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7시에 나와 8시 넘어 행사장에 도착... 부지런떨어준 동행 덕에 1등으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소장님 싸인 뱃지도 받고 모나미볼펜도 받고 간식거리도 받아서 입장 전부터 참 감사하고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전리품 (간식은 다 배 속으로...)
행사장 내부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파카51 1순위로 사고싶다 했더니 소장님이 파카51 2자루를 써보라 주고 가셨습니다. 복각판 말고 빈티지로는 처음 써봤는데 오늘 이거 못 사면 집에 안 간다 라는 다짐을 할 정도로 필감이 너무 좋았어요. (물론 소장님 터치가 들어간 거라 그랬갰지요) 색도 정말 예뻤습니다. ㅠㅠ
그래서 갈망템에 대한 집착이 하늘을 찌르게 되고... 1등으로 들어왔는데 데스크까지 빨리 도착을 못하면? 가다 넘어지면? 갔는데 버벅대다가 못 사면? 별 이상한 생각을 하며 동동거리길 약 2시간. 10시 되자마자 출발해도 되나요!! 소장님께 컨펌(ㅋㅋ)을 받고 달려가서 무사히 샀습니다. 3개나 놓고 고민해서 죄송했습니다. 만년필 볼 줄 아는 눈이 없어서 좋은 것들 앞에 두고도 망설이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산 녀석 ㅎ
그리고 친구 따라 용준님 데스크에 가서, 제가 함부로 닙, 피드 뽑아 세척하다 환자가 된 에코 수리를 부탁드렸습니다. 줄 서 있는 동안 소장님이 만져주시다가 이건 닙을 뽑아야겠다... 예약해줄테니까 이따 와요 하셨는데 용준님 데스크 운좋게 앉은김에 ㅎㅎ 근데 상태가 중증이라 수리가 오래 걸려 뒷분들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어찌나 죄송하던지... 용준님께서 회원들+저도 만족할 수 있는 수리를 하고 싶다고 진짜 열심히 봐주셨는데, 닙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쓰다보면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최대한 고쳐주신대로 오래 유지될 수 있게 필압 살살... 조심히 쓰겠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열과 성을 다해 수리해주신 용준님
그리고 번개 때 인상적인 회원님이셨던 민트향기님 데스크를 기웃기웃. 번개 때도 귀한 펜들을 가져오셔서 저희에게 다 써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했는데, 펜쇼에서도 희귀한, 고가의 펜들을 시필해보고 살 수 있게 해주셨더라고요. 대단한 만년필이 없는 저도 누군가에게 써보라 권할 때 심장이 터질 것처럼 불안하고 걱정되는데 민트향기님 대인배적 면모에 감동받았습니다. 그... 그래서 산 건 아니고요. 이번 펜쇼 때 꼭 사고 싶던 펜이 파카51과 팰리컨 200or400이었기 때문에...
민트향기님께 산 팰리컨200
아름답죠 정말... 기쁨의 눈물 찔끔
갈망템 두개를 모두 득했으니 여유롭게 행사장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잉크차트도 보고 노트도 보고 하지만 예산을 모두 소진했기에 잠깐 카페에서 쉬며 탐심을 비우고 체력을 채우고, 명찰 돌려드려야지 하고 행사장에 들어와서...
또 민트향기님 데스크 방문
또 펜 득
파카61인데요. 필감이 너무 좋아 살까? 예산 초과라 말까? 하다가 독특한 충전 방식을 보고 아 말까? 근데 또 써보니 너무 부드럽고 좋다 살까?
결국 샀습니다. 충전은 처음 보는 방식이었는데
저렇게 컨버터 부분을 잉크병에 담가두면 돼요. 아마 저 고정된 컨버터 안에 스펀지 같은 게 있어서 잉크를 흡수하나봅니다. 세척이 걱정됐지만 평생 큉크 블루블랙만 넣어줄게... 하고 손에 꼭 쥐고 다시 소장님 데스크에서 싸인 받을 겸 보여드렸더니 여러분 글쎄요
이 펜이 2008년 소장님으로부터 분양된 펜이었다고... 줄 서 있을 때 제 앞에 어떤 분이 사신 펜이 from 소장님 이었어서 와 대박 부럽... 했는데 저에게도 소장님이 소장하셨던(ㅋ) 펜이 왔습니다. 넘 즐거웠구요 ㅋㅋ 마무리가 좋았던 2024 가을 펜쇼였습니다.
집에 와서 새로 산 만년필을 부모님께 자랑했더니 아부지께서
어 이거(파카61) 나도 예전에 썼던 건데?
그러셔서, 그걸 왜 버렸어요!!!!!! 사자후...
그리고 기분 좋은 김에 저에겐 좀 무거워서 잘 안 쓰던 쉐퍼 타라니스를 아부지 쓰시라고 드렸더니 좋아하셨습니다.
언젠가 소장님이 그러셨는데, 하나 들이면 하나 방출해라... 라고
저는 방출은 아니고 양도이지만; 만년필 세자루나 사왔다고 자랑했으니 한자루정도의 아량은 베풀어야지요...
힘들어서 씻고 뻗어있는데 얼른 잉입하고 만년필놀이 신나게 해야겠습니다.
음... 오늘 특히 감동이었던 건, 아무런 대가도 조건도 없이 회원들의 만년필을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손봐주시던 수리데스크분들이셨습니다. 판매, 전시, 시필 데스크분들 모두 그러셨겠지만, 제가 직접 수리 받아보니 웬만한 책임감과 봉사정신 없이는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한번 제 만년필 검수해주시고 손봐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피곤했는지 목이 잠기고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진통제 먹고 쉬는데, 오늘 오셨던 분들도 쌍화탕이라도 한병 드시고 따뜻하게 주무시기를요. 다른분들 후기도 기다립니다.🧡
+
추가 사진
도미넌트 펜쇼 기념? 잉크
(친구랑 하나씩 사서 소분하기로 했는데 스티커 너무 예뻐서 못 뜯겠어요...)
그리고 펜ㅋㅍ 가서 산 파카51에 넣어줄 큉크블랙과
팰리칸200에 넣어줄 이로시주쿠 월야 입니다.
첫댓글 우와 완전 득템하셨네요! 후기를 이렇게 작성해주시니 대리만족하게 됩니당~~ 글 잘 봤어요!
저도 펜쇼 못 갔을 때 다른분들 후기 읽으며 대리만족도 하고 부러워도 했어서 최대한 자세히 써보려고 했는데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고 알차고 행복한 행사였어요
soop님! 분양받으신펜이 마음에드셨다니 저도 너무 감사드립니다.즐거운 펜생활 하시구요.편안한밤 되세요..감사합니다..^^♡,앗! 그리구요 파카61 세척 엄청 간단하고 완벽합니다 ..컨버터 끝부분 스폰지 같은거 보이는 부분을 수도꼭지에 대고 물 을 통과 시키면 깔끔하고 쉽게 세척됩니다..
처음 보는 방식이라 신기하고 세척이 조금 걱정이었는데, 알려주신 방법으로 하면 거뜬할 것 같습니다. 일단은 큉크 블루블랙을 오래 써보려 합니다. 펠리컨200도 잉크 넣어 써보는데 너무 좋습니다^^
그런데 민트향기님, 제가 너무 정신없어서 잘 기억이 안 납니다. 파카61은 대략 몇년 산으로 알면 될까요? 펠리칸200도 이친구의 프로필(몇년산인지... 등등)이 궁금합니다. 잘 알고 쓰고싶어서요 ㅎㅎ
@soop 파커61 제가 분양해드린 모델은 1960년대 제품입니다..적어도 60년은 지난 제품이지요..soop님 태어나시기 한참전 이요^^펠리칸200은30년이상 지난세월에 61 캐필러리보다는 후에 니왔구요..
도미넌트 잉크는 아래에서 여시면 스티커 손상없이 꺼내실수 있어요!
지난번에 모르고 그냥 뜯고 알게된 팁이었어요.
득펜 축하드립니다!!