금 위쪽에는 사방이 석벽으로 가로 막혀 하늘이 타이완섬 형태로 보이는 곳이 있다. 한쪽 석벽의 높이가 200미터 기울기가 120도란다. 즉, 안쪽으로 30도나 기울었다는 이야기인데 현장에서는 그 사실을 실감하기 어렵다.
가파른 산길을 지그재그 올라가면 타이루거 원주민들의 생활상을 전시해 놓은 전시관이 있다.
식당과 매점이 있고 쉼터도 잘 되어 있어 바쁜 여정에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산을 내려와 장춘사 전망대에 서면 맞은편에 폭포와 정자가 보인다. 뒤는 산으로 막혀 있는데 저 물은 어디에서 흘러오는 것인지 궁굼하다.
장춘사전망대에서 올려다 본 장춘사.
장춘사는 타이루커 협곡을 통과하는 동서횡관공로를 건설하다가 숨진 255명을 기리는 사당이다. 장춘사는 내부 출입을 제한한다하여 오르지는 않고 먼 발치에서 바라만 보았다.
장춘사 넘어 뒷산에 와불이 있는 꽤 큰절이 있는데 이름을 잃어 버렸다. 인터넷 검색에서도 찾지 못하였으니 그리 유명한 절 같지는 않다.
절 입구에 출렁다리가 있다. 연자구에 있는 출렁다리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거기서 못 건너본 아쉬움을 달랜다.
타이로거협곡을 마치고 화렌으로 돌아오는 길에 치싱탄(七星潭)해변에 들렀다.
그러나 대실망. 날이 흐려서인지 바다 물빛도 흐릿하고 해변모래도 곱지 않다.
오후5시30분 화렌을 떠나 저녁8시 타이페이로 돌아 온 우리는 타이페이메인역에서 한정거장 떨어진 서문정거리를 찿았다. 서문정거리는 타이페이의 명동으로 비견된다. 우리는 이곳에서 대만식 샤브샤브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