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죠.
10년 만에 찾은 펜쇼장에 들어서는 순간 저 말이 뇌리를 관통하더군요.
첫 펜쇼에서 뵈었던 스텝분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계셔서 너무 반갑고 좋았습니다.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아 많이 놀랐고 새롭게 데스크를 내신 분들도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다양한 물품들을 내시고 시필을 비롯한 체험존을 만들어 두셔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가 펜쇼를 만끽하느라 펜쇼 자체의 사진은 하나도 안 찍었네요. 사진 좀 찍어둘걸.
부스 배치도에 색칠까지 해 가며 방문한 데스크들과 예상치 못한 솔깃한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고 스윽 구매해 버린 데스크들... 행복합니다.
신명나게 즐겼으니 올해는 이제 지름신이 그만 오셨으면...(지갑 배 꼬메는 중)
바쁘실 텐데도 펜쇼를 준비하신 펜후드 운영진과 펜쇼 스텝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덕분에 너무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고개 숙여 인사 드립니다.
이하는 구매한 물품 및 데스크 소감 입니다.
순례자K님 : 노트 인포 보자마자 아 굉장한 노트가 나왔다. 저건 사야 한다..!! 하고 찜해 두었던 노트입니다. 사실 노트만 사려고 했는데 실제 가격이 예상보다 높아 고민을 좀 한다고 떠났다가 결국 도로 가서.. 필기체 연습 노트랑 두권을 사고 말았습니다. 파카51님의 검수를 받았다고 자부심 있게 말씀 하시더니 진짜 내지가 너무너무너무 두툼하고 좋았습니다.
노랑이 노트는 좀 더 사각사각 써지고 종이 결이 느껴져서 부들부들 매끈매끈 파인 저는 파랑이만 샀네요. 풀 셋트.. 저는 보지 못했습니다.
김야근님 : 샘플 노트 인포를 보자마자 아 저건 사야 해!! 하고 달려갔는데 저렴한 가격에 두권을 사고 말았습니다. 아직 시필은 못 했지만 다양한 내지 구성이 자꾸 손을 근질거리게 만듭니다. 노트 샀다고 덤으로 주신 스티커가 너무 귀여워요. 피곤하실 텐데도 환하게 맞아주셔서 덩달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로버트 오스터 : 세일러 행사 때 뵌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괜히 반가웠습니다. 펜쇼 오픈 하자마자 펜쇼 한정 잉크랑 토모에리버 사고 빠졌다가 나중에 다시 가서 파이어 앤 아이스"만" 샀습니다. 아우 잘 참았다. 소비 잘 자제했다. 하고 집에 왔더니... 로미오와 줄리엣은 깜박 했다는걸 깨달아서 원통해 하고 있습니다ㅜㅜ 원래도 잘 쓰던 곳이고 펜쇼 한정으로 보도듣도 못한 가격으로 판매 해 위험 했습니다.(지갑이)
피에르 가르뎅 : 여기도 보도듣도 못한 펜쇼 한정 잉크 가격ㅇ..ㅠㅠ 저는 참았지만 친구의 지갑이 열렸었습니다. 대신 인포에서부터 궁금했던 토모에리버 콜라보 종이를 사왔고 50매 들어있어서 아직 못 썼습니다. 귀한 몸... 원목 팔레트도 다 나갔고 펜홀도 목걸이랑 만년필은 구경도 못 해서 너무 아쉬웠어요. 잉크병 뱃지가 너무 가지고 싶었는데 그것도 이미 다..ㅠㅠ 대신 파란 남대문 마그넷을 받았는데 붉은 색도 가지고 싶었어요.
데스크 운영자 분들이 너무나 젠틀하고 프로페셔널 하셔서 유독 인상 깊었습니다.
유네엘님 : 슬픈 가격에 옥수수 라떼 하나만 들여왔다가 지금은 아 잘못했어. 고구마라떼도 살 걸! 하고 있습니다. 종이 시필은 인기가 너무 많아서 다음을 기약했네요. 도장도 너무 귀여워서 고르고 골라 두개를 정했는데 하필 금붕어+연잎은 큰 사이즈가 없어서... 하나만 사왔습니다. 슬픔. 매우 슬픔.
문의도 많아 정신 없으셨을텐데 노트에 동봉한 따듯한 쪽지만큼 다정하고 따듯하게 맞아 주셔서 편안하고 즐거웠습니다.
바카쓰님 : 오픈 전 데스크 세팅을 하실 때만 해도 오.. 빈티지... 오... 뭔가 많아... 하고 나중에 구경이나 가야지 했었는데! 문방삼우x세일러 콜라보 잉크 내놓으시는거 보고 일단 달려갔습니다. 통상판이랑 미묘하게 달라서(오래되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다 쓰고 나니 너무 아쉬웠던 거라 세개 다 주세요! 를 외쳤습니다. 펜 문의 하시는 분들이 많아 이따 계산하러 오겠다고 하고 나중에 갔다가 그만... 위시 중 가장 윗 자리를 차지한 펠리칸 화이트 톨토이즈와 3순위인 브라운 톨토이즈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처음에는 화토만 문의 드렸는데... 브토가.. 구형닙... 어어어.... 일단 고민해 볼게요. 하고 떠났다가 결국은 네. 제 것이 되었습니다.
바카쓰님은 내놓으실 생각이 없으셨다는데 내놓으신 펜들이 많다며 안 사가시는게 제일 좋다 하셨지만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사시더라구요.. 그치 그 상태에 그 가격이면 지갑 안 열기 쉽지 않죠. 허허허허허. 파카51님께서 검수 다 해주셨다 하셔서 그대로 들고 왔고 아직 새것 그대로의 사각사각한 필감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부장품으로 오래오래 함께 하겠습니다.(눈 피함)
베리메론님 : 워낙 닉네임이 기억에 남아 예전이나 지금이나 괜히 혼자 반가움을 크게 느꼈습니다.
노트만 좀 보면 될까..? 하고 가벼운 마음 이었습니다. 헌데 슈퍼 그린이 보이더라구요. 첫 펜쇼에서 구매했던 물품 중 하나가 한국 빠이롯뜨 슈퍼 스카이 블루 였어서 괜히 반갑고 가격도 저렴해서 오~ 하는 마음에 다가갔습니다. 그러다 편하게 맞이해 주셔서 잠시 담소를 나누는데... 슈퍼 그린 밑에 뭐가 보이지 말입니다? 뭐에요? 하니 치워주셔서 봤더니.. 새록새록... 펜후드 1호 잉크... 이미 잉크를 충분히 지른 상태였기에 가격만 여쭙고 현명한 소비를 하는 어른이 답게 안 사려고 했습니다. 그 모습이 짠하셨는지 두개 묶어서 새록새록 가격만 받으시겠다 하시더군요. 현명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현명하지 않아 행복해 졌습니다.
그리고 만년필에 입문한 지 3개월도 안 된 동행에게 이모저모 챙겨 주셔서 굉장히 행복해 하고 있습니다.
베스트펜 : 정말 딱 마음먹은것만 구매하고 끝낸 유일한 부스네요. 펀딩 중이던 데스크 용품 실물이 있어서 넘 좋았고 역시 취미생활(덕질)은 부동산이다! 라는 교훈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사면 필사를 못 하겠더라구요ㅠㅠㅠ
지금하고싶은말님 : 홍보가 하나도 없어서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뻔한 부스! 3D 프린팅으로 만드신 독특한 디자인의 만년필을 펀딩 준비 중 이시더라구요. 길게 뻗은 유선형 바디에 빗살무늬 창호를 딴 무늬가 굉장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재질이 방짜유기라 엄청 무거울 줄 알았는데 m600 정도의 무게감이라 상당히 놀랐습니다. 데스크용으로 써야 할 것 같은 외형인데 데일리로 들고 다녀도 되겠더라구요. 덤덤하게 계시더라니, 걱정이 없으셔서 그러셨구나 싶습니다. 펀딩 응원 드립니다.
유일하게 판매하신 펀딩제품 세종의 밤은 저렴하게 내놓으셨다더니 진짜.. 너무... 저렴하게 내놓으셨더라구요. 하나만 사 왔는데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발색이 너무 예뻐요. 하나 더 살걸.
리리티헤난님 : 기다리고 기다리던 리리티헤난님의 파우치! 2착으로 달려갔으나 자리에 안 계셔서 옆 자리 히즈님과 함께 고개를 빼고 기다렸다가 에코용을 포함해 3개를 샀습니다. 어쩌다 보니 전부 푸른 계열만 골라 왔네요. 운영관련 일도 하셔서 너무 바빠 이벤트 물품 수령과 구매만 하고 얼른 자리를 비켜 드렸습니다.
10년 전 부터 사용하던 것과 합쳐 5개를 쪼르르 늘어놓으니 예전보다 좀 더 도톰한 재질을 쓰셔서 보관의 안전성을 많이 생각 하셨구나가 느껴집니다.
쓰다 보니 깨달았습니다. 펜쇼 뱃지 11시 이후부터 판매하신다 하여 나중에 가야지 하고 쏠랑 까먹었다는걸.ㅠㅠㅠㅠ
히즈님 : 인포가 정확하셨습니다. 맥시멈의 끝판왕. 데스크를 하나쯤 더 붙여야 하는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거저거 다양하게 구비 해놓으셔서 지나가며 보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편히 구할 수 없는 잉크들 저렴하게 내 주셔서 써 보고 물욕이 샘솟아 끙끙대고 있습니다.
슈퍼베리님 + 꿀단지님 : 노트랑 펜트레이+방석 정말 너무 이뻤습니다. 쌈짓돈 까지 턴 다음이라 구매 못 했는데 내년 봄 펜쇼에 다시 나와주시길 간절히 두 손 모아 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정말 인상 깊었던 체험 부스. 작정하고 만년필이 어떤 필기구 라는걸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도 알려주겠다!!! 하는 포부로 준비를 하셨더라구요. 잉크도 소분해 두시고 다양한 종류의 만년필과 딥펜류 까지. 그리고 시필용 종이도 카드 사이즈 책으로 만들어 두셔서 써보고 가져가기 좋게 하셨다는 것 까지, 고민 많이 하셨구나 느꼈습니다. 게다가 카키모리를 물 넣은 스프레이로 씻으시는거 보고 그 자리에서 물개박수 쳤습니다. 이 정도의 체험존이면 공간 여유가 있는 자리로 빠졌으면 더 좋았을텐데 싶었습니다.
장쇠님 : 이 데스크는... 사진은 아무것도 없던 것 이었습니다. 마음이 급해 돌아다닐 때는 몰랐는데 살거 다 사고 찬찬히 둘러보니 그제야 제대로 보이는 데스크 였습니다.
연륜과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문구, 정말 문구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친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잉크병과 지금은 단종된 펜과 잉크와 연필. 예전 청계천이나 인사동에서 느끼던 그저 신기해 숨죽여 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를 가진 곳 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장쇠님 분위기를 따라갔나 싶습니다.
그저 신기함에 요모조모 보면서 우와아 하던 사람에게 귀한 연필도 한자루 툭 내주셔서 몇십년 만에 연필깍이로 돌돌 깎아 가져왔습니다. 연필 자체도 굉장히 가볍고 슥슥 써지는 필감도 독특해 모셔놔야 할 것 지만... 쓰라고 주신 것이니 간간히 써 보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선물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공예품을 가져오신 장인들과 옛 문인들처럼 멋진 글씨를 보여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일찍 나오느라 차분히 둘러보질 못해 남은 아쉬움은 내년 펜쇼까지 잘 간직해 보겠습니다.
첫댓글 세월이 고여있는 사물은 아름답습니다.
선물은 받는이 보다 드리는 이가 훨씬 즐겁습니다. 받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작은 인연이라도 이어가고 싶어요. 다음에 또 만나길 기다리면서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구매하거나 구매 후 덤으로 받은 여러개 중에서 단 하나의 선물이라 더욱 마음에 와 닿고 볼 때 마다 행복합니다.
건강하시고 또 뵙길 기대합니다.
으핰ㅋㅋㅋㅋ😂😂 정확한 인포의 맥시멀한 저의 데스크...ㅋㅋㅋㅋ 정말 너무 많아서 문제엿던 거 같아욬ㅋㅋㅋㅋㅋㅋ 그래두 이것저것 많이 보셔서 재밋을 수 잇다면 저는 좋습니당ㅎㅎ 데스크별로 자세한 후기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데스크를 지키느라 많이 돌아보지 못했는데 펜쇼 한바퀴 구경한 느낌이에요!🤗🤗 좋은 후기 감사합니다!!
참관객들을 위해 하루종일 고생하신 분께 즐거움이 되었다니 기쁩니다. 다음 펜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다음에 뵈면 반갑게 말 걸어주세요. 해치지 않습니다 후후후..
고민하시던 커드님의 지갑을 털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
저는 해치지 않으시고 제 지갑은 해치시는 베리메론님!!
다음 펜쇼에서 또 인사 드리겠습니다. 그땐 제 지갑을 지켜 보이겠어요!
ㅎㅎㅎㅎ 반갑습니다!! 내지 구성이 아무래도 좀 근질거리는 구성이지요. 부디 맘에 드시는 종이를 찾으시기를! 바랍니다 ㅎㅎㅎ 다음 펜쇼에서 또 뵈어요^^
어떻게 써봐야 이 종이 저 종이를 다 누려볼까 엄청 고심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펜쇼도 기대하겠습니다~! (스티커 따로 팔아 주세요)
와… 진짜 ‘풍성한’ 펜쇼 되셨네요!!! 잉크며 지류며 저렇게 사셨는데… 귀갓길 괜찮으셨나요? 구매품들 무게가 어마어마…
제가 초반에는 스탭분들께 배지 나눠드리러 다니고 중간에 두세 번 손님이 좀 안온다 싶을 때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렇게 잠깐 나갔다 올 때마다 손님이 왔다고 히즈님과 코스테님이 말씀해 주시더라구요. (정말 저는 타이밍엔 감이 없나봐요.)
이제 에코에게도 집이 생겼다니 마음이 편하네요. 10년 전 구매자님이 다시 찾아주셔서 너무 좋았아요. 제가 정신이 좀 있었으면 쓰시면서 어떠셨는지 이것 저것 여쭤보려 했는데…ㅠㅠ 다음엔 앞에 의자라도 놓고 대화도 좀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고민 좀 해보겠습니다.
참고로 제 파우치는 안감 겉감 스티치실까지 다 다른 조합이기 때문에 한정판 맞습니다!!!ㅎㅎㅎ
10년치 행복이라 무거운 줄 모르고 집에 갔더니 어깨가 쑤시더라구요..호호
스텝일과 데스크 둘 다 하신 바지런함에 박수를 보냅니다.
펜입한 만년필들 모두가 집이 생겨 추운 날 따숩게 보내고 있습니다. 집에서 옛 파우치와 두고 비교하니 입구 모서리 절단하여 펜 인입이 좀 더 매끄러워졌고 안감을 도탑게 바꾸시면서 안정성이 확 높아졌습니다. 예전것은 파우치에만 넣으면 필통에도 넣어야 하나.. 하고 가끔 고민이 되었다면 지금은 파우치 자체만으로도 역활이 충분하다 느낍니다. 바느질은.. 10년 쓰면서 한번도 문제가 없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다음 펜쇼에서는 좀 더 담소를 나눌 수 있게 덜 바쁘시길(?) 바래도 될까요...?
그리고 한정판 인증 감사합니다! 이로써 저의 지름에 좀 더 당당해지겠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부스를 높게 평가해 주셔서 정말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봄 펜쇼때는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말 대단하시다 몇 번이나 생각했었는데.. 내년엔 얼마나 어마무시하게 준비를 해 오실지 벌써 설레네요. 내년에는 하루 종일 펜쇼에서 살아야 겠습니다.
일반참가하신 분들의 입장에서의 이런 디테일이 살아있는 후기, 정말 감동입니다. 그리고 다음번에는 더욱 잘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피에르가르뎅, 젠틀, 프로페셔널., 이런 멘트 그리고 커드님 닉네임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뵈면 뭐라도 더 챙겨드려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억을 남기고 그 당시 인상 깊었던 모습들의 기록에 감동해 주시는 스텝분들이 많아 제가 더 기쁘고 행복하네요.
응대에서 아,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오셨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서 저도 더 예의바르게 말씀을 드렸었습니다.
내년 봄 펜쇼에서 다시 뵙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